[기업탐탐] 힐세리온, 인류를 위한 더 작은 초음파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기자robin@mtn.co.kr2020/02/20 11:20



[앵커멘트]
기자들이 직접 기업탐방을 다녀와서 그 현장을 생생히 전하는 기업탐탐 시간입니다. 오늘은 IPO 예정 기업 ‘힐세리온’을 살펴볼 텐데요. 이대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사내용]

[키워드]
1.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2. AI 의료 데이터
3. IPO


앵커1) 오늘 보게 될 힐세리온은 올해 하반기에 코스닥 상장될 전망이라고요?


하반기 코스닥 상장 앞둔 ‘힐세리온’...“헬스케어 혁신”

기자) 힐세리온은 초음파, 무선 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 기업인데요. 오는 5월쯤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3분기 중으로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놨습니다. 앞서 기술평가기관 두 곳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았는데요. 오늘 그 기술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앵커2) 키워드를 통해 힐세리온이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지 살펴보죠. 첫 번째 키워드는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네요?

기자) 힐세리온 대표 제품입니다. 건강검진 받을 때 한번 쯤 초음파 진단기를 보셨을 거예요. 적어도 1억원에서 5억원까지도 하는 고가 제품인데요. 크기도 굉장히 크죠.

힐세리온은 초음파 진단기를 세계 최초로 무선, 휴대용으로 만든 기업입니다.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쓰이는지 류정원 대표이사가 안내해드립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오른쪽 콩팥이고요. 여기가 간인데... 여기 검게 생긴 라인이 피가 차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이렇게 피가 보이면 ‘아, 이분은 수술이 필요하구나’, 예를 들어 ‘동맥이나 장기가 손상됐구나’ 판단해서 수술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는 복부 출혈 등 응급상황에서 더욱 요긴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현재 시스템은 응급환자가 생기면 그냥 병원에 이송하는데, 만약에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 병원에 수술이 안 되면 앰뷸런스를 다시 불러서 또 다른 병원으로 갑니다. 길에서 골든타임을 놓쳐서 돌아가시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바로 휴대용 초음파가 있으면 이렇게 현장에서... ]

뱃속에서 태아가 잘 자라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태아의 두개골인데요. 계측을 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렇게 재면 지름은 3.7cm이고 17주 2일이라고 나오고요. ]

우리에게는 아주 익숙한 태아 초음파.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렇게 간단한 진단조차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이렇게 초음파 기기가 있는데도 실제 개도국 현장에서는 한 번도 못 보고, 예를 들어 쌍둥이인지 아닌지도 초음파로 봐야 아는데, 모르고 주로 집에서 분만을 하다가 예를 들어 아기 머리가 과도하게 커서 그대로 분만하면 죽는데 그건 초음파밖에 확인이 안 되잖아요. 알면 사실은 미리 가서, 아무리 개도국이라고 해도 수도 병원은 있으니까 제왕절개를 하면 되는데 그런 걸 모르고 그냥 가정 분만을 하다가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아요. ]

류정원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전자공학을, 카이스트에서 뇌 과학을, 그리고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학을 공부했습니다. 후진국에 산다는 이유로, 평범한 상황에서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초음파와 같은 첨단기술을 대중화 하고 있습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산모는 환자가 아니잖아요. 정상적인 임신 프로세스인데, 그런 산모들이 1분 30초마다 한명씩 사망해요. 하루에 약 830명의 산모들이 임신 때문에 죽는 겁니다. 만약 그 중에 초음파를 봤다면 절반 이상은 아마 살릴 수 있었을 거라고 이야기할 정도입니다. ]

아프리카 지역에 보급한 일부 제품이 호응을 얻으면서, 개발도상국에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2018년에 UN을 통해서 아프리카 가나 보건소에 저희 초음파를 보급했는데요. 그 경우에 초음파를 보건소에서 들고 다니면서 현장에서 산모들 태아 체크만 해줘도 많은 산모들을... 실제 잘 활용하고 있고요. 얼마 전에도 연락을 받았고요. 이번에 그 프로그램 예산을 더 만들어서 보급을 더 확대하겠다고... ]

선진국에서는 스포츠와 군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이렇게 보면 근육과 혈관, 뼈가 보입니다. 만약에 필요하면 통증 주사를 놓거나 마취를 할 때 초음파 가이드 하에서 바늘을 꽂아서 이 부위에 딱 접근을 하게 되고요. 그때 혈관이나 신경, 다른 구조물들을 피할 수 있죠. 휴대용 초음파가 재활이나 스포츠 의학 필드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겁니다. 실제로 영국 프리미어 럭비리그 팀 닥터가 저희 제품을 가지고 계세요. 선수들이 뛰다가 부상을 입었을 때 바로 현장에서 초음파를 보고... ]

미국 국방부 공공조달과 퇴역군인을 위한 1차 진료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휴대용 초음파 기기는 물론, 증강현실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홀로렌즈는 이렇게 착용하게 되고요. 이렇게 쓴 상태에서 밖을 쳐다보면 초음파 진단 화면 및 기타 여러 화면이 뜹니다. 저희 초음파가 와이파이로 동작하니까 다이렉트로 연결하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죠. ]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전시와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고 입체적인 진단이 가능하도록 개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예를 들면 전투 때나 폭발물을 차가 밟아서 환자들이 발생했을 때 이걸 쓰면 누워 있는 환자의 어디를 찍어야 하는지 부위가 표시되고, 그 옆에 레퍼런스 화면이 뜨고, 현장에서 부위를 촬영하게 되면 옆에 AI가 이 병사는 지금 후송이 필요하다, 아니다라는 의견을 달게 됩니다. 또 하나는 원거리에서 전문의가 같이 홀로렌즈를 통해 환자를 보면서 지도할 수 있습니다. 군뿐만 아니고 앞으로 재해 재난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

당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일선 의료현장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역시 휴대성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일단 확진돼서 병동에 누워 있으면 실제 폐렴 여부를 볼 수 있는 것은 CT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환자를 매번 CT 찍을 수는 없고 현재는 청진기로 청진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 상태에서 청진하는 것도 어렵잖아요.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가 있으면 이렇게 패킹을 해서 각 환자마다 폐 초음파를... 길병원 같은 경우 실제로 선별진료소에서 저희 초음파를 활용해서 환자들을 모니터링하고 진단할 예정이고요. 중국에도 저희 초음파를 이용해서 폐렴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지 문의가 와서 바로 저희가 같이 진단에 참여시키게끔 협력하고 있습니다. ]

힐세리온은 지난 2014년 첫 상용화 이후 지속적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화질을 두 배가량 개선하고 크기는 더 줄인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새로 나올 500시리즈는 기존 300시리즈보다 화질은 두 배 이상 더 선명하고, 크기도 30% 이상 줄고, 무게도 250그램으로 더 휴대하기 편하게 개발하고 있고요. 올해 안에 출시를 목표로... ]

고가형 초음파 기기와 달리 휴대용 제품은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이름만 초음파를 공유했을 뿐이지, 카메라도 DSLR과 셀카의 경우 전혀 사용 용도가 다르잖아요. 휴대용 초음파는 셀카 시장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한 번도 초음파를 생각해보지 않았던 90% 의사 선생님들 혹은 50%의 개원 선생님들한테 이런 휴대용 초음파가 진료에 도움이 되고... ]

성장세 또한 휴대용 제품 시장이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기존 초음파나 엑스레이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4% 이하로 되게 정체돼 있고요. 휴대용 초음파는 거의 없던 시장이 새롭게 만들어지니까 거의 20%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다들 볼 정도입니다. ]


앵커3) 두 번째 키워드를 보죠. ‘AI 의료 데이터’ 이건 어떤 사업일까요?

‘누구나’ 초음파 진단기 활용...‘AI 도우미’

기자) 요즘 AI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기업이 참 많죠? 힐세리온도 AI를 사업적으로 활용한다고 하는데요. 나름 차별성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개도국의 경우 이 기기를 사용하게 될 사람이 전문의보다는 산파라고 불리는 조산사나 간호사 등일 확률이 높은데요. 이들이 보다 정확하게 초음파 진단을 할 수 있게끔 AI 기술을 활용하는 겁니다.

개도국 전체, 간호사나 조산사들을 상시적으로 교육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AI 기술로 이들이 쉽게 따라 하기만 하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들어보시죠.


태아의 경우 엄마 뱃속에서 자주 움직이기 때문에 초보자가 초음파 영상을 정확히 찍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AI 보조 기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다리뼈의 길이를 재는 게 중요한데, 이것도 잡기가 되게 어렵습니다. 횡단으로 다리뼈 길이를 재야되니까... 역시 전문가가 찍어 둔 표준영상이 뜨고 이것과 얼마나 매치 되느냐, 예를 들어 98%, 97% 이렇게 뜨는데, 이걸 활용해서 ‘아, 여기구나!’ 할 수 있는... 이게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AI 어시스턴트, AI 보조 기능입니다. ]

AI 딥러닝을 위해 개도국을 중심으로 수많은 초음파 사진을 모으고 있습니다. AI 엔진을 고도화하기 위해서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의료 분야 AI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의료용 데이터니까 잘 확보하는 게 어렵고요. 그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전문가가 마킹을 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확보한 3,000장의 데이터 중 하나에요. 이걸로 (AI가) 학습하려면 그냥 데이터를 때려 넣는 게 아니고, ‘여기는 태반’이고, ‘여기는 자궁’이고, ‘여기는 머리’이고... 이런 걸 필요할 때 선을 그려줘야 할 때가 있고, 병이라면 텍스트로 ‘이건 무슨 병입니다’라고... 그건 영상의학과나 의사들이 마킹 해줘야 하니까 그 비용이 전 세계적으로 비쌉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아예 플랫폼화 하자. ]

데이터 수집을 위한 플랫폼은 개도국 의사들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모델로 만들었습니다. 수입이 낮은 개도국 의사들에게는 월급과 맞먹는 수익을 안겨주고,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활용해 가난한 환자들에게 의료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초음파라고 하면 목 사진, 경동맥 사진을 찍어서 올려주면 현금화 되는 포인트로 리워드를 드리고요. 예를 들면 장당 5달러,.. 물론 환자의 제3자 제공 동의를 다 받고, 익명화 처리하고요. 그렇게 해서 한 달에 약 100장이면 그렇게 무리한 일은 아닌데, 약 500달러 정도 되는데 그게 보통 개도국 의사들의 평균 월급 정도 되기 때문에 충분히 할 만한 일이고요. ]

앵커4) 힐세리온의 AI엔진이 응급 상황은 물론이고,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세 번째 키워드를 보죠. ‘IPO’군요? 앞서 올해 3분기쯤 상장이 예상된다고 하셨죠?

힐세리온, 3분기 코스닥 상장 계획

기자) 아직은 적자 상태이기 때문에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 중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5월쯤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3분기 중에 상장한다는 목표입니다.

힐세리온은 소프트뱅크 계열(SB팬아시아펀드) 자금 등 10여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바 있는데요. 투자자 동의를 받아서 기존에 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해 두기도 했습니다.

IPO를 통해 힐세리온을 어떻게 성장시킬 계획인지 류정원 대표에게 들어보시죠.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저희가 작년에 고생한 게 ‘프로브’ 수급 때문에... 카메라로 치면 렌즈인데, 이게 다 수작업으로 되고요. 프랑스 회사에서 받아오는데, 부품 가격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큽니다. 이걸 못 구하면 아무리 (공급) 계약이 돼 있어도 제품을 못 보내니까... 작년에 그래서 고생을 좀 했고요. 저희 경쟁사나 초음파 회사들을 보면 다 프로브 자체 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상장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작지만 품질 좋은 프로브 회사를 협업해서 아예 내재화 하는 작업을 하고 싶고요. ]

상장 이후 글로벌 사업을 가속화 할 계획입니다. 대륙별로 거점 마케팅 채널을 확대하고, 데이터 판매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할 예정입니다.

특히, 뇌종중 환자 등의 뇌 혈류를 측정하는 스마트 패치 개발에도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초음파 모듈을 패치 형태로 만들고 초소형 블루투스 기능을 붙여서 병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실시간으로 뇌 혈류를 측정하는 시스템입니다.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류정원 / 힐세리온 대표이사 : 초음파 중에 도플러 기술로 혈류의 속도가 정상인지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인데요.스마트 패치 형태로 개발해서 관자놀이나 목 뒤에 붙이면 자동으로 모니터링 되고... 나노연과 카이스트, 저희랑 공동으로 해서 얇은 패치 형태, 일회용 멸균 팩으로 만들어서 뜯어서 붙이고 무선으로 날리면 셋톱이나 스마트폰으로 받아서 모니터링하고... ]

앵커5) 주목 받는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는 힐세리온 모습 기대해보겠습니다. 이대호 기자 수고했습니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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