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즐겨 읊는 148개 문장(1-20) | 

 

 

불휘기픈
2015.04.23 23:52

 

 

중국인들이 즐겨 읊는 148개 문장 보니


국 정치권에는 문담(文膽)이란 비공식 직함이 있다. 지도자의 연설문 작성을 전담하는 참모를 말한다. 후한 초기 반란군을 이끌던 장수 고준(高峻)과 책사 황보문(皇甫文)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난공불락의 성채 안에서 저항하던 고준은 황보문이 성 밖에서 회담 중 살해되자 의외로 곧 투항했다. 자신의 쓸개(膽·담)를 잃었다는 이유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문담은 리수레이(李書磊·51)와 류허(劉鶴·63)로 알려져 있다. 14살 때 베이징대 중문과에 입학해 ‘신동’으로 불린 리수레이는 지난해 중앙당교 부교장에서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인 푸젠(福建)성 상무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곧 중앙의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문담으로는 중산층 육성을 뜻하는 ‘미들아웃 경제학’이란 용어를 만든 에릭 류(47)가 유명하다. 연설에 중국 고전 인용을 인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세계적 현상이다. 어떤 문장이 인용에 좋을까. 

중국인의 정신적 스승이자 국학대사(國學大師)로 추앙되는 지셴린(季羨林, 1911~2009) 전 베이징대 부총장은 중국의 명문 148개 구절을 엄선했다. 그는 “이를 다 외우면 경계가 한 단계 올라간다. 문학 방면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양 있는 중국인들은 모두 암송하는 문장들이다. 한·중 양국은 연간 1000만 명이 왕래한다. 중국인을 만났을 때 읊조릴 수 있도록 독음과 함께 현대 중국어 발음을 덧붙인다. ‘지셴린 148 구절’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달 초 모바일앱을 통해 다시 소개했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5.04.23 15:55 / 수정 2015.04.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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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知我者 謂我心憂 不知我者 謂我何求 (詩經)

(지아자 위아심우 부지아자 위아하구)

(즈워저 웨이워신유 부즈워저 웨이워허츄

/zhī wǒ zhě wèi wǒ xīn yōu bùzhī wǒ zhě wèi wǒ hé qiú)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이 우울하다 하고 나를 모르는 이는 내가 무엇을 찾느냐 말한다.

-마음을 알아주는 지기(知己)가 아쉬울 때 쓰는 문구다. 

중국 공산당 2대 총서기 취추바이(瞿秋白)가 자서전 『다여적화(多餘的話)』 첫 문장에 인용했다.


2 人而無儀 不死何爲 (詩經)

(인이무의 불사하위)

(런어우이 부쓰허웨이

/rén ér wú yí bùsǐ hé wèi)

사람으로 예의가 없는 이는 죽지도 않고 무엇 하는가

-위엄과 예의가 없는 사람은 미물인 쥐만도 못하다는 시경의 구절이다.

사람의 됨됨이와 몸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격조 높게 쓸 수 있는 말.


3 言者無罪 聞者足戒 (詩經)

(언자무죄 문자족계)

(옌저우쭈이 원저쭈제

/yán zhě wú zuì wén zhě zú jiè)

말하는 이는 죄가 없다. 듣는 이가 경계로 삼으면 된다.

-언로(言路)를 넓힐 필요가 있을 때 쓰면 좋다. 1956년 중국의 백화제방(百花齊放)이 

마오쩌둥의 이 말로 시작됐다. 원자바오 전 총리도 수차례 인용했다.


4 他山之石 可以攻玉 (詩經)

(타산지석 가이공옥)

(타산즈스 커이궁위

/tā sh ān zhī shí kěyǐ gōng yù)

다른 산의 돌로도 자기의 옥을 갈 수 있다.

-설명이 필요없는 성어다.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5 投我以桃 報之以李 (詩經)

(투아이도 보지이리)

(터우워이타오 바오즈이리

/tóu wǒ yǐ táo bào zhī yǐ lǐ)

나에게 복숭아를 던져주자 오얏(자두)으로 보답했다.

-윗사람이 덕을 행하면 아랫사람이 본받는다는 말이다. 솔선수범을 강조할 때 넌지시 건네보자.


6 天作孽 猶可違 自作孽 不可活 (尙書)

(천작얼 유가위 자작얼 불가활)

(톈쭤녜 유커웨이 쯔쭤녜 부커훠

/tiān zu òniè yóu kě wéi zì zu òniè bùkě huó)

하늘이 만든 허물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만든 허물에는 살아갈 수 없다.

-하늘보다 인간이 초래한 재앙이 더 끔찍할 수 있음을 말한다.


7 滿招損 謙受益 (尙書)

(만초손 겸수익)

(만자오쑨 첸서우이

/mǎn zhāo sǔn qiān shòuyì)

교만은 손해를 부르고 겸손은 이익을 받는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니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8 從善如登 從惡如崩 (國語)

(종선여등 종악여붕)

(충산루덩 충어루벙

/cóng shàn rú dēng cóng è rú bēng)

선을 따르기는 산을 오르듯 어렵고 악을 따르기는 담이 무너지듯 순간이다

-어려워도 반드시 해야하고 쉽다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 선악이 그렇다.


9 多行不義必自斃 (左傳)

(다행불의필자폐)

(둬싱부이비쯔비

/duō xíng bù yì bì zì bì)

의롭지 못한 일을 많이 하면 반드시 스스로 멸망한다

-좌전은 역사서 『춘추(春秋)』의 한 판본이다. 역사는 거울이고 반복된다. 예외는 없다.


10 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 (左傳)

(거안사위 사즉유비 유비무환)

(쥐안쓰웨이 쓰쩌유베이 유베이우환

/jū ānsī wēi sī zé yǒu bèi yǒubèiwúhuàn)

편안히 지낼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생각하면 대비하고 준비가 있으면 화를 피할 수 있다

-백 번 새겨도 지나치지 않은 경구다. 호국 시설 방명록 문구로 더할나위 없다.


11 人非聖賢 孰能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 (左傳)

(인비성현 수능무과 과이능개 선막대언)

(런페이성셴 수넝우궈 궈어넝가이 산모다옌

/rén fēi shèngxián, shú néng wúguò? Guò ér néng gǎi, shànmòdà yān)

사람은 성인이 아닌데 누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는가. 잘못을 저질렀어도 고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나을 수 없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반복이다. 제갈량은 맹획을 일곱 번 잡았지만 일곱 번 풀어줬다.


12 知人者智 自知者明 (老子)

(지인자지 자지자명)

(즈런저즈 쯔즈저밍

/zhīrénzhě zhì zì zhì zhě míng)

남을 아는 자는 지혜롭다하고 자신을 아는 사람은 명철하다 한다.

-용인술의 기본이다. 명철은 지혜를 넘어서는 통찰력이다. 

자신을 이기는 사람을 강하다고 한다(自勝者强)는 말로 이어진다.


13 信言不美 美言不信 (老子)

(신언불미 미언불신)

(신옌부메이 메이옌부신

/xìn yán bù měi měi yán bùxìn)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신뢰의 적자는 가식적인 말에서 출발한다. 충성스런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충언역이(忠言逆耳)와 일맥 상통한다.


14 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 (老子)

(화혜복지소의 복혜화지소복)

(훠시푸즈쒀이 푸시훠즈쒀푸

/huò xī fú zhī suǒ yǐ fú xī huò zhī suǒ fú)

화는 복이 의지하는 바이고 복은 화가 잠복하는 곳이다.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화복의복(禍福倚伏)으로 줄여 쓴다.

고난 속에서 희망을 찾으라는 메시지다.


15 合抱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起於累土, 千里之行 始於足下 (老子)

(합포지목 생우호말 구층지대 기어루토 천리지행 시어족하)

(허바오즈무 성위하오모 쥬청즈타이 치위레이투 쳰리즈싱 스위쭈샤

/héb ào zhī mù shēng yú háomò, jiǔ céng zhī tái qǐ yú lèi tǔ,

qiānlǐ zhī xíng shǐ yú zúxià)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 같은 씨앗에서 나오고, 높은 누대도 한무더기

흙쌓기에서 시작되고, 천리길도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과 일맥상통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6월 평화공존 5원칙 선언 60주년 기념식에서 

인도 격언 “물방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벼이삭이 모여 한다발이 된다”와 함께 이 구절을 인용했다.


16 敏而好學 不恥下問 (論語)

(민이호학 불치하문)

(민어하오쉐 부츠샤원

/mǐn ér hàoxué bùchǐ xiàwèn)

영민하고 배우기를 좋아하며 아랫사람에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다.

-공자와 동시대 인물인 공문자(孔文子)의 생활태도다. 배움에는 위아래가 없다. 

인문(人文)의 본질이 배움이요 소통이란 의미다.


17 己所不欲 勿施於人 (論語)

(기소불욕 물시어인)

(지숴부위 우스위런

/jǐ suǒ bù yù wù shī yú rén)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시키지 말라

-역지사지(易地思之)는 갈등 해결의 지름길이다. 공자의 행동철학은 용서할 서(恕)로 요약된다. 

서는 여심(如心)이다. 분쟁이 발생하면 공자의 지혜를 떠올리자.


18 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 (論語)

(공욕선기사 필선리기기)

(궁위산치스 비셴리치치

/gōng yù shàn qí shì bì xiān lì qí qì)

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반드시 먼저 도구를 다듬어야 한다

-준비된 자만이 성공하는 법이다. 준비 없이 요행을 바라는 세태를 꾸짖는 말이다. 

현명한 인재를 섬기고 어진 이를 가까이 하라는 충고로 이어진다.


19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論語)

(군자탄탕탕 소인장척척)

(쥔쯔탄당당 샤오런장치치

/jūnzǐ tǎn dàng dàng xiǎo rén zhǎng qī qī)

군자는 마음이 평탄하고 넓다. 소인은 늘 근심 걱정 뿐이다.

-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마음가짐이다. 근심이 없고 해소하는 이가 성인군자이며 

늘 근심에 시달리는 이가 협량(狹量)이다. 큰 협상장에서 인용할 만하다.


20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凋也 (論語)

(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쒜이한 란허우즈쑹바이즈허우댜오예

/suì hán ránhòu zhī sōngbǎi zhīhòu diāo yě.)

날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잎이 더디 시듦을 안다.

-추사(秋史)의 세한도로 익술한 구절. 권세가 있으며 아첨하고 몰락하면

냉대하는 염량세태(炎凉世態)가 극성일수록 세한송백이 돋보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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