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엘리베이터를 타고 달까지 간다고? NBC '우주 엘리베이터 가능성 논란' 소개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9-19 16:35:47
  • 최종수정 2019.09.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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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엘리베이터 개념도. (출처: pxhere.com)

어쩌면 가까운 시기 안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달까지 갈 수 있는, 공상과학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현실에서 이루어질지 모르겠다.

최근 <NBC News>는 우주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거론되어 오던, 달까지 가는 엘리베이터 이동 수단에 대해 소개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미국은 그 여정이 손쉽기 때문에 달에 가려는 것이 아니라 험난한 여정이기 때문에 도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미국민들은 그의 주장에 공감하며 환호를 보냈었다.

콜롬비아 대학은 최근 실시한 연구를 통해, 달까지 엘리베이터를 가설한다면 로켓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싸게 달에 갈 수 있으며, 모든 공정은 지금 인류의 기술 수준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천문학, 통계학 등의 출간 전(前) 논문을 수집하는 웹사이트 ‘아카이브(arxiv.org)’를 통해 출판되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엘리베이터 케이블을 한 쪽은 달 표면에 부착하고 다른 한 쪽은 지구 궤도 위에 매달려 있도록 해, 화물이나 사람들이 수월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달 공간 엘리베이터(lunar space elevator)’는 이제 더 이상 공상과학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가설비용이 무척 저렴한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연구 발표의 공동 저자이자 캠브리지대학 천문학과 대학원생인 제퍼 페노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우주 엘리베이터 개념도. (출처: pxhere.com)

그는 이 개념을 현실에서 실현 가능하도록 만드는 일은 ‘돈 많은 부호가 한번만 마음을 먹으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달까지의 엘리베이터라는 아이디어는 적어도 1895년 이래로 우주여행의 꿈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백일몽에 가까웠다. 그러다가 제로미 피어슨이라는 과학자가 1977년 달 공간 엘리베이터에 대해 구체적인 구상을 내놓은 이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년 뒤에는 러시아의 유리 아추타노프라는 엔지니어가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또 1979년에는 소설가 아서 C. 클라크가 「낙원의 분수(The Fountains of Paradise)」라는 공상과학 소설에서 이 개념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두드러지는 점은 집단적으로 품었던 꿈이 주변부의 이론이나 문학 작품 속의 테마에서 우리 시대에 실제로 실현 가능할 수도 있게 되었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이 구상은 정확히 어떻게 실현 가능할까?

이번 연구 발표의 공동 저자이자 제퍼 페노이어와 에밀리 스탠드포드는 자신들이 설계한 우주 엘리베이터 구상을 ‘스페이스라인(Spaceline)’이라고 부른다. 주 구조물은 달에 부착된 20만 마일 길이의 가느다란 케이블이다. 이 케이블의 다른 한 쪽 끝은 지구 표면 위 해발 2만7,000마일 위에 걸리게 된다.

이 ‘스페이스라인’은 지구 중력의 도움을 받아 아주 편리하게 팽팽한 직선 상태를 유지할 수가 있다. 여행자가 ‘스페이스라인’의 태양 전력으로 운용되는 로봇 이동 수단에 올라타면 케이블을 이용해 달까지 곧바로 이동하게 된다.

제퍼 페노이어와 컬럼비아대 에밀리 스탠드포드는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을 약 10억 달러 정도라고 계산했다. ‘미국항공우주협회(American Institute of Aeronautics and Astronautics)’는 달 공간 엘리베이터는 달 광물을 실어 나르는 운행을 53차례 정도 하면 본전을 뽑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달 과학기지 [위키미디어]

“우주 엘리베이터는 철도와 같습니다. 운송 물량이 많지 않다면 철도를 가설하지 않지요.”

위성 기술 기업 ‘스페이스 이니셔티브즈’의 물리학자 마샬 유뱅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달 여행이 실현되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 달에는 값비싼 광물들이 널려 있다. 핵융합로에 사용되는 헬륨-3부터 네오디뮴이나 가돌리늄 같은 희토류 금속 원소까지 가치 있는 광물질들이 폭넓게 분포한다. 희토류 금속 원소들은 의료용 스캐너나 휴대폰 제조에 활용된다.

제퍼 페노이어와 에밀리 스탠드포드는 달에 설치한 베이스캠프에서 초대형 망원경이나 입자가속기, 중력파 감지기 같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의 이상적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태양계의 나머지 영역을 탐사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은 문제는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의지에 달렸다. 그러나 개척정신을 고취하기에는 아직은 동력이 부족한 듯하다.

“달 공간 엘리베이터 구상이 그렇게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해볼 가치는 있으며, 경제적으로 분명히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스페이스 이니셔티브즈’의 CEO인 찰스 래들리는 이렇게 말했다.

최종적으로는 위험 요소도 충분히 고려해봐야 한다. ‘스페이스 이니셔티브즈’의 물리학자 마샬 유뱅크스는,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들과 충돌하게 되면 케이블의 안전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점을 위험 요소의 한 가지 예로 들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케이블을 지구를 도는 위성 궤도 바깥에 설치한다면 그러한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무튼 ‘스페이스라인’의 건설은 눈앞에 곧바로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우주여행에 광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억만장자가 우리 모두에게 달구경을 시켜줄 날이 그리 멀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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