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당일 근해에서 한미 대잠훈련"
한국 정부 발표와 다른 지점…잠수함 훈련 중 침투 가능?
2010.06.07 00:30:00
"천안함 침몰 당일 근해에서 한미 대잠훈련"
천안함 침몰 당시 사고 해역으로부터 75마일(약 120km) 떨어진 곳에서 한미 연합 대잠수함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밝혔다.

<AP> 통신은 천안함이 침몰하기 전 미군 구축함 2척과 기타 군함들이 한국 해군의 잠수함을 타깃으로 기동 연습을 했었다고 미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한미군 대변인 제인 크라이튼은 이 훈련이 3월 25일 오후 10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후 9시에 종료됐고, 그 이유는 천안함 내의(aboard) 폭발 때문이었다고 이 통신에 말했다.

이 훈련은 매년 실시되는 한미 연합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의 일환으로 천안함 사고 당시의 자세한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서해항에서 한.미 해군 연합훈련 (평택=연합뉴스)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 최신형 전투함인 최영함, 윤영하함 및 2함대 배속 함정들이 미 해군 이지스함과 함께 전술 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10.3.26 <<해군2함대 제공. 지방기사 참고>> ⓒ연합뉴스


통신은 한국 정부가 북한을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서방의 전문가들은 그 날 밤 백령도 근처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미 국방부 당국자는 천안함 사건은 의도된 공격이라기보다 (북한 군부 내) 꼴통(rogue) 사령관의 행동이거나 사고 혹은 훈련이 잘못되어 일어난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AP>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 당국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이처럼 갑작스레 일어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대잠 훈련중에 틈을 허용했다는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관련 당국자들은 이번 공격이 수심이 얕은 연안에서 소형 잠수함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원인으로 돌렸다. 

군사전문 싱크탱크인 '글로벌시큐리티'의 존 박 소장은 이에 대해 "(미국은) 깊은 바다에서 활동하는 큰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들은 많지만 얕은 바다에서 소형 잠수함을 상대로 한 대비는 잘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AP>는 한·미의 군사력으로는 북한의 잠수함이 바다 표면에서 기동할 때는 그 움직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물 밑에서는 소나(음탐기)에 의존한다면서, 천안함은 사건 당시 액티브 소나(음파를 쏴서 그 반사음을 들어 수중 물체를 탐지하는 방식)를 작동시키고 있었다는 한국 해군본부 김영규 소령의 말을 전했다. 통신은 왜 이 배가 잠수함을 탐지하지 못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130톤의 소형 잠수함이 경고도 없이 9~10배나 되는 군함을 침몰시킨 '비대칭 전력'이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면서, "북한 버전 스텔스 기능은 최신의 탐지 기술을 피할 수 있는 것"이라는 미 평화연구소의 존 파크 연구원의 말을 덧붙여 전했다.

북한 잠수정 '놀라운 능력' 과연 가능했나 

천안함 사고 직후 일각에서는 한미 연합 훈련을 하던 미국의 오폭에 따른 사고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그처럼 미군과의 연관성에 관한 의문을 던지는 시각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당시 키리졸브 훈련은 침몰 지역에서 170km 정도 떨어진 태안반도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서 벌어지고 있었다며 관련 의혹의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AP> 통신은 주한미군 대변인의 실명까지 내세우며 한국 정부의 발표와 다른 위치에서 훈련이 있었고, 더군다나 대잠 훈련이 실시되고 있었다고 보도한 것이다. 

<AP>의 이 보도는 기본적으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임을 전제하면서, 북한이 한미 대잠 훈련까지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적진에 침투하는 능력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는 역으로 과연 북한이 정말 그토록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북한의 소형 잠수함이 공해를 우회해 침투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에도 의문이 제기된 마당에, 더군다나 한미가 잠수함 훈련을 하던 상황이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AP> 역시 서방 전문가들도 당시 상황에 의문을 던지고 있고, 천안함이 '액티브 소나'를 켜 두고도 잠수함을 잡지 못한 원인이 분명치 않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아울러 훈련이 9시에 종료됐고 "천안함 내의(aboard) 폭발" 때문이었다는 주한미군 대변인의 말에 따른다면 천안함 사고는 정부가 밝힌 9시 22분이 아니라 9시 전에 일어났으며, "천안함 내부의 폭발" 때문이라는 점도 주목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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