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트리즘(Tantrism : 密敎)이란 무엇인가 ?
[ 2005-12-29 13:50: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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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불교는 탄트라 불교 즉 밀교 혹은 탄트리즘(Tantrism : 密敎) 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티벳불교의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파드마삼브하바(Padmasambhava)'라는 인물이 티벳에 가져온 불교가 북부인도의 탄트라 불교이기 때문이다. 흔히 탄트라 불교를 '밀교'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비밀불교(密佛敎) 혹은 밀의(密儀)종교의 약칭으로, 종교적 용어로는 '진언(眞言)밀교'라고도 부른다. 밀교란 경전과 교리를 중심으로 한 일반불교를 '현교(顯敎)'라 하는 것에 대한 대칭어이다.

19세기 티벳의 탕카. 황모파사원에 있는 타라 여신

탄트라 불교는 7세기경 인도의 북동부와 북서부에서 체계화된 것으로, 대승불교사상과 민간신앙이 합쳐져 성립된 것이다. 대승불교는 수도자들만의 해탈을 목표로 하는 소승에 비해, 보다 후에 성립된 것으로 모든 대중의 해탈을 추구하는 불교의 한 종파이다.

사상적으로는 화엄(華嚴)사상·중관파(中觀派)·유가행파(瑜伽行派)사상 등에 기반하고 있다. 여하튼 이러한 대승불교와 농경에 생활의 기반을 둔 대중들의 민간신앙을 이루는 여러 다신(多神)신앙과 신비한 종교의례, 그 안에 포함된 마법과 주술적 신앙형태가 결합되어, 탄트라 불교라는 독특한 영역이 만들어졌다.

탄트라불교의 비밀스러운 수행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우도(右道) 탄트라와 좌도(左道)탄트라이다. 먼저 우도탄트라는 만트라, 무드라의 의례적 수행, 신비스런 원인 만달라(Mandala)와 관련된 의례와 명상을 중심으로 한 밀교전통이다.

한편 좌도(左道)탄트라는 섹스 요가적 수행을 중시한다. 흔히 밀교라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에서 섹스에 치중한 타락된 불교로 이해되어온 면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이 좌도밀교의 부정적 측면만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좌도탄트라의 사상자체는 힌두교로 대표되는 인도의 고대종교에서 섹스 요가적 요소를 종교적 실천으로 행한 것을 수용하여, 이것을 대승불교의 구원론과 연결시킨 것이다.

좌도탄트라에 따르면, 인간의 욕망은 욕망으로서 제거될 수 있다. 즉 성욕은 그것을 충족시키는 가운데 그 욕망위로 솟아 오름으로서 극복될 수 있다. 나아가 자연의 절대적 힘은 남성적 요소와 여성적 요소의 합일을 통해 이루어졌음에 주목한다. 이런 사상은 대승불교의 구원론과 연결된다. 대승불교에서는 구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혜와

「배우자를 안고 있는 시타삼바라」 몽골라마교의 대표적인 수호신령 중 하나로, 배우자를 가지고 있다

자비가 결합되야 한다고 본다.

좌도 탄트라는 이것을 응용해서, 지혜는 여자로, 자비는 남자로 보았다. 따라서 좌도탄트라에서는 깨달음을 위해 여자가 필요하다. 밀교의 조각상에서 불보살들이 배우자를 껴안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곧 지혜와 자비의 결합을 통한 구원을 상징한다.

그래서 좌도탄트라의 신들에게는 여성배우자가 있어서 그를 보좌하며, 그 신들은 이들 배우자와 합일했을 때 가장 큰 주술적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어진다.

이런 성적 합일의 순간에 남녀의 구분을 포함한 깨달음을 저해하는 모든 분별과 차별을 낳는 이원론적 사고가 극복되고, 불교적 진리의 핵심인 '空'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남녀의 성적 결합은 깨달음을 위한 수행의 일부이다.

좌도 탄트라에 따르면, 남녀의 성적 행위가 구제와 깨달음을 위한 것이라면, 결코 부도덕하지 않다. 신비한 원, 즉 만달라의 세계로 대표되는 참된 진리세계의 관점에서, 모든 외부의 현상계와 그 안에 존재하는 남녀, 선악의 구별 등은 마음이 만든 환상일 뿐이다.

참된 진리의 차원 혹은 깨달음의 세계에서 남녀의 구별은 이미 없다. 따라서 요가의 실천을 위해서 만달라의 세계에 들어간 수행자에게 성적 행위는 더 이상 부도덕한 남녀의 사랑노름이 아닌, 깨달음을 위한 성스러운 수행인 것이다.

실제로 이런 비밀스런 의식은 구루에 의해 선택된 자격있는 수행자들만이 참여할 수 있다. 보통 이런 의식은 만달라, 만트라, 무드라, 신격으로서의 남성과 지혜를 상징하는 여성의 결합 등으로 이루어진다. 호흡조절과 의지력으로 사정을 억제하고, 정액을 몸으로 되돌린다.

탄트라에서는 "여명의 언어"라는 암호를 통해 이 비밀스런 제의를 나타냈으며, 정액은 깨달음을 의미하는 보디(菩提),, 남녀의 생식기는 벼락과 연꽃으로 표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탄트라 제의에서 남녀의 성적 결합은 감각적 쾌락을 위한 것이 아닌 깨달음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생각되었다.

본래의 불교라고 할 수 있는 원시불교에서 밀교적 요소 즉 주문, 주술적 행위나 의례를 강조하는 경향은 그리 큰 부분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수도자 중심의 소승불교에 비해 수도자에 국한하지 않은 모든 대중의 구제를 목표로 했던 대승불교는 모든 사람들이 불교를 가까이 하게 하기 위해 주술적 성격이 강한 대중의 신앙을 수용하려고 애썼다.

그런 노력의 결과, 탄트라불교가 발전되게 된 것이다. 서기 200년 이후 탄트라 불교는 점점 대두하기 시작했으며, 8세기경에는 인도 북부지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후에 이 밀의적 불교가 티벳에 전파되어 티벳불교를 형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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