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6.30 06:00
-2017년 참다랑어 수입에 1억1000만달러 써
-양식 참다랑어 자연산보다 중금속 오염 정도 덜해
- ▲ 수중가두리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몸무게 30 kg정도의 참다랑어. /제주수산연구소 제공
그물로 잡은 다랑어는 횟감으로는 대접을 받지 못한다. 그물로 잡을 때 살기 위해 최고 속도를 내는 다랑어 체온이 29~30도까지 올라 육질이 푸석푸석해지기 때문이다. 어부들은 ‘익는다’는 표현을 쓴다. 그래서 낚시로 잡아 바로 피를 빼고 차가운 얼음물에 보관한 커다란 익지 않은 참다랑어를 최고의 횟감으로 친다. 참다랑어는 낚시로 잡기도 힘들어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 최북단 아오모리현의 작은 어촌 ‘오오마’에서 낚시로 잡은 다 자란 참다랑어는 경매에서 수억원에 낙찰되기도 한다.
- ▲ 참다랑어로 만든 참치회. / 사조산업 제공
참다랑어는 비싼 값에 팔 수 있지만, 필요한 만큼 어획량 쿼터를 확보하지 못하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횟감용 참다랑어 수요가 급증한 한국은 지난해 참다랑어 수입에 1억1000만달러(약 1200억원)를 썼다. 하지만 참다랑어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줄어 앞으로는 돈이 있어도 원하는 수량의 참다랑어를 구하지 못할 수 있다. 참치 소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본이 참다랑어 양식에 적극적인 이유다.
- ▲ 인공수정된 참다랑어 수정란. /제주수산연구소 제공
양식 참다랑어의 또 다른 장점은 바다에서 잡는 참다랑어보다 중금속 중독 위험이 덜하다는 점이다. 참다랑어는 먹이 사슬의 상단에 위치해 중금속 축적 우려가 높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식품위생가공과 연구팀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참다랑어(참치)의 총 수은 농도는 0.222㎎으로 41종의 수산물 중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양식 참다랑어는 수은함량이 원양산 참다랑어보다 현저하게 낮다. 양식 참다랑어는 초대형 가두리에서 검증된 먹이를 통해 3kg 미만의 치어를 22개월간 축양(자연산 치어를 가두리에 입식해 일정기간 키워 출하하는 방식) 방식이기 때문이다.
- ▲ 지승철 제주수산연구소 박사(왼쪽)가 참치 수정란을 선별하고 있다. /제주수산연구소 제공
지 박사는 한국 최고의 참다랑어 양식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참치 양식 기술을 축적한 긴키대학(近畿大学)에서 양식 기술을 배웠다. 지 박사는 자연상태의 참다랑어 치어를 잡아 수족관에서 성어로 키운 뒤 다시 자연번식으로 치어를 생산한 경험을 보유한 한국 유일의 ‘참다랑어 연구사’다.
아래는 지승철 박사와의 일문일답.
-참다랑어를 연구하게 된 배경은.
“1999년 전남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중 기회가 생겨 일본 긴키대학으로 연수를 갔는데 참다랑어 양식 연구를 진행 중인 것을 알게 됐다. 한국도 회문화가 확산되던 때여서 참다랑어 양식에 성공만 하면 비전이 있다고 생각했다. 2003년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난 뒤 긴키대학을 다시 찾아 참치를 연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술을 배우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긴키대학에서도 참다랑어 양식 연구는 일본인들이 전담한다. 외국인은 연구에 끼워주지 않았다. 가르쳐 주지 않으려고 하니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속으로는 ‘목화씨를 들여오는 문익점’과 같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던 중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일본인 교수진을 모시고 한국에서 열린 양식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다. 정성과 돈을 아끼지 않고 극진히 대접했더니 마음을 열더라. 일본으로 돌아간 뒤 어느날 연구소장이 불러 정말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다. 얼씨구나 싶어 참다랑어 양식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연구소 간부들이 모여 회의를 했고, 연구 참여 허가가 나서 참다랑어 양식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 ▲ 제주수산연구소에 부화에 성공한 참다랑어 치어. / 제주수산연구소 제공
“참다랑어 양식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종자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한국은 알을 자연 수정시켜 치어를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주로 바다에서 참다랑어 치어를 성어로 키운다. 물론 이 방법도 쉽지 않다. 얼마전 한국 언론에서 참다랑어 양식 성공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는데 모두 바다에서 치어를 잡아 키운 것들이다.”
-참다랑어가 다른 생선보다 키우기 힘든가.
“참다랑어도 일반 물고기를 키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지만 훨씬 어렵다. 참다랑어 치어는 알에서 부화한지 10일 이내에 90% 이상이 죽는다. 이후에는 서로를 잡아먹는다. 성어가 될 확률이 100만분의 1밖에 안된다. 참돔이나 넙치의 치어 생존율은 70%에 달하지만 참다랑어의 치어 생존율은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일본도 3~5%에 불과하다. 또 빛·소음 등에 민감해 놀래면 수조에 머리를 부딪혀 죽기도 한다. 전속력으로 헤엄칠 때 속도가 80~100km/h이니 수조에 부딪히면 죽지 않을 수 없다.”
- ▲ 참다랑어 수정란을 채취하기 위해 해상 양식장에 설치한 채집망. /제주수산연구소 제공
“한국은 세계에서 참다랑어 양식 기술이 가장 발전한 일본의 90% 수준이다. 일본은 1970년부터 참다랑어 양식을 시작했고, 한국이 2007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이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수중가두리를 만드는 법과 수정란을 채취하는 기술, 배합사료를 만드는 기술 등 몇몇은 일본에 앞섰다고 생각한다.”
-정책적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자연 상태의 참다랑어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결국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적극적으로 연구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참다랑어 양식 기술을 연구하는 유일한 기관인 제주수산연구소에도 전문 연구인력이 부족하다. 사실은 내가 유일하다. 좀 더 많은 전문 인력이 참다랑어를 연구할 수 있도록 전문센터가 만들어졌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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