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마인 창업자 "소비자가 에너지 거래하는 시대 온다"

  • 설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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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7.01 06:00

    “앞으로 분산형 발전이 확산되면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들도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생존할 수 있다. 현재에 안주하면 (스마트폰 시대에) 노키아와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다. 전력 회사가 송·배전만 하지 말고 소비자들에게 플랫폼을 제공, 에너지 거래를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 21일 조선비즈가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8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오마르 라힘 영국 에너지마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에너지마인은 영국 맨체스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가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면 ‘에너지토큰(ETK)’이라는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마르 라힘 영국 에너지마인 창업자 겸 CEO는 “기계끼리 에너지를 주고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운호 기자
    오마르 라힘 영국 에너지마인 창업자 겸 CEO는 “기계끼리 에너지를 주고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운호 기자
    “기존에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에너지를 제공했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웃끼리 거래가 가능해졌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하면 앞으로는 중개인(사람) 없이 기계끼리 에너지를 주고받는 네트워크 구현이 가능해진다.”

    라힘 창업자는 기계간 에너지 거래의 예로 사용자의 취침시간에 전기차가 이웃이 저장해놓은 전기를 자동으로 공급받는 시스템 구현이 가능하다고 했다. 요금이 가장 저렴한 심야시간대에 저장해 놓은 전기를 쓸 수 있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기차가 쓰고 남은 전기는 집안 냉장고로 보내면 된다. 라힘 창업자는 “에너지 분야에서 기계가 사람을 일부 대체할 수 있지만 위험성과 보안 문제가 있는 영역은 여전히 사람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에너지 블록체인 분야에서 선두가 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얼리어답터다. 하드웨어 기술이 뛰어나며 이를 활용해 전 세계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에너지를 저장하는데 사용되는 배터리 기술은 세계 최고다”라고 했다. 이어 “에너지 분야는 전통적으로 국가에 의해 운영돼왔고, 비효율성이 존재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에너지 공급 절차를 간소화하면 (공급·전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래에는 전기차가 에너지를 저장하는 모바일 배터리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에너지저장 시장을 확보해야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생산량이 불규칙함)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사용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면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거나 에너지 절감형 제품의 사용을 촉진할 수 있다. 물론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어떤 사람은 태도에 변화가 올 것이고, 일부는 전혀 변화가 없을 수 있다. 정부, 에너지 기업이 협력해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서울의 미세먼지 문제도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라힘 창업자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금전적인 동기 외에 사회적 합의도 중요하다”면서 “사람들의 생활 속에 에너지마인의 기술과 시스템이 스며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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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29/2018062903444.html?main_hot1#csidxaa4a6b0eb31fa239822d19d1df2a1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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