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에 피자 372판 만들고, 4분만에 배달하는 피자가게
로봇이 피자 만드는 '줌 피자'...인건비 절감 대신 직원 재교육에 투자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입력 : 2018.02.05 14:43
줌피자 로봇. /사진=줌피자 홈페이지. |
최저임금 상승에도 홀로 웃는 식당이 있다. 로봇이 피자를 만드는 '줌 피자'(Zume Pizza) 얘기다.
아직 크지는 않지만 창업 2년 만에 매출 200만달러(약 22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직원을 더 늘리고 서비스하는 지역도 확장할 계획이다.
줌 피자는 아침 9시 출근 시간이 되면 로봇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가동한다. 오늘의 날씨, 스포츠 경기 일정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그날 고객들이 선호할 만한 피자 재료를 미리 파악하고 피자 주문량도 예측한다.
줌 피자의 공동창업자인 줄리아 콜린스 CEO(최고경영자)는 "당신이 오늘 저녁 6시에 아스파라거스 리코타치즈 피자를 시킬 예정이라면, 우린 12시부터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 놓는다"며 "만약 페페로니 피자같이 기본 메뉴를 주문한다면, 인근에 있는 피자 트럭이 4분 안에 배달한다"고 설명했다.
피자를 만드는 과정은 743㎡(220평) 크기 주방에서 로봇 5대가 피자를 만들어 낸다. 로봇은 1시간에 피자 372판을 만들 수 있다. 지난해엔 36초만에 피자도우를 만드는 '도우봇'도 추가했다. 피자 위에 토핑을 얹는 것 말고는 조리 중 인간이 끼어들 일은 없다.
로봇 한대 가격은 2만5000~3만5000달러(약 2700~3800만원)정도. 직원 한명의 연봉을 투자하면 무한정 일하는 로봇을 고용할 수 있는 것이다. 줌 피자에게 매년 상승하는 최저임금 상승은 남의 일이다. 인건비도 외식업계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렇게 아낀 비용은 직원들의 재교육에 투자한다. 직원들은 컴퓨터 코딩, 그래픽 디자인, 외국어 등 취향에 맞게 무료 교육을 받는다. 능숙해지면 피자 배달부가 고객지원센터로 이동하는 등 인사에도 반영된다.
콜린스 CEO는 "직원들이 과거 업무 시간의 60%를 도우 만들고 오븐에서 익히는데 썼다면, 이제 60%는 레시피와 품질 관리에 신경쓸 수 있다"고 했다.
줌 피자는 2015년 9월8일 첫 직원을 채용한 이래 여태껏 단 한 명의 퇴사자도 없다. 단순히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게 아니라 상생 모델을 만든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에서 작게 시작한 사업은 현재 팔로알토 등 인근 지역으로 확장됐다. 1년새 하루 피자 판매량도 100판가량 늘어난 350판정도다. 2016년 4월1일 첫 피자를 배달한 이래 2년만에 매출 200만달러(약 22억원)을 기록했다.
줌 피자 배달 트럭 /사진=줌 피자 홈페이지. |
단순히 로봇이 피자를 만든다고 고객들이 선호할 리는 없다. 줌 피자의 진짜 혁신은 배달트럭에서 시작된다. 주방에서 로봇이 만든 피자가 완성되면 1분30초간 살짝 굽는다. 그리고 배달트럭으로 옮겨 배송을 하면서 마저 굽기 시작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피자를 굽기 때문에 고객이 문앞에서 피자를 받는 때가 제일 맛있는 순간이 되는 것.
배달 트럭은 동시에 56개의 피자를 구울 수 있는 오븐을 장착하고 있다. 120여개의 피자도 보관했다가 익힐 수 있다. 재고가 떨어지면 미니밴이 재료를 리필해주고 간다. 한번 나간 배달트럭이 다시 가게로 돌아올 필요가 없어 더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줌 피자의 진정한 도약은 올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4800만달러(약 523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해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 중이다. 올해 안에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및 샌프란시스코만의 해안지역을 전부 포함하는 지역으로 배달을 확장할 계획이다. 미국내 12위 규모의 인구(약 410만명)를 고객으로 품게 된다. 올해안에 확장을 마치면 내후년부터는 LA로 서비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150여명인 직원을 올해 안에 1050명 수준까지 늘린다. 현재 운용중인 6대의 배달트럭도 44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줌 피자 제품 모습. /사진=줌 피자 트위터. |
강기준 standard@mt.co.kr
보고 들은 것만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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