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지각변동] ①'뉴 플레이어' 등장, 판 뒤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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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 이하 이커머스)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외 유통 공룡들이 국내 이커머스시장에 눈독을 들여서다. 최근 굴지의 글로벌 이커머스기업인 알리바바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사로 참여하며 국내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 오프라인 유통업계 강자 신세계는 이커머스사업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국내 1위 이커머스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 인프라로 무장한 이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 막강한 '뉴 플레이어'의 등장

국내 이커머스시장은 크게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SK플래닛(11번가)으로 대변되는 오픈마켓과 쿠팡·위메프·티몬 등 소셜커머스로 양분돼 있다. 다만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3사는 최근 상품 중개방식의 서비스를 내놨고 오픈마켓도 일부 상품에 MD체제를 도입하며 경계가 모호해지는 추세다.

경계의 모호성은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을 더욱 가속화시킨다. 주요 이커머스기업의 매출 규모는 매년 급격히 커지지만 흑자를 기록 중인 기업은 이베이코리아(2016년 영업이익 670억원)가 유일할 정도로 출혈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유통분야에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뉴 플레이어'의 진입은 경쟁을 더욱 심화시켜 시장에 지각변동을 야기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알리바바그룹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림픽 글로벌 스폰서 참여 소식과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그룹의 사업방향을 소개했다. 전세계를 연결하는 유통인프라를 구축 중인 알리바바는 기술플랫폼, 물류, 결제, 운송, 포장, 마케팅 등 유통 전분야를 아우르는 사업을 전개 중이다.

현재 전세계 5억명이 넘는 소비자가 알리바바 플랫폼을 이용 중이며 알리바바 온라인 유통망에서 발생한 총 거래액은 5480억달러(약 587조4560억원)가 넘는다. 알리바바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크리스 텅 알리바바그룹 최고마케팅책임자는 “단순한 이커머스기업에 안주하지 않고 대규모 글로벌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20억명의 소비자와 수천만기업을 연결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으로 참여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보고 듣고 배우며 관계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아 올림픽 파트너로서의 장기적 성공을 보장하는 초석을 마련하겠다”며 “올림픽 광고활동을 통해 알리바바브랜드를 전세계에 각인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알리바바는 아직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해외 직구족은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쇼핑몰 알리 익스프레스와 타오바오 등을 통해 이미 알리바바의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알리바바가 전세계시장 석권을 노리는 만큼 좁은 국내시장에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가 한국에 기대하는 것은 제품이지 소비자가 아니다”며 “국내 이커머스시장은 이미 과열경쟁 중이라 이들은 국내 소비시장보다 세계에 통할 만한 한국산 제품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신세계 파급력 ‘갑론을박’

이커머스업계가 예의주시하는 것은 신세계의 행보다. 자본력·물류망·유통 노하우를 골고루 갖춘 신세계의 진출은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맨으로 대변되는 물류망 구축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은 쿠팡의 경우 더 탄탄한 물류망을 보유한 강자의 등장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소셜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이커머스사업모델은 물류(로켓배송), 직매입 상품 판매, 판매 중개로 요약되는 쿠팡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자본력이 우월한 유통 대기업의 시장 진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 일각에선 신세계가 우선 쿠팡·위메프·티몬과 순위 다툼을 벌인 뒤 오픈마켓 양강인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까지 추격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가 M&A(인수·합병)를 통해 급격히 체급을 불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소셜커머스 3총사는 최근 일부 오픈마켓 형태까지 도입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매년 대규모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목표달성을 위한 예고된 적자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해명이지만 더 이상 투자금 유입이 없으면 사업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국내시장 진출설은 몇년 전부터 있던 이야기라 새롭지 않지만 신세계의 경우는 다르다”며 “자본력과 물류망이 탄탄한 신세계가 온라인 전용 물류 인프라를 조기에 확충하고 공격적 신규 온라인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한편 M&A로 전방위 경쟁력을 향상시키면 머지않은 시기에 국내 이커머스시장을 석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세계의 이커머스시장 진출은 유통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전체 시장 파이 확대로 이어져 기존 시장체제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픈마켓업체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유통그룹이 이커머스에 집중한다는 사실은 온라인쇼핑이 유통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며 “이미 자리를 잡아가는 이커머스시장 구도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커머스업체 관계자는 “전체 온라인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만큼 선 진출 기업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면 신세계를 통해 전자상거래에 입문한 소비자를 끌어올 수도 있다”며 “특색에 맞게 가격·상품 경쟁력, 프로모션, 결제 편의성 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신규 가입자를 늘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526호·제5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과 제약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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