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서고싶나… 먼저 '지옥'으로 가라

입력 : 2017.12.28 04:25

[평창 D-43]

체중 2.5배 스쿼트, 7시간 뛰기… 평창 미국팀이 뽑은 지옥훈련

45초 전력질주 20~30번씩 하고 지구력 키우려 물 속에서 달리기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하나 싶지만 토할 때까지 하니까 다 되더라"

올림피언은 타고나지 않는다. 만들어지는 것이다. 43일 남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의 올림피언이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모든 스포츠 선수의 꿈은 올림픽 메달이다. 하늘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들은 어떤 준비를 할까.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는 평창올림픽에 나서는 미국 올림픽 선수단(Team USA)의 훈련 모습을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미국은 최근 두 차례 동계올림픽에서 모두 종합 1위(메달 수 기준)에 오른 동계 스포츠 강국이다. USOC는 특히 종목별 대표 선수가 꼽은 '지옥 훈련'을 소개했다.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수준의 운동 강도(强度)다. 대부분의 선수가 이렇게 고백했다. "토할 때까지 운동하는 게 일상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미국의 스키 여제 린지 본이 스쿼트 운동을 하는 모습.
200㎏ 바벨로 스쿼트 -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미국의 스키 여제 린지 본이 스쿼트 운동을 하는 모습. 200㎏ 정도의 무게다. 바벨의 무게와 싸우느라 얼굴은 잔뜩 일그러졌다. 하지만 금메달의 환희를 위해 지옥 훈련의 고통을 마다하지 않는다. /린지 본 인스타그램
선수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대표적 훈련은 인터벌(높은 강도의 운동과 휴식을 반복하는 트레이닝)이다. 평창에서 다관왕을 노리는 알파인스키의 미케일라 시프린(22)은 '45초 인터벌'을 최악의 운동으로 꼽았다. 러닝머신 위에서 45초 동안 전속력으로 달리고 잠깐 쉬는 행위를 반복하는 건데, 최대 32회를 한다. 체력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 시프린도 인터벌 훈련을 하고 나면 녹초가 돼 종일 쉬어야 한다. 그는 "(45초 중) 20초가 지나면 '절대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끝내 참고 버틴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메건 더건(30)은 '5분 사이클'을 소화한다. 페달을 밟을수록 저항이 점점 강해지는 자전거를 탄다. 불과 5분 만에 구토를 일으킬 정도로 고강도 훈련이다.

하체 근력이 중요한 썰매 종목 선수들은 '스쿼트(바벨 들고 앉았다 일어서기)'에 집중한다. 소치올림픽에서 봅슬레이 동 2개(2인승·4인승)를 획득한 스티브 랭턴(34)은 자기 체중(105㎏)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스쿼트 250㎏을 든다. 그는 맨 뒤에서 썰매를 미는 일명 푸시맨(브레이크맨) 역할을 한다. 랭턴은 "가장 힘든 훈련이지만 썰매 스피드는 바로 스쿼트에서 나온다"고 했다. 아자 에반스(29·여 봅슬레이)는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 제자리에서 상자 더미를 뛰어오르는 일명 '박스 점프' 훈련을 자주 한다. 키 178㎝의 에반스는 자신의 어깨 높이(140㎝)를 너끈히 뛰어오른다.

(왼쪽 사진)고지대에서 롤러 스키 훈련, (오른쪽 사진)키는 178㎝, 점프는 140㎝.
(왼쪽 사진)고지대에서 롤러 스키 훈련 - 고지대에서 롤러 스키 훈련을 하는 미국 여자 크로스컨트리 대표 제시카 디긴스. 쉬지 않고 6시간 이상 훈련할 때도 있다. (오른쪽 사진)키는 178㎝, 점프는 140㎝ - 미국 여자 봅슬레이의 아자 에반스는 제자리에서 140㎝ 높이의 상자에 오르는‘박스 점프’훈련을 자주 한다. 순발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디긴스 인스타그램·에반스 인스타그램
2013 세계선수권자인 크로스컨트리의 제시카 디긴스(26)는 체력 강화를 위해 스키 밑에 바퀴를 붙인 '롤러 스키'로 고지대에서 훈련한다.

그는 올여름 해발 1000m 지점에서 정해진 코스를 주파하는 훈련을 했는데, 무려 6시간 45분을 쉼 없이 달려 완주했다. 훈련을 마치고 며칠 앓아누울 정도로 후유증이 컸다고 한다. 덕분에 이제 100㎞ 롤러 스키 정도는 가볍게 탄다. 그는 "7시간 가까이 달리고 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빙판에서 연기를 펼치는 피겨스케이팅의 경우 얼음 밖 훈련이 더 고된 경우가 많다. 남자 싱글 제이슨 브라운(23)은 '수중 훈련'을 최악으로 뽑았다. 최근 물속에서 스프린트 훈련을 하는데 "이러다 익사하겠다"는 말이 나올 만큼 고된 운동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행히 수중 훈련은 긴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키워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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