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Pay It Forward)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32

입력 2017-09-07 15:11



요즘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를 보면 참 암담하기 그지없다. 모두의 마음은 천국을 생각하지만 현실세계는 지옥같이 느껴진다. 어린 여중생들이 과거 조폭수준의 폭력을 행사하고 초등학생들이 성인수준의 성범죄를 일으키며 연상연하의 나이차이를 불문하고 도덕적 개념도 없이 그저 감각적 쾌락만을 일삼는 사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생활이라 치부하고 법적근거를 약화시켜 법질서에 둔감해지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시대 속에서도 마음에 천국을 희망하며 세상을 변화시켜보려고 애쓰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는 바로 그런 내용을 주제로 한 가슴 따뜻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2000년도에 제작하여 2001년에 개봉되었는데 17년 전 영화라고 해서 그 주제가 낡고 퇴보된 가치관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이상적 가치관을 말해주는 영화이다. 특히 어린자녀들을 두고 있는 (청소년을 포함해서) 가정에 꼭 권해드리고 싶은 영화이다.

미국의 어느 작은도시에서 중학교 사회교사로 있는 유진 시모넷(케빈 스페이시 분)은 새학기를 맞이하여 학생들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나은 환경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해오라”고 과제를 낸다. 이에 중학생인 트레버(할리 조엘 오스먼드 분)는 고심끝에 `사랑나누기'라는 아이디어를 과제로 제출한다. 한 사람이 세 명의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랑’을 베풀고 그 세 명은 다시 또 다른 세 명에게 사랑을 전해준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 실천 운동’을 하게 되므로서 이 사회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는게 트레비가 과제로 제안한 행복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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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듣게된 트레비는 그 자신부터 이 행복나눔 사랑실천운동을 전개한다. 사실 트레비는 남에게 도움을 베풀만큼 여유있는 가정환경이 아니고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할 형편의 집안에서 자라는 소년이다.

그의 아버지는 애정도 없는 하룻밤 풋사랑으로 트레비를 임신시켜 놓고 책임감 없이 가출한 술중독에 도벽이 심한 볼품없는 사내이고 그의 엄마 알린 맥킨니(헬렌 헌트 분)는 남편 없이 아들 트레버를 홀로 키우며 힘겹게 살아간다. 트레비는 하루 온종일 식당에서 웨이츄레스로 일하고 밤에는 심야까지 누드쑈 걸로 일하는 엄마를 사랑하며 이해하려고 애쓰지만 알콜중독에다 대화조차 나누기 힘든 엄마의 분주한 삶에 염증을 느끼며 홀로가장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부모와 의절하고 독신으로 알콜중독까지 겹쳐 그녀를 힘들게 하는 문제들로 생활의 아무런 낙도 없이 살아가는 엄마 알린 맥킨니는 자신의 희생 하나로 아들 트레비 만큼은 자신과 같은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열정엄마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이지만 어린 트레비는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복나눔 사랑실천운동‘을 시도한다.

처음 실천은 굶주린 노숙자 한명을 자기 집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목욕을 하게 하고 자기 식사를 나누어주며 하룻 밤 숙소를 제공해준다. 이 일로 인해 밤늦게 만취상태에서 집에 돌아온 엄마가 아침이 되어서 이 노숙자와 마주하며 소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지지만 그 노숙자는 처음으로 남에게 받아본 사랑의 베품으로 인해 트레비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고에 오랫동안 고장나 방치되었던 엄마의 고물차를 정비해주고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출발을 약속하고 떠난다.

하지만 엄마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던지 엄마 알린 맥킨니는 이러한 과제를 내준 유진 시모넷선생님을 학교로 찾아가서 항의를 한다.

한편 유진 시모넷 선생은 어렸을 때 받은 마음의 상처와 일그러진 몸의 화상으로 인해 과거의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늘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닫고 홀로 사는 독신남이다. 이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생활의 환경과 가치관의 차이로 처음에는 다투는 앙숙이 되지만 차차 서로를 이해하며 관심을 갖게되는 사이로 변하게 된다.

이에 트레비의 두 번째 ’행복나눔 사랑실천운동‘의 대상자는 바로 외로운 자기 엄마 알린 맥킨니였다. 술이 없으면 조금도 견딜 수가 없고 언제나 일벌레처럼 일만하고 젊은 나이에 사랑에 버림받고 무엇하나 마음에 기쁨이 없는 엄마에게 트레비는 세가지 사랑으로 엄마를 고통 속에서 구제한다.

첫 번째 사랑은 바로 자신이다. 엄마에게 유일한 가족인 자신이 언제나 엄마를 부끄러워하고 대화가 없다고 짜증내며 어쩌다 마주하는 시간이면 엄마의 약점을 끄집어내어 가슴아프게 했던 자신이 먼저 엄마에게 용서를 구하며 엄마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이해를 해주어 엄마 마음에 아픔을 치유케해주는 일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두 번째 사랑은 엄마와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유진 시모넷 선생님을 엄마의 남친이 되게 해주는 작전이다.

또 엄마를 위한 세 번째 사랑은 의절난 외할머니와 엄마를 만나게 해서 엄마 마음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주는 작전이다. 이에 성공한 트레비는 마지막 세 번째 ’행복나눔 사랑실천운동‘의 대상자로 바로 학교에서 항상 불량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돈을 빼앗기고 구타를 당하는 불쌍한 자기 친구를 생각해냈다.

트레비는 그를 도우며 그 불량친구들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친구를 돕다가 결국 불량친구가 휘두르는 칼에 찔려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게 된다.

한편 LA에서 그동안 트레비의 ’사랑나눔 실천운동‘의 소문을 듣고 취재차 그 도시를 방문하게된 ’크리스 챈들러‘기자(제이 모어 분)가 트레비로부터 시작한 이 ’행복나눔 사랑실천운동‘이 점차 그 도시에 확산되어감을 보고 방송국으로 기사전송을 계속하면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본다.

그러나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죽고마는 트레비. 엄마 알린 맥킨니는 유진 시모넷 선생 품에 안겨 흐느껴 운다. 바로 이 때 창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 유진선생이 커텐을 열어졌히니 TV 방송을 통해 트레비의 의로운 죽음을 알게된 수많은 인파들이 트레비 집앞으로 몰려와 촛불을 켜들고 애도하는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도로 끝으로부터 까마득하게 몰려드는 애도의 차량들. 이어 곳곳에서 트레비의 사랑의 나눔사례가 TV 방송을 통해 계속 들려오며 영화는 엔딩된다.

영화는 무언가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사람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내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해주되, 도움을 받은 사람은 다른 세 사람에게 똑같은 조건의 도움을 베풀어야 하는 이 ’행복을 위한 사랑나눔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실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감독한 미국의 여성감독 겸 제작자인 미미 레더(본명:Miriam Leder) 감독은 1952년생으로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뉴욕의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1977년 미국영화연구소(AFI) 산하의 영화학교를 졸업한 최초의 여성감독이다. TV 시리즈를 시작으로 연출활동을 한 미미 레더는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방영된 <차이나비치>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게 되었고 CBS 의학(醫學) 드라마 <응급실>(ER)의 연출로 1995년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연출상과 1996년 같은 부문 작품상을 잇달아 수상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며 유명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영화와 TV드라마를 오가면서 약 40여 편의 작품을 감독하게 되었는데 이 후 미미 레더는 1999년 미국영화연구소에서 프랭클린 샤프너상을 수상한다. 영화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녀가 연출한 <응급실>(ER)의 감성이야말로 액션영화에 적합하다고 판단, 그녀에게 대작영화 <피스메이커>의 연출을 맡겼는데 이 영화는 "조지 클루니와 니콜 키드먼의 환상적인 연기호흡이 돋보여 긴장감 넘치는 액션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어 그녀는 인류애와 가족애를 보여주는 <딥 임팩트>라는 초대형 영화를 감독하여 대 성공을 거둔다. 미미 레더 감독은 오늘 소개한 이 영화에서도 모순 투성이의 인간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본연적인 인간의 자세는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또한 <유즈얼 서스펙트>와 <아메리칸 뷰티>로 두 번의 아카데미 상을 거머쥐었던 유진 시모넷 선생역을 소화해낸 케빈 스페이시는 지금 현재 미국 헐리웃에서 최고의 캐런티를 받고 있는 배우로서 영화, TV드라마, 연극무대에서 맹활약을 하는 명품배우이다.

그런가 하면 톰행크스와 함께 출연했던 <캐스트 어웨이>에서 주가를 올린 바 있는 엄마역의 헬렌 헌트 역시 배우 뿐 아니라 여성 영화감독으로서 유명한 헐리웃의 귀재이다. 그리고 <식스 섹스>에서 유령을 보는 소년의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트레보 역을 맡았는데 할리조엘은 <나홀로 집에>의 멕컬리 컬킨과 함께 헐리웃의 최고 아역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이다. 이 영화는 그가 13살 때 찍은 영화이다.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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