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강정마을에서 8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제2차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제주강정평화대회'가 열렸다. <박민호 기자>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6일 강정마을에서 열린 ‘제2차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제주강정평화대회’에서 “제주해군기지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저지른 일”이라며 “제주도민들에게 사과를 드리면서, 속죄하는 뜻으로 강정마을을 평화공원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제주해군기지는 대한민국에 백해무익하다”며 “야5당이 내년 총선․대선에서 한나라당을 궤멸시켜 해군기지를 백지화하는 데 선봉에 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강정마을 강정천 인근 축구장에서 ‘제2차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제주강정평화대회’가 열렸다.

태풍이 상륙해 강한 바람이 부는 잔뜩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은 정치권 인사들과 강정주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약 800여명으로 가득찼다. 이들은 쉴새없이 “해군기지 결사반대! 지키자 강정!”의 구호를 외쳤다.

행사에는 야5당 지도부에서 정동영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 윤난실 진보신당 부대표, 권태욱 국민참여당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김재윤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 등을 포함한 도내 야5당 대표들도 총출동했다.

이와함께 오종렬 진보연대 상임고문, 문정현․문규현 신부, 재야 원로 백기완 선생, 정현백 참여연대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자리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좋으면 비핵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협력이 부드럽게 진행될 것”이라며 “제주해군기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대결 구도를 만드는 구실을 제공하기 때문에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제주를 해군기지가 아닌 영구적인 평화기지로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에 이익”이라며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궤멸해야 해군기지를 백지화할 수 있다”고 야5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은 “야5당의 진상조사결과가 꼭 실천될 수 있도록 야5당 지도자들이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야5당이 해군기지 백지화에 선봉에 설 뿐만 아니라 반드시 강정마을을 평화공원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평화를 지키는 데는 1%의 가정도 있을 수 없다”며 “1%라도 전쟁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면 절대 해군기지를 만들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제주도민들은 만 9년동안 해군기지를 막는 싸움을 했다. 이제 마음 고운 주민들이 이길때가 됐다”며 “국회가 책임있게 해군기지를 백지화하는데 노력하겠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 강정 구럼비 바위와 농사지을 땅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결의했다.

▲ 야5당 지도부들이 해군기지 건설 반대 현수막에 해군기지 백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적고 있다. <박민호 기자>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는 “한․중관계를 강화하고 균형있는 외교를 위해서는 절대 해군기지를 만들면 안된다”라며 “이제라도 정부와 한나라당은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윤난실 진보신당 부대표는 “제주가 7대자연경관을 추진하려면 해군기지 철회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권태옥 국민참여당 최고위원은 “정부는 해군기지 중지 등의 내용이 담긴 야5당 진상조사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윤호경 강정마을회 사무국장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공권력이 때리면 주민들은 맞을 수 밖에 없고, 끌고가면 동물처럼 끌려갈 수 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생명평화에 대한 양심의 소리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윤 사무국장은 “국민들이 강정마을에 생명, 평화, 사랑의 불씨가 태어나도록 해달라”라며 “진정한 평화의 마을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강정평화대회는 정치권 인사 등의 발언과 함께 제주주민자치연대 노래패 ‘모다정’과 노래패 ‘청춘’, 대학생 실천단 등의 노래․율동 등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행사 뒤에는 참석자들이 행사장을 출발, 공사현장을 이어 구럼비․중덕 해안까지 행진했다. / 이정원 기자 yu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