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 제주! 중국 관광객 1만1000명 400억 쓰고 간다

[중앙일보]입력 2011.09.14 00:07 / 수정 2011.09.14 00:10

바오젠 직원 단체관광 스타트

중국 바오젠(寶健) 임직원 1만1000명이 13일부터 순차적으로 한국 관광에 나섰다. 바오젠 직원들은 28일까지 여덟 차례로 나뉘어 한국에 올 예정이다. 13일 인천공항에서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이 1차로 입국한 바오젠 직원들을 환영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1만1000여 중국인의 제주도 관광 습격사건이 시작됐다. ‘바람의 섬’ 제주도에 ‘중국 관광단 바람’이 거세다. 13일 오후 5시 제주국제공항. 중국인 관광객 300여 명이 국내선 도착 대합실로 쏟아져 나왔다. 중국 바오젠(寶健)일용품유한공사의 단체 관광단이다. 모두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에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바이젠 직원도 수백 명이나 됐다. 역대 최대 단체 관광객 1만1000여 명의 한국 관광이 시작된 것이다. 바오젠 직원들은 28일까지 총 8차례에 나눠 입국하게 된다. 이날 1차로 1363명이 들어왔다.

 이들은 3박4일은 제주도에서, 나머지 일정은 서울 등지에서 보낼 예정이다. 올 7월에 중국의 건강식품회사인 인피니투스의 관광단 2013명이 제주를 찾은 적이 있지만 1만 명 이상이 제주에 관광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오젠은 2005년에는 태국에, 2009년에는 대만에 각각 9800명의 단체관광객을 보냈다. 2011년 관광지로 처음에는 호주, 일본, 말레이시아를 검토했다. 제주도가 지난해 10월 이런 정보를 입수했다. 도는 즉각 나섰다. 우근민 지사가 중국을 방문해 중국 CITS(중국국제여행사)와 함께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일본에서 지진이 나면서 일본은 탈락했다.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내세웠다. 또 제주시 연동의 ‘차 없는 거리’를 ‘바오젠 거리’로 조성했다. 한국의 TV 드라마나 영화 등 ‘한류’의 영향으로 제주 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유리했다.

 여기에 주중 한국대사관도 나섰다. 초대형 단체 관광객을 위해 비자 처리 과정에서 최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중국 관광객이 제주만 찾으면 비자가 필요없지만, 서울 등을 방문하려면 비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오젠 측은 한국 측의 이런 양면작전에 감동해 제주도를 관광지로 택했다.

 한국대사관은 약속을 지켰다. 상하이·선양·광저우·칭다오 등 9개 도시에서 출발하려면 해당 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한국 총영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지만 이번에는 베이징의 총영사부에서 일괄로 비자를 처리했다. 주중대사관 영사부 최영삼 총영사는 “영사부 직원들이 1만 건이 넘는 비자 도장을 찍느라 팔이 빠질 정도로 고생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바오젠 관광단 방문을 앞두고 도내 16개 호텔의 1만4300개 객실과 관광버스 280여 대 등을 준비했다. 1차 관광단은 이날 그랜드호텔(400명), 네이버후드호텔(400명), 라마다호텔(160명) 등 제주 지역 16개 호텔에 투숙했다. 관광단은 14일부터 성산일출봉, 주상절리대, 섭지코지 등을 돌며 제주도의 자연 경관을 둘러볼 예정이다. 제주도는 바오젠 직원들이 이번 단체관광에서 401억원 정도를 쓸 것으로 예상했다. 간접 효과까지 합하면 경제적 효과가 914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다오 바오젠 총재는 “20여 년 전 연세대 어학당에 다니면서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이 이번 우수직원 인센티브 관광으로 연결됐다”며 “2~3년 내에 제주 관광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에는 40만6164명이었으나 올해는 60만 명을 넘을 전망이다.

제주=최경호 기자,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글=강정현 기자

◆바오젠 유한공사=중국의 대형 직판회사로 건강용품, 피부미용, 일용품 등을 생산·판매한다. 1996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뒤 2008년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 4억 위안(680억원)을 들여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를 설립했다. 우수 직원을 선발해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을 보내는 걸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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