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z Times] 협상의 달인 되고싶다면 내 `카드`를 먼저 던져라
즉흥적인 `밀당`이 가장 최악의 협상기술 상대방 마음 술술 열려면? 미리 만나보라 | |
기사입력 2016.08.19 04:15:01 |
■ `당신이 원하는 것을 (더) 얻는 협상법` 저자 마거릿 닐·토머스 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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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누군가와 협상을 하며 산다. 친구들끼리 약속시간을 정하는 일상적인 일에서부터 사업가들끼리 맺는 계약까지 협상이 이뤄지는 상황은 다양하다. `협상의 교과서`로 불리는 `Yes를 이끌어내는 협상법`의 저자 로저 피셔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와 윌리엄 유리 하버드대 협상연구소 공동설립자는 일명 `윈윈(win-win) 전략`을 세워 협상에서 상호이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협상에서 한쪽이 이기거나 지는 협상이 아닌, 자기 자신과 상대방 모두에 이득을 안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협상전략이 순진하다고 보는 또 다른 협상전문가들이 있다. 마거릿 닐 스탠퍼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와 토머스 리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더) 얻는 협상법(원제 Getting (More of) What You Want: How the Secrets of Economics and Psychology Can Help You Negotiate Anything, in Business and in Life)`에서 윈윈전략이 간과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꼬집었다. 바로 협상을 통해 서로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더라도, 결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는 가치(이득)라는 점이다. "좋은 협상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더 취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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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더 비즈 타임스 팀은 닐 교수를 대표로 인터뷰하며 본인에게 유리한 협상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닐 교수는 "협상안을 먼저 제안하는 것"이 상대방보다 자신을 유리한 입장에 놓는 방법이라 말했다. 이러면 "협상안을 먼저 제안한 본인의 요구에 생각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덧붙여 닐 교수는 "협상안을 먼저 제안한 쪽은 협상 자리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딜이 뭔지를 생각하게 되고, 협상안을 수동적으로 듣게 된 쪽은 최악의 딜이 뭔지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협상안을 먼저 제안하는 것이 협상안을 먼저 듣는 것보다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협상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고 분위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이점이다. 이는 독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심리학적 관점에서도 처음으로 협상 내용을 제안하는 것이 좋다. 내가 당신에게 먼저 협상을 제안하면 당신의 입장에선 최초의 행동이 내가 말하는 협상 내용을 듣는 것이다. 이 제안을 듣고 이를 동의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생각한다. 즉, 당신의 생각은 협상 결과에 중점을 두게 된다. 받아들일 수 있는 최악의 협상안이 뭔지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먼저 협상안을 제시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생각의 중심이 본인의 요구에 맞춰진다. 심리학적으로 상대방의 협상 기대치를 조율할 수 있는 우위에 있는 것이다. 협상안을 먼저 제안하면 그 자리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딜이 뭔지를 생각하게 되고, 협상안을 먼저 듣게 된다면 최악의 딜이 뭔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는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내가 협상의 문을 먼저 여는 입장이면, 상대방의 기대치를 낮추면서 나의 기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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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과 관련된 협상에서도 협상안을 먼저 제시하는 게 더 좋을까. ▷ 임원들을 가르치는 수업에서 항상 하는 질문이 있다. `협상 내용을 먼저 제안하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상대방의 협상안을 먼저 듣는 것이 나을까?`다. 수업을 듣는 임원 중 80%는 `먼저 상대방의 협상안을 듣는 것이 낫다`고 대답한다. 그렇지만 연구 결과는 반대로 나온다. 이 때문에 나는 독자들이 먼저 협상안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왜 임원들 중 80%가 상대방의 말을 먼저 듣는 것이 낫다고 대답했을까. ▷ 본인이 `정보 우위`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제안된 협상안을 들으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자신은 알지만, 상대방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정보 우위에 있다는 마음이 든다. 이는 사실이지만 먼저 제시된 협상안을 토대로 협상 과정이 진행된다는 대가가 따른다. ―내가 협상안을 먼저 제안했다고 하자. 막상 상대방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 심리적인 만족감은 떨어질 것 같다. ▷ 어떤 사람이 당신의 첫 번째 협상안을 받아들였다고 하자. 당신이 제시한 협상 내용은 당신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협상안일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너무 흔쾌히 이를 받아들인다면 이는 당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극단적인(extreme), 본인에게 최상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협상안을 제안한 당신은 상대방에게 `왜 이 제안을 받아들였나`라고 묻고 `내가 빠뜨린 내용이 있나? 내가 너무 멍청한 제안을 한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협상안을 먼저 제안하는 사람들이 결국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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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협상안을 제안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상대방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더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협상을 `대결(battle)`로 본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협상 준비를 `싸움`을 준비하는 것과 같이한다. 협상가들은 한 가지를 깨달아야 한다. 간혹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충돌과 갈등이 빚어질 수는 있어도, 대부분의 협상은 본인이 아는 사람들과 하게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투` 모드로 협상하려 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대신 문제 해결 모드로 임해야 한다. 현 상황보다 본인을 더 유리한 입장으로 이끌어내는 동시에 상대방이 원하는 것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명심할 점은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상대방이 `네`라고 말하게 할 순 없다. ―상대방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뭘까. ▷본인 혹은 본인과 상대방 둘 다 협상을 `대결`로 볼수록 협상 자리에서 합의안이 나오기 힘들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상대방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너와 협상을 하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낫겠어`라며 뒤돌아서 나간다. ―상대방보다 얼마큼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느냐 역시 협상 우위를 판가름하는 요소다. ▷내가 상대방보다 더 준비를 철저하게 해와서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하자.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나를 이기긴 매우 어렵다. 운이 좋으면 상대방에게도 좋게 협상이 진행될 수도 있겠지만 협상 성공 여부는 운에 맡기면 안 된다. 협상 자리에서 상대방이 본인보다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면 휴식시간을 취할 것을 제안한다. ―즉흥적인 협상 제안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즉흥적으로 협상 카드를 꺼내는 것은 본인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불가피한 경우에 즉흥적으로 협상 내용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 먼저 선수치고 본인에게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제안하는 것이 낫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좋은 조언은 아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이라 할 수 있겠다. ―상대방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면 그의 마음을 열어 정보를 나누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실제로 협상을 하기 이전에 협상할 상대방과 먼저 만나는 것을 추천한다. 이 미팅의 안건(agenda)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진행될 예정인 협상을 통해 무엇을 달성하려 하는지 상대방과 미리 얘기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상대방에게 좋은 딜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라. 둘째, 본인에게 좋은 협상안이 뭔지 나눠라. 셋째, 상대방을 협상 테이블에 앉게 만드는 동기, 즉 본인과 상대방의 교류가 왜 중요한지를 서로에게 말해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협상을 하러 갈 때 상대방과 `대결`하는 것을 생각하며 간다는 점을 기억해보자. 하지만 미리 만남을 가지면 대결 구도에서 분위기를 바꿔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미리 파악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런 대화 시간은 상대방을 신뢰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상대방과 싸울 준비가 아닌, 서로의 협상 목표가 뭔지를 알게 되는 시간을 공유한다. ―협상은 심리싸움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심리적으로 다가갈 때 사람들, 특히 비즈니스 리더들이 잘 저지를 수 있는 실수는 무엇인가. ▷우선 협상 준비를 하지 않고 (협상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상대방을 대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협상 자리를 대결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되었다.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든 상대방을 압박하면 본인이 원하는 대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 착각한다. 물론 이렇게 압력을 행사하여 협상이 타결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대개는 유효하지 않은 전략이다. 협상 상대방이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고 뒤돌아서 나간다면 끝이다. 안 그런가.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말에 설득당해 본인의 목표에서 벗어나는 대화를 나누게 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할 수 있는 준비가 있다면.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말에 설득당하는 이유는 결국 본인이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준비가 부족한 것이다. 첫째, 본인의 협상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올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세우지 않았다. 둘째, 어느 시점에서 협상을 끝마칠지를 정하지 않았다. 협상 장소에 들어가면 우리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상대방이 `예스`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협상 내용이 얼마나 좋은지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나는 중요한 협상을 준비할 때 두 가지를 한다. 첫째, 내게 중요한 직장 동료와 함께 모의협상 시간을 갖는다. 동료가 협상 상대방 역할을 맡아서 대답하기 힘든 질문들을 내게 하게 한다. 이로써 실제 협상 시간에 나올 수 있는 장애물(답하기 곤란한 어려운 질문 등)을 미리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둘째, 나와 함께 모의협상 시간을 가진 같은 동료에게 나의 최종 목표(bottom line)가 무엇인지를 얘기한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사전에 협상 목표를 얘기하면 이를 지키지 않기는 힘들다. 만약 목표했던 것대로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동료에게 창피한 마음이 들면서 그가 갖는 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아무리 준비를 철저하게 하더라도 실제 협상 시간에서는 상대방의 예상치 못한 말이나 행동 때문에 준비했던 것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협상 준비를 미흡하게 했기에 실제 협상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이 뜻밖이라 여기고 놀란다. 그리고 이 놀라움은 사람들이 준비한 전략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 놓이면 사람들은 `그래도 계속 협상 진행을 해야지`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럴 때 협상을 계속 진행하지 말고 휴식을 취할 것을 권고한다. 협상하기 전에 내가 먼저 협상 제안을 하기로 마음먹는다면 나는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할지 미리 생각하고 적는다. 이로써 내가 얼마나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지, 또 상대방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실제 협상 자리에서 상대방 반응에 딱히 놀라워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상대방의 말에 놀란다면 예상치 못한 그의 반응에 대해 묻고 왜 이 같은 말을 했는지에 대해 이해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미팅을 할 것이다. 내가 협상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협상 도중에 언제나 쉴 수 있다는 것이다. 협상 상대방의 반응이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면 즉흥적으로 협상을 계속해야 할 필요는 없다. ―모든 협상이 만족스러운 결과로 끝나지 않는다.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계획했던 협상 내용 중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떻게 더 가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대부분의 협상은 본인이 계획했던 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본인이 기대했던 이득을 다 취할 순 없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적어도 계획했던 협상안의 절반은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좋지 않은 전략이다. 내가 제안하는 몇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논의해야 할 문제를 줄이지 말고 다 말해라. 모든 문제를 말하면 본인에게는 중요하지만 상대방에게는 덜 중요한 이슈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반대로 상대방에겐 신경 써야 할 문제지만 본인에겐 그리 신경 쓸 문제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얼마나 다양한 문제들이 있는지를 알고 이 중 나와 상대방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들이 얼마나 다른지를 파악하면 협상을 통한 가치 창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예로, 내가 자동차를 구매한다고 하자. 당연히 제품 가격이 나와 자동차 딜러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다. 그렇지만 나와 자동차 딜러 두 명 모두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요소들도 분명히 있다. 나는 미래에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를 눈여겨보고 매우 가치 있게 생각하지만 이는 딜러에게는 그다지 가치 있는 요소가 아닐 수 있다. 반대로 자동차 딜러에겐 고객만족도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사실 고객만족도를 작성하는 것은 자동차 구매자에겐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딜러에겐 고객이 고객만족도 조사를 작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가치 있게 생각하는 요소가 상충될 때면 두 협상자 사이에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예로, 고객만족도 점수를 높게 주는 대신 좋은 미래 서비스에 대한 보장을 받아내는 것이다. 나와 상대방이 서로에게 중요한 요소를 채워 나가며 각자 자기 자신에게도 필요한 요소를 충족하는 것이다. ■ 마거릿 닐은… 1972년 미국 루이지애나대 먼로캠퍼스에서 약학과(hospital pharmacy)를 졸업한 마거릿 닐 교수는 1982년 텍사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이후 경영대 교수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애리조나대, 태국 쭐랄롱꼰대, 노스웨스턴대 등에서 커리어를 쌓았으며 현재는 스탠퍼드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협상 관련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협상과 팀 성과다. [윤선영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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