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더 뉴 모하비, 여유란 건 '잘 갖춤'이야

OSEN | 입력 2016.02.24. 08:25

[OSEN=강희수 기자] “이왕이면.”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가 은연 중에 이런 말을 자주 쓴다면 딜러는 상품을 추천하기가 쉬워진다. 예상가를 웃도는 한이 있더라도 최고의 제품, 다양한 성능을 갖춘 상품을 소개하면 된다.

야생을 동경하는 중년 남자의 로망, 기아자동차 ‘더 뉴 모하비’가 돌아왔다. 작년 9월 생산과 판매가 중단 된 이후 6개월 만이다. 개발도 완료 되지 않은 6개월 동안 미리 예약을 하고 기다린 이가 4,500명, 출시 됐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대리점으로 달려간 이가 1,200명, 공식 출시 약 1주일 만에 저 육중한 차가 5,700대나 팔려나갔다. 구매자들은 40, 50대 연령대가 70%에 달하고, 83%가 남성이며, 가장 비싼 프레지던트 트림을 선택한 이들이 무려 91%였다. 바퀴 굴림방식으로 보면 4륜구동이 98%였고, 각종 안전사양 옵션을 모두 선택하는 비율도 85%였다.

다른 건 싫고 오로지 ‘그 차’만 달라는 소리다. 옵션이라는 옵션은 다 갖춰야 하고, 가격도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디자인 변화도 그렇게 결정적이지 않다. 이 정도면 숫제 ‘팬덤(fandom)’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 내지는 이 세그먼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요소들, 즉 성능, 디자인, 가격을 다 갖춘 것일 수도 있다. 이렇다 보니 사는 이도, 파는 이도 선택에 고민이 없다.  

도대체 ‘모하비’가 갖고 있는 강점이 뭐길래? 24일, 자유로와 임진강변 일대를 돌며 치른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그 답을 찾으려 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떤 일이 닥칠 지 모른다” “항상 미래를 대비하면서 살아라”...앞선 생을 살고 있는 이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얘기다. “길은 잘 닦인 아스팔트에만 있지 않다”고 외치는 이들이 고개를 돌리는 곳, 그 자리에 ‘모하비’가 서 있었다.

‘더 뉴 모하비’는 출시 이후 8년 동안 연식 변경만 해 온 차다. 이번 재출시도 강화 된 환경규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엔진과 배기 가스 저감장치를 손본 것이 핵심이다. 배기 가스 저감을 위해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방식의 장치를 추가 했다. 엔진에서 배출 된 질소산화물에 요소수를 뿌려 물과 산소로 전환시키는 장치다. 그리고 이왕 변경하는 김에 승차감과 안정 및 편의사양을 강화했다.

전장은 딱 5mm 차이가 생겼다. 전면에 입체감 있는 스키드플레이트를 적용하면서 이전 모델의 범퍼보다 5mm가 줄어 4930mm가 됐다. 나머지 차체 규격은 달라지지 않았다. 스키드플레이트를 단 앞 얼굴은 하부 입체감이 커지면서 전면부를 좀더 안정적인 삼각형 구도를 이루도록 했다. 시각적으로 안정감이 더해졌다.

퀼팅 패턴의 나파가죽 시트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해지기는 했지만 극도의 안락함을 추구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시원하게 내려 보이는 전방 시야가 육중한 차체에서 오는 부담을 덜어줬다. 최근의 크로스오버 차량들이 시트포지션을 낮게 해 세단의 감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더뉴 모하비는 정통 SUV의 기준을 그대로 따랐다.

실 주행구간, 즉 시속 80km에서 120km 정도의 구간에서는 정숙성, 안정성 같은 단어를 붙일만했다.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신경을 많이 쓴 개선영역이다. Rpm 1,500 언저리에서 높은 토크를 발휘해 초기 발진에 억지스러움이 없고, 가속시 들리는 디젤 엔진 특유의 부산스러움도 없다. 제원 상 더뉴 모하비에 장착 된 3.0리터급 V6 S2 디젤 엔진은 후륜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을 이뤄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f·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120km/h를 초과하는 고속 주행에서는 바람소리도 제법 크게 들린다. 급차선 변경을 한 뒤 차체가 다시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몇 차례 요동도 친다. 전ㆍ후륜 서스펜션과 쇽업소버를 새롭게 튜닝했다고 하지만 높이에서 오는 한계는 있었다.

정통 SUV의 미덕은 역시 오프로드에서 발휘 됐다. 임진강 자갈 뜰 일대에 마련 된 오프로드 코스를 달릴 때는 나도 모르게 차창을 내린 채 아직은 쌀쌀한 강바람을 맞고 있었다. 전날 내린 눈비로 길바닥은 질척거렸지만 프레임바디의 4륜구동은 망설임 없이 제 갈 길을 갔다.

진흙에 바퀴가 빠지는 구간, 한쪽 바퀴만 둔턱에 걸쳐 차체가 기울어진 상태로 운행하는 구간, 30도 경사로를 올라가는 구간도 꿈틀꿈틀 잘도 빠져 나갔다. 산을 오르고 개울을 건너는 익스트림 시승코스에 비하면 맛보기에 불과하기는 했지만 ‘오프로드’에서 왜 프레임 바디인가를 어렴풋이 느끼는 정도는 됐다.

‘흐린 날’도 대비하는 프레임 바디는 대신, 연비 손실을 요구했다. 자유로와 율곡로, 오프로드까지 약 64km를 운행하는 과정에서 8.5 km/ℓ 전후의 연비를 기록했다. 더 뉴 모하비의 복합 공인연비는 10.7km/ℓ이지만 이는 2WD 모델로 측정한 구연비 기준 수치다.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하는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방향 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 이탈시 운전자에게 경고를 해주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앞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하여 추돌 위험시 경보 안내를 해주는 ‘전방추돌 경보시스템(FCWS)’, 야간 주행시 주변 환경에 따라 상향등을 자동으로 조작해주는 ‘하이빔 어시스트(HBA)’ 등이 이번 부분변경에 포함 됐지만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더뉴 포하비의 트림별 가격은 노블레스 4,025만원, VIP 4,251만원, 프레지던트 4,680만원이다. (개소세 인하 반영:3.5%기준)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