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한국 경제, ICBM에 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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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13 03:05
공학한림원 오영호 회장
"빅데이터·모바일 활용해 제조·서비스업 결합해야"
공학 분야 석학과 산업계 리더들의 모임인 한국공학한림원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14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산업혁신 전략을 제시하기 위한 국제콘퍼런스를 연다. 오영호〈사진〉 공학한림원 회장은 행사에 앞서 12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경제의 성장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등 ICT(정보통신기술) 신기술을 기존 산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공학한림원이 마련한 산업혁신 전략을 밝혔다.
그는 혁신 전략의 핵심을 'ICBM 고속도로'로 요약했다.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C)·빅데이터(B)· 모바일(M)의 영문 첫 글자를 딴 말이다. 오 회장은 "IMF 경제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틀을 바꾸는 모멘텀이 없었다"며 "ICBM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결합해 신산업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과 무역협회 상근 부회장, 코트라 사장을 역임한 국내 최고의 무역통이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경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중견기업이 늘었다 하지만 그중 수출역량을 지닌 기업은 감소 추세"라며 "국민소득이 9년째 2만달러에 묶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상공부 산업기술과장을 하던 1992년 반도체 제조장비 국산화율이 18%였는데 지금도 30%에 불과하니 얼마나 한심합니까. 반도체를 수출해도 남는 게 없으니 힘들여 물고기를 잡아도 어부에 다 뺏기는 가마우지 신세죠." 오 회장은 "반도체 대신 사물인터넷용 센서나 칩으로 눈을 돌리면 신시장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학한림원은 우수 연구 인력은 물론 기술·기능 인력까지 해외에 문호를 개방하는 내용의 이민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촉구했다. 오 회장은 "2020년부터 매년 40만명씩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며 "우리나라의 존립을 위해서도 지금부터 이민정책의 전환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공학 교육 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대학이 기업과 손을 잡고 공학 교육을 시장에 맞게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공학한림원은 '생계형' 창업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슘페터형' 창업을 유도하기 위해 아예 창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만 가르치는 창업중심대학도 제안했다. 미국에서 기업가 정신 관련 학부와 석사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밥슨칼리지가 모델이다. 이 대학에서는 10년간 5000여 개의 벤처기업이 나왔다. 오 회장은 "산업과 교육, 이민정책 등을 다루려면 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중립기구가 필요하다"며 "정치와 거리를 둔 국가미래전략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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