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새롭게 뜨는 SNS가 '괴물 폰카'를 키우다
![](http://image.chosun.com/cs/article/2011/title_author_arrow_up.gif)
![](http://image.chosun.com/cs/article/2011/title_author_arrow_up.gif)
- 기사
- 100자평(3)
입력 : 2015.06.20 03:03 | 수정 : 2015.06.21 16:47
사진·동영상 공유 시대, 새 승자와 패자… 다 죽어가던 소니 부활하고 스포츠 경기는 골머리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최근 '미어캣'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어캣(meerkat)은 남아프리카 지역에 서식하는 고양이를 닮은 포유류(몽구스과)의 이름이지만, NHL을 괴롭히는 것이 이 동물은 아니다. '미어캣'이란 이름을 가진 동영상 생중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다.지난 4월 21일 NHL은 아이스하키 경기장 내의 미어캣 생중계를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빌 달리 NHL 부총재는 "경기 중은 물론 경기 전후 어떤 장면이라도 스마트폰으로 생중계하는 것은 분명한 불법"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NHL 경기가 SNS로 중계되기 시작하면 굳이 비싼 입장권을 사서 아이스하키장을 찾는 팬이 줄고, TV 중계권료도 깎일 것을 우려한 조치다.
지난달 '세기의 졸전'으로 막을 내린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의 복싱 경기 역시 동영상 생중계 SNS의 희생양이 됐다. 미국에서 이 경기를 보려면 100달러(약 10만9100원)에 달하는 TV 시청료를 내야 했는데, 비싼 시청료가 아까웠던 복싱팬들은 경기 시간에 TV 대신 '페리스코프'(Periscope)를 켰다. 페리스코프도 미어캣과 같은 동영상 생중계용 SNS다.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을 켜고 '방송하기' 버튼을 누르는 즉시 전 세계 가입자가 생방송으로 내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일부 페리스코프 이용자는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복싱 경기 장면을 생중계해 팔로어를 끌어모았는데, 팔로어가 많은 채널은 최대 2만명까지 시청자가 몰렸다. TV 측에서 보자면 이 1개 채널에서만 시청료가 최소 200만달러(약 22억3600만원) 증발한 셈이다. 반대로 페리스코프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막대한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물론 이는 엄연한 저작권 침해다. 그러나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이 같은 '해적 방송'을 방송사가 일일이 막아내기란 쉽지 않다. 과거에도 TV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경기를 캠코더로 몰래 녹화해 공유하는 행위는 빈번했다. 그러나 이는 해당 TV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경기가 끝나고도 한참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최근에는 SNS를 타고 세계적으로, 또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피해 정도가 다르다. 초창기 문자 중심으로 의사소통하던 SNS가 사진, 동영상, 심지어 실시간 중계까지 가능해지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사진·동영상 위주의 서비스가 산업을 바꿔놓고 새로운 승자와 패자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카메라에 통화 기능 붙는 셈"
SNS 이용자들이 문자보다 사진, 동영상 공유에 열중하자 당장 스마트폰 업계로 변화의 물결이 밀려왔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두께나 화면 크기로 경쟁하는 건 옛말이다. 최근의 마케팅 포인트는 단연 카메라다. 사진, 동영상으로 대화하는 시대다 보니 카메라 성능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 ▲ Getty Images 멀티비츠
소니는 이미지 센서 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연초에 밝힌 9억달러 외에 3억75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총 투자 금액은 12억7500만달러, 우리 돈 1조4152억원에 이른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는 "우리의 제품이 다른 업체의 제품에 들어가느냐, 우리 제품에 들어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제품으로 말미암아 혁신이 일어난다면 신명 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방 산업 전자상거래 업계도 촉각
SNS 트렌드 변화는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텍스트를 위주로 게시하던 SNS에 비해 사진, 동영상 중심의 SNS는 상품을 진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지난 2일 사진 공유 위주의 SNS '핀터레스트'(Pinterest)는 앞으로 SNS에 올라온 특정 상품을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버튼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핀터레스트에 올라온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판매자 사이트로 이동해 결제하고 배송지 정보를 따로 입력해야 했다. 그러나 핀터레스트에 새로 생길 '구매하기(Buy it)' 버튼은 한 번 누르면 기존에 입력했던 카드 정보로 결제가 이뤄지고, 배송까지 완료된다. 핀터레스트는 판매자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대신 광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릴 예정이다. 아마존, 이베이 등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물건 값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아온 것과는 다른 방식이어서 입점 업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벌써 백화점 브랜드 메이시스, 가구 전문업체 이튼앨런, 패션 브랜드 케이트 스페이드 등이 핀터레스트와 계약하고 수백만개 상품을 입점하기로 했다. 그동안 전자상거래 분야서 아성을 구축했던 아마존, 이베이로서는 신생 SNS의 색다른 행보가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다. 팀 켄달 핀터레스트 사업부장은 "핀터레스트 이용자들이 가장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게 한다면 사업 기회는 자연스럽게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쇼타임, HBO처럼 SNS에 생방송을 도둑맞는 사례도 있지만, 이런 SNS들이 적극적으로 공생(共生)을 도모하는 사례도 있다. 미국 기상 전문 케이블 방송 웨더채널은 1억명에 달하는 앱 이용자를 지역 통신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페리스코프, 미어캣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시청자가 직접 각지의 현재 날씨를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보내오면 웨더채널이 이를 잘 편집해 최종 방송으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데이비드 케니 웨더채널 CEO는 "동영상 생중계는 위성 수신기가 달린 트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폭스채널의 인기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은 최종 후보 12명의 파티 장면을 미어캣을 통해 생중계하기도 했다. 동영상 생중계 SNS를 TV 채널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 셈이다.
'MAMAA, 미래 ,ICB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자로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적다 (0) | 2015.06.28 |
---|---|
中 '드론부대' 창설… 사람 그림자 없는 戰場 (0) | 2015.06.28 |
[Weekly BIZ] 글보다 사진 한 장이 끌린다… '이미지 놀이'에 빠진 사람들 (0) | 2015.06.27 |
[미국기업 진단]페이스북(下) "떠나는 젊은층, 어떻게 잡나" (0) | 2015.06.27 |
'스마트 기기와 한몸'… C세대와 연결된 기업이 흥한다 (0) | 2015.06.23 |
[주목해야 할 인물들] 바이두의 징왕(Jing Wang) (0) | 2015.06.14 |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의 생각과 힘의 원천 (0) | 2015.06.14 |
구글의 무서운 기술 실시간 번역? 새로운 바벨탑을 쌓는 중 (0) | 2015.06.14 |
[매경 MBA] 아끼다 썩는 게 모바일 첨단기술…차라리 다 내줘라 (0) | 2015.06.05 |
마윈 "IT시대 저물고 향후 30년간은 DT시대 온다" (0) | 2015.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