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제] 새 데이터 요금제로 바꾸는 게 나을까요?
KT의 데이터 요금제가 화제입니다. 한편 요금제를 두고 좋다, 나쁘다 갑론을박도 이어집니다. 어쨌든 KT가 첫 테입을 끊은 이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 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요금제도 뭔가 속이는 것 아닌가, 어떤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습니다. 실제 요금제 설계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통신사들에 대한 신뢰 때문에 저절로 나오는 씁쓸한 반응일 겁니다.
요금 자체엔 큰 변화 없어
일단 새 요금제라고 해서 큰 혜택이나 요금이 크게 내려가는 건 없습니다. 요금제야 다양할수록 좋습니다. 새 요금제가 나온다고 해서 기존 요금제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외려 이번 데이터 요금제처럼 통신사가 대대적으로 미는 요금제는 최신 이동통신 이용 트렌드에 맞추기 때문에 잘 이용하면 좋습니다.
데이터 요금제는 기존 요금제보다 많든 적든 더 나아지고 발전한 요금제입니다. 이 요금제의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단순함’입니다. 데이터 요금제는 전부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가 무제한 무료입니다. 그리고 각 요금제끼리의 차이점은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쓸 수 있나로 구분됩니다.
KT의 새 데이터 중심 요금제입니다. 음성 통화는 무제한이고, 데이터 이용량만 고르면 됩니다. |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판단이 쉽습니다. 예전처럼 데이터는 얼마를 쓰고, 통화는 몇 분을 할지 같은 것들을 복잡하게 따지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데이터를 한 달에 얼마나 쓰는지만 따지면 큰 고민은 끝납니다.
또 하나는 KT가 ‘밀당’이라고 부르는 건데, 지난달에 쓰고 남은 데이터를 이달로 이월해주는 기존 제도에, 필요하면 다음달에 쓸 데이터를 끌어다 쓸 수 있는 겁니다. 데이터 이용량이 많아지면 추가로 이용권을 사거나 남들에게 받는 방법도 있지만, 일단 안전장치라는 의미에서 다음달 데이터를 미리 끌어다 쓸 수 있어서 뜻하지 않게 요금이 더 나오는 걸 막아줍니다.
정해진 데이터를 조금씩 넘겨 쓸 때 나오는 요금이 꽤 비싸기 때문에 통신사로서는 그 수익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KT 내부에서는 분명 적잖이 고민했을 겁니다.
2011년, 초기 LTE 스마트폰에 적용됐던 요금제입니다. 지금 쓰기는 조금 낡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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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대 요금제는 아닐텐데...
사실 여기에 초를 치는 것은 요금입니다. 싸다 비싸다를 떠나 ‘2만9900원’처럼 잡은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만9900원은 사실상 3만원입니다. 이 요금제 모두가 100원씩 떼어냈는데 이를 두고 ‘2만원대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라는데 이걸 누가 2만원대로 볼까요. 게다가 부가세가 별도니 실제로는 3만2890원입니다. 차라리 100원 더 받고 깔끔하게 3만원, 3만5천원으로 해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줄이는 게 낫겠습니다.
이 요금제가 내게 맞는지를 살펴볼까요. 일단 LTE 이용자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요금제는 3가지가 있습니다. 처음 LTE가 나오던 때에 쓰던 요금제입니다. KT의 경우 'LTE워프' 요금제입니다. 3만4천원에 통화 160분, 데이터 720MB를 쓸 수 있는 요금제입니다. 이 요금제는 1만원씩 올라 7만2천원에 통화 450분, 10GB까지 고를 수 있습니다. 구분하기 쉽게 이를 1세대 요금제라고 하겠습니다.
순액요금제는 약정 할인을 아예 녹여낸 게 특징입니다. 기본 구조는 LTE완전무제한, 모두다올레 요금제와 비슷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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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휴대폰을 구입하신 분들은 2세대 요금제격인 '모두다올레', '완전무한' 요금제를 쓰실 겁니다. 이 요금제는 6만7천원부터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고, 7만9천원부터는 데이터까지 약간의 제한을 두고 무제한으로 쓸 수 있습니다. 5만원대 이하 요금제들은 망내 통화 무제한을 누릴 수 있었지요. 이후 이 요금제는 월 약정 할인을 떼어낸 순액 요금제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데이터 요금제는 3세대인 셈입니다.
핵심은 음성통화의 변화
1세대 요금제를 쓰시는 분들은 되도록이면 2세대 순액 요금제 혹은 새 데이터 요금제로 바꾸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전 요금제는 2년 약정을 기준으로 요금을 일부 할인해주는데 30개월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요금으로 되돌아갑니다. 약정에 따른 변동이 없는 요금제로 바꾸는 건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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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다올레, 완전무제한, 순액 요금제 등 2세대 요금제를 쓰고 있다면 새 요금제로 바꾸기 전에 몇 가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일단 전화 통화가 많다면 데이터 요금제로 바꾸는 게 무조건 유리합니다. 집, 사무실, 학교 등 무선랜을 쓸 수 있는 환경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면 데이터는 한 단계 낮은 요금제를 쓰면 됩니다.
약정 할인을 덜어낸 순액 요금제를 기준으로 보면 기존 순 완전무한51(완전무한67) 이상의 요금제를 불편없이 쓰고 있다면 데이터 요금제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데이터 제공량을 기준으로 보면 새 요금제는 5만원에 6GB를 줍니다. 기존 순 완전무한51은 5만1천원에 5GB입니다. 대신 새 요금제는 무선 통화만 무제한이고 유선 통화는 30분 한도 안에서 쓸 수 있습니다. 그 이상 요금을 내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도 거의 비슷합니다.
저가 요금제는 조금 다릅니다. 순 모두다올레28은 2만8천원에 통화 130분, 데이터 750MB입니다. 데이터 요금제는 3만원에 통화는 무제한, 데이터는 300MB입니다. 데이터냐, 음성통화냐를 두고 판단하면 됩니다. 아무래도 SNS나 메신저보다 전화가 더 편한 분들에게는 요금 걱정 없이 마음껏 전화하실 수 있는 데이터 요금제가 낫고, 그래도 데이터를 조금 더 쓴다면 기존 요금제가 낫습니다. 이름은 데이터 요금제인데 음성통화를 자유롭게 쓴다니 약간 안 맞는 듯도 합니다. 어쨌든 이 요금제는 50·60대 분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있다는 게 KT의 설명입니다.
3만5천원 요금제는 1GB를 줍니다. 순 모두다올레34는 3만4천원에 음성 185분, 데이터 1.5GB입니다. 바꾸는 게 낫나 약간 헷갈립니다. 4만원 데이터 요금제는 2GB, 순 모두다올레 41은 통화 250분, 데이터는 2.5GB입니다. 더 헷갈리시죠. 이 두 요금제는 지금 쓰는 데이터 이용량이 불편하지 않다면 새 요금제로 바꿔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지금도 데이터가 모자랐다면 그냥 두거나 하나 위의 요금제를 고르는 게 낫지만, 데이터 이용량이 엇비슷하거나 약간 부족했다면 전화를 마음대로 쓰는 것도 좋습니다. 가족, 친구들과 요금 걱정없이 목소리 들으면서 통화하는 건 카톡과 또 다른 느낌입니다. 저는 순 완전무한51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이 요금제 이후 부쩍 전화 통화량이 늘었습니다. 대신 데이터 이용량이 줄더군요. 요금제가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바꾸는 것 같습니다.
휴대폰→유선 통화는 '무제한' 대상 제외
하지만 음성통화 무제한에는 약간 제한이 있습니다. 5만원 요금제까지는 휴대폰에 거는 것만 무료라는 제한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통화가 휴대폰 사이에서 이뤄지긴 하지만 유선망을 갖고 있는 KT가 유선 전화에 거는 걸로 차등을 둔 건 좀 쩨쩨해 보입니다.
또, KT는 음성통화에 대해 몇 가지 단서를 걸었습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음성통화를 3일 이상 하거나, 한 달 전체 음성통화가 100시간, 1천통화 이상 수신, 착신 통화가 100분 미만 등일 때는 제한을 걸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제한은 일반인들을 제한하려는 건 아니고 스팸전화나 텔레마케팅 등 상업적인 전화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일반적인 용도로 쓰는 전화는 이 조건을 채우기도 쉽지 않고, 설령 조건에 걸린다고 해도 상업적 이용이 아니라면 이용에 제한을 받지도 않습니다. 대신 KT가 스팸전화 단속은 좀 더 확실하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새 요금제가 간단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요금제는 어렵습니다. 새 요금제는 KT가 광고하는 것처럼 통신사 입장에서는 음성통화에 대한 수익을 포기하는 결단을 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갸우뚱한 부분도 있습니다. 아마 매출에도 큰 변화가 있진 않을 겁니다. 새 요금제가 나왔다고 해도 기존 요금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 차분히 비교해보고 요금제를 바꿀 지 생각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요금제는 한 달에 한번씩 바꿀 수 있으니 직접 이것저것 바꿔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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