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存共生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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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31 03:03
[온라인의 오프라인화] 로딩 샵킥 CEO
쇼루밍族 밖으로 끌어내기… 모바일 서비스에 달렸다
아마존은 전통 서점을 문 닫게 하고, 이베이는 소더비를 흔들었다. 페이팔(온라인 지급 결제 회사)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서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꼭 이렇게 싸워야만 할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윈윈' 모델을 개척한 온라인 기업이 있다. 2009년 창업한 스마트폰 쇼핑 애플리케이션 '샵킥(Shopkick)'이다.
온라인 기반의 쇼핑 앱이지만, 실제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된다. 이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 받으면, 샵킥과 제휴를 맺은 상점에 들어가는 순간 포인트가 적립된다. 인기 상품이 무엇인지와 각종 할인 정보도 알려준다. 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매장에서 기프트 카드, 공짜 커피, 영화 티켓으로 교환할 수 있다.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직접 상점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매장은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샵킥은 이들 제휴업체로부터 서비스 이용료를 받는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 ▲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가면, 샵킥의 앱이 자동으로 켜지면서 포인트를 적립하고, 상품정보를 보여준다. 사진은 샵킥 사용자가 미국 의류업체인 ‘아메리칸 이글’ 매장에 들어갔을 때 사용자 스마트폰에 떠오른 화면. /길트제공
위클리비즈는 샵킥의 창업자이자 사장(CEO)인 시리악 로딩(Roeding·42) 씨를 실리콘밸리의 중심지인 레드우드 시티의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SK에 인수된 뒤에도 사장을 계속 맡고 있다.
인터뷰를 하기로 한 시간은 마침 점심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본사 건물로 찾아갔더니, 로딩 사장이 회사 직원들과 함께 건물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아 플라스틱 바구니에 든 샐러드를 먹고 있었다.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부스스했다.
'쇼루밍 현상'은 기우였다
―샵킥은 '온라인의 오프라인화(Online to Offline·O2O)'의 대표적 기업으로 꼽힙니다. O2O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샵킥은 O2O를 처음으로 실현한 기업 중 하나입니다. O2O의 핵심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오프라인 세상에 온라인의 기능을 더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이 오프라인 시장을 점령하거나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세상이 더 편리해지게끔 도와준다는 겁니다.
저는 스마트폰에 동영상 기능이 처음으로 탑재됐을 때, 사람들이 콘서트에 가서도 공연을 직접 관람하는 대신 스마트폰만 쳐다보면서 동영상을 찍는 것을 보고 잘못됐다고 느꼈습니다. 저라면 직접 공연장까지 갔기 때문에 제 눈으로 직접 공연을 관람하고 경험하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모바일은 현실 세계를 경험하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디지털은 물리적인 공간을 더 살기 좋게 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 ▲ 로딩 샵킥 CEO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지만, 정작 구매할 때는 저렴한 인터넷 쇼핑몰이나 홈쇼핑을 이용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쇼핑몰의 전시장으로 전락하는 '쇼루밍 현상(showrooming effect)'이 발생했죠. 이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입지가 좁아진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온라인의 오프라인화입니다. 유통의 경우 옴니채널(omni-channel)이라는 모델이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오프라인 쇼핑, 모바일 쇼핑, 홈쇼핑, 방문 판매 등 여러 유통망이 하나로 통합되는 겁니다."
모바일이 시장을 점령할 것
로딩 사장은 "샵킥의 성공은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의 어떤 점이 특별한지 알아내는 데 7년이 걸렸다"고도 했다.
"15년 전 처음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이 다른 플랫폼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수없이 던졌습니다. 그래서 나온 답은 '모바일은 유일하게 현실의 물리적 환경에서 가지고 다닐 수 있으면서도 상호작용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샵킥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 아주 단순한 질문을 스스로 던졌습니다. '어떤 비즈니스 아이템이 모바일 없이 불가능한가?' 샵킥이 그런 사업입니다. 샵킥은 스마트폰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입니다. 무거운 컴퓨터를 들고 와서 매장에 들어와 포인트를 적립할 순 없으니깐요."
―모바일 쇼핑의 잠재력을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제 경우 비싼 물건이라면 스마트폰으로 사는 게 꺼려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 한계도 사라질 겁니다. 15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신발을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온라인에서 신발을 파는 일이 아주 흔해졌습니다.
식료품도 그렇습니다. 채소와 과일 등 식료품은 신선한 재료를 직접 골라가며 사야 한다는 점 때문에 온라인 마켓의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모두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요? '아마존 프레시' 등 온라인을 통해 식재료를 주문하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집을 사고 판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 ▲ ‘들어오는 순간 포인트가 적립된다’고 쓰여있는 샵킥의 포스터. /샵킥 제공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나요?
"창업가(entrepreneur)는 단순히 비즈니스를 시작한 사람이 아닙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이 진짜 창업가입니다. 저는 5~10년 뒤의 메가 트렌드(mega trend)가 무엇일 지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해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터닝 포인트 말입니다.
예를 들어, 2008년 제가 예상한 목록 가장 위에는 두 가지 메가 트렌드가 적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진정성(authenticity)입니다. 사람들이 꾸밈없고 가공되지 않은 오리지널 제품을 원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유기농 식품과 제품들이 나왔고 지금까지 유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자연스러움(naturalness)입니다. 인위적이지 않고, 굳이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편안함을 의미합니다. 아이폰은 사용법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럽습니다."
―앞으로 5~10년 뒤의 메가 트렌드를 어떻게 예측하시는지요.
"첫 번째 메가 트렌드는 기술의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사람의 몸, 다른 물체 등 어딘가에 녹아 있어 마치 테크놀로지가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예를 들어 안경을 쓰지 않아도 인체에 내장된 기술로 눈앞에 이미지를 띄우고 인터넷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두 번째 메가트렌드로는 '개인의 자아에 대한 표현'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소비자는 대기업의 일개 직원, 큰 기계에 속한 작은 부품이 아니라 하나의 특징적인 존재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개성을 더 드러내고 싶어할 것입니다. 과거에 이런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은 벽에 그리는 그래피티 수준이었는데, 기술이 발달할수록 개인의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더 많은 도구가 생겼고, 더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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