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에만 ‘호갱님’?…알고보니 삼성전자엔 ‘봉’

SKT에만 ‘호갱님’?…알고보니 삼성전자엔 ‘봉’

원문 |입력 2014.10.12 17:26 |수정 2014.10.12 17:46 | 더보여z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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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휴대전화 가격, OECD 1위…품질보증기간은 절반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삼성전자 같은 휴대전화 제조사들한테도 ‘호갱님’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휴대전화 값을 가장 비싸게 치르면서 무상 수리나 교체를 받을 수 있는 품질보증기간은 미국과 영국 등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문병호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팔린 스마트폰의 평균 공급가는 512.2달러(55만원), 보급형 휴대전화(피처폰 포함)는 230.6달러였다. 스마트폰과 보급형 휴대전화 공급가격 모두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비싸다. 2011년 각각 3위와 2위에서 지난해 모두 1위로 올라섰다. 스마트폰 공급가는 미국(505.38달러), 폴란드(500.23달러), 멕시코(492달러)가, 일반 휴대전화기는 일본(200.72달러), 핀란드(119.13달러), 폴란드(118.68달러)가 각각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값이 비싸다는 얘기는 많이 있었지만, 공급가가 구체적으로 조사돼 OECD 회원국 내 순위와 함께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미래부는 통신사들로부터 휴대전화 모델별 평균 공급가를 받아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나라별 휴대전화 공급가 자료와 비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평균 16개월에 지나지 않는 휴대전화 교체 주기 및 휴대전화 평균 공급가를 감안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휴대전화 단말기 구입비 부담이 5년 단위로 소형차를 계속 바꾸는 것과 맞먹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개호 의원은 “가트너는 저가 보급형 휴대전화 가격도 나라별로 조사해 내놨는데, 우리나라는 고가 단말기만 공급돼 조사대상 43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이 항목에 대한 조사치가 없다. 휴대전화 기종을 가격대별로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병호 의원은 “그동안 우리나라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단말기를 세계 최고가로 공급해 폭리를 취하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증가시켜왔다. 정부는 휴대전화 공급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보조금 분리공시제를 도입해 휴대전화의 가격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품질보증기간 같은 서비스에서는 차별을 받아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장병완 의원은 국감자료를 통해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국내 품질보증기간이 외국의 절반”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의 소비자들한테는 2년의 품질보증기간을 주면서 국내 소비자들한테는 1년만 주고 있다는 것이다. 품질보증기간은 고장이 나거나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무상 교체나 수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소비자기본법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품질보증기간을 1년으로 권고하고 있다. 영국과 오스트레일리라 등은 법으로 품질보증기간을 2년으로 강제하고 있다. 차별을 하는 게 아니라 법을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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