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새로운 경쟁자들: 스타벅스, 구글, 알리바바 – HB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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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접한 글이 평소 생각하던 바를 잘 풀어내고 있어 번역합니다.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 규제와 같은 현 시점의 제약 조건은 감안하고 풀어나가야 할 요인이지, 준비 자체를 외면하거나 미뤄야 할 핑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또한 어떤 형태로든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규제가 안바뀌고 우리가 안바뀌면 세상도 안바뀐다”는 생각입니다. 당대를 호령했던 수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안이함에 빠져 사라졌고, 지금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바뀝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보다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앞으로 금융이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번역해보았습니다. 이제는 흔해진 인용구이지만 ‘정말로’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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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블로그의 “Banks’ New Competitors: Starbucks, Google, and Alibaba“(Wayne Busch and Juan Pedro Moreno)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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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회사였던 애플이 미국에서 가장 큰 음악 판매회사가 되기까지는 불과 5년,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 판매회사가 되기까지는 7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검색 회사인 구글이 모바일 지도 앱을 출시한 이후 상위 GPS(네비게이션) 회사들의 시가총액의 85%를 날려버리는 데에는 단 18개월이 걸렸다. 중국의 아마존이라 할 수 있는 알리바바는 3년도 되지 않아 160억 달러(17조원) 규모의 대출기관이 되었으며, 7개월 만에 중국에서 가장 큰 MMF(Money Market Fund) 판매회사가 되었다.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다른 산업으로 진출하는 것은 점점 더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액센추어의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경영자의 60퍼센트가 향후 5년 내에 제휴나 합작, 또는 인수를 통해 이러한 유형의 움직임을 시도할 의향을 가지
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것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아직 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선진국의 은행(이하 금융회사)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금융회사들이 불황으로부터 회복하고 있는 동안 비은행(이하 비금융회사) 섹터는 디지털 혁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점차 금융회사들의 밸류 체인을 잠식해 들어왔다. 엑센추어는 전통적인 금융회사의 수익이 비금융사들과의 경쟁으로 인해 2020년까지 1/3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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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은행 수익의 1/4 정도를 차지하는 지급결제는 가장 경쟁이 심한 부문이다. 페이팔은 이제 몇몇 국가에서 온라인 지급결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퀘어나 스트라이프 같은 스타트업 회사들은 수십억 달러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소매업자들 역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미국 내 매출의 거의 1/3 정도가 자체 로열티 카드(선불)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비금융사들은 또한 당좌나 저축예금과 같은 핵심 영역으로도 서서히 진출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구글 월렛을 위한 플라스틱 현금카드를 내놓았다. T모바일은 스마트폰 앱과 ATM 카드를 활용한 새로운 당좌 서비스를 출시했다. 월마트는 입출금계좌와 같은 기능을 가진 선불카드를 출시하기 위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손을 잡았으며, 1년도 되지 않아 1백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거대 기술기업, 통신회사, 리테일러들이 금융회사와 상품 대 상품, 서비스 대 서비스로 경쟁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규제 장벽이 파괴적 혁신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은 고객들의 서비스 기대수준을 높이고, 고객과 금융회사간의 거리를 멀어지게 함으로써 이미 기존 금융회사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은행이 직면한 위협은 새로운 경쟁자들이 은행을 (결제 인프라와 같은) 백오피스 공공재라는 제한된 역할에만 고립시켜 놓고, 비금융회사들이 고객의 금융 생활에 있어 새로운 얼굴(접점)이 되는 것이다. Bancorp 은행과 같이 비금융회사들(Simple, Moven 같은 벤처기업은 물론 T모바일과 구글과 같은 대기업까지)이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 지원해주는 Private-label(자가브랜드, 제조의 OEM, 유통의 PB상품 같은 개념) 은행의 부상은 규제 장벽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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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금융회사들은 지점을 축소하고 좀 더 나은 모바일 및 온라인 뱅킹을 출시하는 것과 같은, 단순히 “좀 더 디지털”해지는 방법으로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할 수 없다. 금융회사들이 전 세계의 구글들과 페이팔들로부터 자신의 영역을 방어하길 원한다면 그들 자신이 고객들의 경제적 생활 속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야만 한다. 금융회사들은 금융 거래의 순간 뿐 아니라 그 전과 후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세상에서의 경쟁에 있어 근본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광범위한 고객기반, 방대한 양의 고객 및 거래 데이터, 그리고 다른 이들이 대체하기 어려운 결제, 보안, 대출 관련 역량이 그것이다.
단순히 소비자들이 돈을 모으거나 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돕는 대신, 금융회사들은 그들의 방대한 거래 데이터를 새로운 디지털 방법론과 결합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이 무엇을 구매할지, 언제 어디에서 구매할지(저녁식사, 영화, 집 등 그 무엇이든)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 전세계의 많은 영리한 기업들이 이미 이러한 길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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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Garanti는 고객의 위치와 과거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상품 제안과 자문을 제공하는 모바일 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앱은 고객이 특가상품을 제공하는 업소 근처에 있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GPS와 포스퀘어(위치 기반 SNS)를 활용하며, 저축을 위한 상품을 제안한다. 그리고 과거의 거래내역에 근거하여 당월의 남은 기간 동안 계좌에 얼마가 남아있을지를 추정하여 알려준다.
Bank of America는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이 단골 상점에서 구매할 때 캐쉬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온라인 명세서에 있는 이전 거래명세 하단에 있는 버튼을 눌러서 오퍼(혜택 제안)를 수령한다. 고객이 다음 번에 단골 상점에서 구매시 그들의 은행 계좌로 캐쉬백이 이루어진다. 이 은행은 이러한 Cardlytics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1700만 달러(187억원)의 현금을 돌려주었다.
호주의 Commonwealth 은행은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앱을 통해 주택 구매를 돕는다. 집을 구하는 고객들은 그들의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에 주택을 담는 것만으로도 월별 모기지 납부금이나 보험 등 그 집에 대한 매우 자세한 정보들을 불러올 수 있다. 이 앱은 호주에 있는 모든 주택의 95%를 커버하고 있으며 1주일에 2만 건의 검색 수를 기록하고 있다.
BBVA는 TrueCar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에 있는 고객들에게 자동차의 정가가 아닌 실제 판매가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고객이 자동차 구매시 이익을 얻게 하고 있으며, 동시에 은행의 오토론과 보험 상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은행의 혁신 연구소는 한 발 더 나아가 다른 국가에서도 이러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러한 정보에 능통한 자동차 전문가가 그들의 고객을 대신하여 자동차 판매상과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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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곳에서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소비자의 머리 속에 있는 ‘금융 서비스’라는 개념은 점차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말이다. 금융업이 계속해서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예금계좌를 제공하거나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에만 의지해서는 안된다. 금융업의 미래는 금융회사들이 고객들의 일상 속에서 돈을 모으고 더 잘 관리하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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