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만곡이 공짜?… 삼성의 파격서비스 하루 만에

음악 스트리밍 `밀크` 10만 다운로드… 애플 `아이튠스` 대응 콘텐츠 플랫폼 육성 전략 

김지선 기자 dubs45@dt.co.kr | 입력: 2014-09-25 20:19
[2014년 09월 26일자 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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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만곡이 공짜?… 삼성의 파격서비스 하루 만에


삼성전자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으로 콘텐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자 스마트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삼성의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24일 첫 공개한 음악 서비스인 '밀크'가 하루 만에 10만 건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미국 시장에서 밀크를 처음 선보인 이후 두 번째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이용자 혜택을 더 높였다. 현재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밀크는 같은 무료 서비스라도 중간에 광고를 끼워넣고 있다. 반면 한국 서비스에선 광고를 없애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 스마트폰(갤럭시S 2 이상) 이용자라면 누구나 구글플레이에서 밀크 앱을 내려받아 360만곡에 달하는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한국의 시장 반응과 개선점 등을 파악해 점차 서비스 국가를 늘려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밀크를 출시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판단한다"며 "추가 출시 국가나 추후 유료 전환, 광고를 포함한 무료 서비스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밀크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애플의 '아이튠스'에 대응하는 것처럼, 독자 스마트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음원 서비스의 경우 삼성에겐 뼈아픈 과거가 있다. 삼성은 애플 아이튠스보다 앞선 2003년 첫 스마트폰인 '미츠(MITZ)'를 선보이면서 음원 앱 서비스를 준비하다가 국내 음원업계와 저작권협단체들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반해 경쟁사인 애플은 2007년 새로운 음원 유통 플랫폼 '아이튠스'를 출시하며 아이폰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다. 출시 1년 만에 미국 음원 판매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이 아이튠스와 같은 강력한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며 독자 생태계를 구축했듯이, 삼성 역시 한 번 가입자로 들어온 사용자를 삼성 스마트폰에 붙잡아 놓을 수 있는, 이른바 '락인효과'를 일으키는 킬러 콘텐츠 서비스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삼성은 밀크 등 음원서비스를 비롯해 자체 앱 마켓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고, 특히 가장 핵심인 운영체제(OS) '타이젠'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등 삼성만의 스마트폰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거센 공세와 최대 경쟁사인 애플을 뿌리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 사업자로 생존하기 위해선 이같은 '삼성 생태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편 이번 삼성의 밀크 서비스와 관련해 국내 음원 업계는 '우려'와 '긴장감'을 동시 표출하고 있다. 국내 최대 경쟁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우선 밀크가 라디오 스트리밍 방식의 서비스이긴 하지만 무료로 제공하는 음원이 300만곡이 넘는다. 이는 현재 국내 최대 이용자를 확보한 음원 사이트 '멜론'이 보유한 320만곡과 비슷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음원서비스 유료 시장을 만들기 위해 업계가 노력해 이제 조금 자리를 잡는 상황인데, 아무리 라디오 서비스라도 삼성이 무료로 음악을 제공하면 '음원=무료'라는 인식이 다시 만들어져 시장이 위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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