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면 달라지는 우리 몸의 증상은 몇가지나 될까?

[이지현의 헬스&웰빙]감기 자주 걸리고 치아에도 악영향, 생식기에도 좋지 않아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입력 : 2014.09.13 06:50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서며 담배와의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담배 규제의 근본 목적은 흡연으로 인한 각종 폐해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자는 차원이다. 이 때문에 흡연이 건강에 구체적으로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담배 연기에 69종류의 발암물질, 4000종류의 독성물질 포함돼=담배와 담배 연기에는 나프틸아민과 아미노바이페닐, 벤젠, 에틸렌 옥사이드, 디메틸히드라진, 비소, 베릴륨 등 69종류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또 담배 중독을 일으키는 니코틴을 비롯해 아세트산, 카테콜, 아크롤레인, 아세톤 등 4000여종의 독성 유해 물질도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물질들은 호흡기를 타고 인체 곳곳에 퍼지면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담배가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곳은 입과 목구멍, 식도다. 흡연자가 빨아들인 담배연기는 이곳을 거치며 후두암과 구강암, 식도암, 치주염 등을 일으킨다.

실제 전체 후두암 환자 중 흡연자가 90~95%에 이를 정도로 후두암과 흡연의 상관관계는 분명하다.

흡연자는 바이러스성·박테리아성 감염에도 취약해진다. 담배가 감염에 대항하는 몸의 능력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감기에 감염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담배는 치아에도 좋지 않다. 담배연기를 지속적으로 들이마시면 입속의 침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이 생겨 구취와 충치 원인이 된다.

담배의 각종 화학성분이 잇몸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잇몸질환이나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도 만든다. 누런 이의 주범인 니코틴은 치석을 조장해 충치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이유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치아를 잃을 확률이 1.5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주염 발생은 4배 이상, 잇몸이 급격하게 손상되는 치은염은 10배이상 발생 위험이 높다.

흡연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물론 위암 위험도 높인다. 일본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흡연자는 이 균에 감염되지 않은 비흡연자보다 위암 위험이 11배 이상 높았다.

◇암 등 각종 폐 질환 유발, 성기능장애 위험 비흡연자의 6배=흡연은 폐를 자학하는 대표적인 행위로도 꼽힌다. 폐에 염증을 일으키고 폐포를 파괴하며 각종 근육의 기능을 떨어뜨려 폐기종이나 만성 폐질환을 일으킨다. 암 발생도 흡연자가 더 높다. 실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의 경우 평균보다 15년 빠른 30대 중반부터 폐 기능 감퇴가 시작된다.

콧속과 작은 기관지의 표면을 덮고 있는 섬모는 호흡기에서 분비되는 점액물질과 먼지, 세균 등을 몸 밖으로 내보내 기관지를 깨끗이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호흡기 세포 당 300여개의 섬모가 달려 끊임없이 청소를 하는데 흡연자의 경우 섬모가 이 같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말초 혈액에 백혈구 수가 30% 정도 늘어난다. 이 같은 면역체계 변화는 호흡기 질환과 폐 기능 감소, 폐기종 등을 일으킨다.

흡연은 남성 생식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자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고환 기능을 떨어뜨려 정자 변형을 일으키고 숫자를 감소시킨다.

담배연기에 포함된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면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지 못한 산소가 활성산소로 전환돼 단백질이나 포도당과 결합, 당산화물을 만든다.

당산화물은 혈관 벽에 붙어 혈관 벽을 손상시키며 이 과정에서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각종 심·뇌혈관 질환은 물론 발기부전 등 생식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흡연자는 성기능 장애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발 썩는 버거씨병, 금연이 유일한 예방책=손발이 썩는 버거씨병도 흡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대표 질환이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혈관 세포를 파괴해 혈관이 굳고 막히면서 손발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괴사와 조직 손실, 절단까지 이를 수 있는 중병이다. 담배를 오래 피운 사람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고, 40대 이상이 되면 본격적으로 환자가 나타난다.

버거씨병의 유일한 예방 및 치료법은 바로 금연이다. 담배만 끊어도 증상이 훨씬 나아지는 환자들이 상당수다.

흡연은 피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건선 위험이 2~3배 높다. 건선환자의 25% 정도는 흡연이 원인이다. 태아 시기나 소아기 때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이들은 건선 위험이 높은 편이다.

피부노화도 담배가 주범으로 꼽힌다. 영국에서 25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피부 주름을 비교한 결과 쌍둥이라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피부가 주름이 더 많고 두께도 얇았다.

호주의 담뱃갑에는 '흡연이 실명을 유발한다'는 경고문이 적혀있을 정도로 안구 건강에도 좋지 않다. 담배연기는 안구를 직접 자극할 뿐 아니라 담배 속 유해 물질이 혈관을 타고 눈에 직접 작용한다.

담배를 피우면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백내장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2~3배 높아진다. 노인성 황반변성 발병위험도 4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흡연은 노년기 각종 골절의 원인이 되는 골다공증 위험도 높인다. 담배연기 속 일산화탄소는 혈액과 결합해 혈액의 산소 운반능력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흡연자는 골절 위험이 2~3배 높고 회복기간도 80% 정도 더 길어진다.

흡연하는 노동자가 비흡연자보다 부상 후 요통이 발생할 확률이 5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골밀도에도 영향을 미쳐 흡연자의 골밀도는 비흡연자보다 2% 정도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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