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를 반납하라" 美 의사당서 시위

YNA

사진은 미국 연방 공원경찰이 지난 4일(현지시간) 반(反) 월가 시위대가 밤새 워싱턴DC 중심 맥피어슨 광장에 설치한 구조물의 지붕에서 참가자들을 체포하고 있는 모습(AP=연합뉴스,자료사진)


베이너 의장 사무실 등 연좌시위..1명 체포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 자본주의의 모순에 `항거'하는 점령시위의 불길이 미국 뉴욕의 월가에서 워싱턴DC의 의회로 옮겨 붙었다.

최근 재정적자 감축 협상 등에서 드러난 정치권의 무능력과 일부 의원의 부패, 비리 등에 항의하는 시위와 집회가 6일(현지시간) 의회 의사당 등에서 잇따라 개최됐다.

이날 수십명의 시위대는 의사당에 진입해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 사무실 앞 등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와 별도로 수백명이 워싱턴DC 한복판 내셔널 몰에 모여 의회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단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너무나 오랜 기간 의회는 99%를 대표하지 않고 1%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면서 실업보험 연장 등 서민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의회를 반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1명이 비키 하츨러(공화당, 미주리) 의원 사무실로 들어가려다 의회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오하이오주에서 왔다는 존 리트는 "나는 24개월 동안 무직 상태"라면서 "그래서 여기에 왔고, 베이너 의장을 만나게 해주거나 의사당 문을 닫기 전까지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크리스 밴 홀런(메릴랜드) 의원 등 일부 의원과 보좌관들은 시위대에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한다며 달랬으나 시위 참가자들은 공화당 존 카일(애리조나) 상원의원과 같은 유력 의원들의 사무실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하는 등 대치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 시위에는 노동단체 관계자들도 상당수 참가했으며, 반(反) 월가 시위 등 다른 점령시위 참가자들에 비해 연령대가 높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위대는 오는 9일까지 의사당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일부 참가자들은 상황을 트위터와 웹사이트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리면서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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