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타임 이어 행아웃도 음성통화 서비스

| 2013.07.11

미국 통신사 T모바일이 가족 플랜을 내놨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00달러를 내면 가족 모두가 음성통화는 무제한, 데이터는 500MB를 나눠서 쓰는 요금제다. 500MB를 다 쓰면 속도가 WCDMA나 EDGE 등으로 떨어지기는 하지만 메시징이나 트위터 정도는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중요한 건 음성 통화로 수익을 낼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마침 구글이 행아웃에 전화통화 서비스를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PC나 모바일에서 행아웃을 이용해 행아웃끼리 뿐 아니라 일반 전화, 휴대폰 등에 전화를 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전에 구글 보이스로 서비스됐던 것을 통합한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 내에서 통화는 무료이고 해외 전화는 분당 2~10센트 정도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hangout_call

구글에는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있는데 최근 이것들이 행아웃으로 급격히 통합되고 있다. 행아웃을 이용하면 기본적인 문자메시지 외에도 VoIP를 이용한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다. 여기에 일반 전화에 걸 수 있는 서비스까지 더해졌다. 스카이프도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행아웃은 이용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기능이라는 점에서 큰 영향력을 갖게 된다. 인터넷 환경이 받쳐주고 마음만 먹는다면 전화 요금을 한 푼도 안 낼 수도 있다.

플랫폼을 가진 사업자의 위력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지금은 안드로이드에 행아웃 외에도 전화통화, 메시지 앱이 각각 분리되어 있지만 이 모든 것이 행아웃 안으로 통합될 수도 있다. 이용자는 어떤 수단으로 전화를 걸지 고민할 필요도, 알아야 하는 이유도 없다. 그저 친구와, 가족과, 거래처와 통화할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애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애플은 그간 iOS와 OS X에 아이메시지와 페이스타임 서비스를 해 왔다. 각각 메시지와 영상통화를 대체하는 것이다. 특히 아이메시지는 별도의 앱이 아니라 메시지 앱 내에 통합됐다. 아이폰으로 메시지를 보내면 우선적으로 상대방이 아이메시지를 쓰는지 체크하는 과정을 한 번 거친다. 아이메시지 이용자라면 문자를 인터넷으로 보내고 아이메시지를 안 쓰는 상대방에게는 알아서 통신사의 SMS나 MMS등 유료 메시지로 전송한다. 이용자는 메시지만 전송하면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지 신경쓰지 않는다. 게다가 통신 비용을 줄여주니 금상첨화다.

facetime2

게다가 iOS7에서는 아예 음성통화까지 통합하는 페이스타임 오디오가 더해진다. 주소록을 열고 상대방에게 셀룰러망으로 연결할지, 인터넷 전화로 연결할지 고르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더 좋아지면 아이메시지처럼 아이폰이 통신망을 스스로 골라서 접속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구글과 애플이 통신사들의 전통적인 ‘이동통신’ 역무를 대체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통신사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탈통신이다. 미국에서도 un-carrier라고 부르고 있다. 음성통화가 아니라 모바일 인터넷과 그 위의 생태계로 수익을 내겠다는 얘기다. 통화가 아니라 데이터를 많이 쓰는 이용자들 위주로 수익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음성통화는 무제한으로, 데이터는 더 빡빡하게 제공한다. 티 모바일의 패밀리 요금제 역시 기본적으로 음성 통화는 무제한이되 4명이 500MB의 데이터를 한 달 동안 나눠 쓰지 쉽지 않으니 추가 데이터를 옵션으로 구입하거나 더 높은 요금제를 쓰도록 유도할 것이다.

통신 시장의 변화는 이미 오고 있다. 굳이 음성 무제한이 아니더라도 스카이프나 카카오톡으로도 애인과 밤새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인터넷의 속도와 요금 부담이 사라지고 더 쉽게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만 갖춰진다면 어디에서든 통화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문자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카카오톡으로 바뀐 것처럼 변화는 순식간에 온다. 그 때쯤 되면 전화번호 대신 행아웃, 아이클라우드용 e메일을 물어보고, 통신 업무는 플랫폼 업체들의 몫으로 넘어갈 지 모를 일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