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위 전쟁…스마트워치 `째깍째깍`
삼성 `갤럭시기어` 이르면 내달 공개
애플 `아이워치` 연내 목표로 개발중
LG·팬택도 샘플모델 개발 잰걸음
기사입력 2013.08.13 0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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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위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제조사는 ’스마트 시계’ 시장을 두고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해 펼친 손바닥 위 전쟁은 이제 손목으로 주도권 싸움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시계는 웨어러블(Wearableㆍ착용가능한) 기기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IT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스마트 시계인 ’갤럭시 기어(가칭)’를 선보이며 입는 모바일 기기(웨어러블 컴퓨팅) 시대를 연다. 애플이 연내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워치(iWatch)’보다 한 발 앞서 출시해 이 시장에서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한국과 미국 특허청에 스마트 시계인 ’갤럭시 기어’의 상표를 출원하는 동시에 여러 테스트 모델을 개발하는 등 본격적인 출격 준비에 나섰다.

아직 구체적인 디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이 한국 특허청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갤럭시 기어는 금속과 합성수지, 유리를 이용해 외관을 만들고, 최초로 휘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손목에 시계를 휘감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계 뒤쪽 버클 부분은 스마트폰의 홈버튼 기능을 하는 부분과 USB포트, 이어폰, 마이크 등을 내장했다. 인터넷, 전화 착발신, 이메일, 문자메시지 착발신 등 스마트폰을 보완하는 기능들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갤럭시S4에 내장한 기능인 헬스케어용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디지털카메라, GPS(위성확인시스템), 무선 헤드셋, TV 수신기, 미디어 플레이어 등도 탑재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스마트 시계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왔다. 1999년에는 세계 최초로 시계형 휴대폰 ’워치폰’을 공개한 바 있다. 2009년에는 ’울트라 슬림 워치폰’이라는 시계형 휴대폰을 프랑스에서 출시한 바 있다. 갤럭시 기어는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IFA) 기간에 ’갤럭시노트 3’와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아이워치(iWatch)’를 개발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워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전담 연구진 100여 명을 투입하고, 미국 특허상표청에 아이워치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아이워치는 곡면 유리 디자인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차세대 스마트기기 블루오션인 ’스마트 시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는 올해 초 스마트 시계 개발에 착수하고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계열사와 함께 부품 탑재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지난달 8일 LG전자는 특허청에 스마트 시계로 추정되는 ’G와치’를 비롯해 ’G글래스’ ’글래스G’ ’와치G’ ’G밴드’ ’G허브’ ’G링크’ ’G패드’ 등 8개 상표를 출원했다. LG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내년 여름 이전에 스마트 시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디자인 4~5종을 놓고 샘플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2위 자리를 놓고 LG전자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팬택 역시 스마트 워치 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근 팬택은 사내 연구기관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디자인한 ’베가 워치’를 소개했다.

일본 소니는 지난해 7월 ’소니 스마트워치’를 출시하며 이 시장 문을 두드렸다.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하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적용했다. 지난 6월에는 ’소니 스마트워치 2’를 공개하기도 했다. 모토롤라는 2011년 1.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 시계 ’모토액티브’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에 대한 시장 호응도는 높지 않았다.

스마트 시계의 등장은 향후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열 첫 승부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초기 모델은 스마트폰과 연동하거나 간단한 무선통신 기능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지만 점차 스마트폰을 대체할 기기로 진화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스마트 시계 초기모델은 꺼내서 써야 하는 스마트폰의 불편함을 줄여주는 보조기기 형태가 될 것"이라며 "혈압, 심장박동수 등을 측정하는 헬스케어 기능을 작동하거나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문자ㆍ이메일 체크와 같은 간단한 사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워치는 아직 초창기 시장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과 작은 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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