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와 비누, 농약에 이르기까지 생활용품 전반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가 치명적인 독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농약중독 따른 사망이 실제로는 계면활성제의 독성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옴에 따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5일 순천향대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 홍세용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국내에서 제초제로 사용된 계면활성제의 세포독성 여부를 조사하고 농약중독으로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107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팀은 심장세포, 폐세포, 기타 섬유소세포 등을 대상으로 계면활성제의 세포막독성과 대사활성도, 미토콘드리아 독성, 총 단백 합성능력 등을 조사한 결과, 계면활성제 중 SLES, LE-2S, LE-2 등은 중등도 독성을 보였고, TN-20, LN-10, PE-61등은 심한 독성이 관찰됐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초제인 글라이포세이트 중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체내에 흡수된 계면활성제의 양이 8㎖를 넘으면 47%의 환자에서 저혈압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8㎖는 티수푼 1개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와 함께 의식소실(39%), 호흡부전(30%), 신장기능손상(17%), 부정맥(10%)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계면활성제의 음독에서 비롯된 것으로 연구팀은 밝혔다.
홍세용 교수는 “독성이 약하다고 알려진 농약에 중독된 환자들 중 음독한 양이 많은 경우에는 중독 증세가 심하고 심하면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는 농약성분 때문이 아니라 첨가물인 계면활성제의 독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계면활성제의 인체 중독이 심각하지만 농약병이나 포장지 어디에도 첨가제에 대한 정보를 발견할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계면활성제의 독성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세제 등을 사용할 때 반드시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고농도로 쓰기보다는 물에 충분히 희석해 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독성학회에서 발행하는 <임상독성학(Clinical Toxicology)> 1월호에 실렸다. 인체에 축적된 계면활성제는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고, 암이나 만성적 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