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심장마비'로 세상 떠난 축구 선수 5인
심민현 기자
2016-09-30 10:07:09
Gettyimages 팬들이 푸에르타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인사이트] 심민현 기자 =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슬픈 것은 예고없이 찾아오는 죽음이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스포츠 '축구'에서도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슴 아픈 죽음이 몇 차례 있었다.
한창 자신의 실력을 뽐내며 전성기를 누릴 나이에 푸른 잔디 위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은 이들.
사랑하는 가족들과 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생 땀 흘려온 축구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축구선수 5명을 소개한다.
가장 비극적일수도 있지만 자신의 전부였던 축구와 함께 죽음을 맞이한 선수들을 다시 한 번 재조명해보자.
1. 마르크 비비앙 푀 (1975~2003)
Gettyimages 쓰러진 후 실려나가는 비비앙 푀
마르크 비비앙 푀(Marc Vivian Foe)는 카메룬 출신의 미드필더로 188cm의 장신에 탁월한 신체조건과 힘과 기술을 모두 갖춰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제 몫을 해내던 선수였다.
그는 94년 미국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해 카메룬 대표로 맹활약했으며 프랑스 리그앙 올림피크 리옹,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등 내노라하는 명문팀에서 활약하며 전성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2003년 6월 26일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콜롬비아와의 경기 후반전 도중 경기장 가운데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8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말았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평소 푀와 절친했던 당시 프랑스 대표팀의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는 며칠 후 펼쳐진 컨페더레이션스컵 터키와의 준결승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팀 동료들과 함께 하늘을 가르키는 세레모니를 펼치며 푀의 죽음을 애도했다.
2. 미클로스 페헤르 (1979~2004)
Gettyimages 경기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는 페헤르
미클로스 페헤르(Miklos Feher)는 헝가리 출신의 공격수로 2000년 10월 리투아니아와의 2002 한·일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헝가리의 새로운 희망'으로 불렸다.
그는 포르투갈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였는데 1998년 FC포르투를 시작으로 SC브라가, SL벤피카까지 리그에서 내놓으라는 명문 클럽에 모두 몸담았다.
비극은 2004년 1월 비토리아 SC와의 리그 경기에서 찾아왔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 반칙을 하면서 옐로카드를 받는다.
그런데 옐로카드를 받은 후 웃음을 지으며 돌아서던 그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만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인은 부정맥에 의한 비대성 심근증으로 밝혀졌다.
그가 사망한 이후 소속팀 벤피카는 그의 등번호인 29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고, 그 해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그의 묘비에 우승트로피를 바쳤다.
3. 안토니오 푸에르타 (1984~2007)
Gettyimages 쓰러진 후 의식을 찾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푸에르타
안토니오 푸에르타(Antonio Puerta)는 스페인 출신의 수비수로 주로 왼쪽 측면 수비를 담당했다.
그는 9살때인 1993년 프리메라리가 세비야 FC의 유소년팀에 입단해 2007년 사망할때까지 한 구단에서만 뛰었던 '원클럽맨'이었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인상깊은 플레이를 펼치며 아스날, 레알마드리드 등 빅클럽의 영입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하고 계속해서 고향팀인 세비야에 남기로 결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평소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것을 알고도 무리하게 경기를 뛰었고 2007년 8월 28일 프리메라리가 헤타페와의 홈 개막전에서 그의 심장은 멈추고 만다.
전반전 도중 골대 부근에서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 푸에르타는 의료진의 응급조치를 받은 뒤 의식을 찾고 멀쩡히 일어나 괜찮은듯 보였지만 라커룸으로 들어간 뒤 다시 한 번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뒤 그날 자정 23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만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안타깝게도 사망 당시 푸에르타의 부인은 첫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고 두달 후 아이는 아빠 없는 세상에 태어났다.
4. 필 오도넬 (1972~2007)
Gettyimages 오도넬을 추모하고 있는 팬들
필 오도넬(Phil O'Donnell)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미드필더로 소속팀 스코틀랜드 풋볼 리그 마더웰FC의 주장을 맡고 있던 선수다.
1991년 마더웰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한 오도넬은 1994년 당시 구단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스코틀랜드 명문구단 셀틱으로 이적하기도 했으며 터프하고 리더십있는 모습으로 동료들의 신임이 두터웠던
선수였다.
2004년 마더웰FC로 복귀한 오도넬은 팀의 주장을 맡아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2007년 12월 던디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후반전 교체되어 나가던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35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만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5. 피에르마리오 모로시니 (1986~2012)
Gettyimages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는 모로시니
피에르마리오 모로시니(Piermario Morosini)는 이탈리아 출신의 미드필더로 이탈리아 2부 리그인 세리에B AS리보르노 소속으로 뛰던 선수다.
성인 국가대표 경력은 없지만 2009 유럽축구연맹(UEFA) 청소년선수권 4강 진출 멤버로 활약하는 등 유망주로 손꼽혀 온 선수였고 리보르노로 임대된 후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2012년 4월 페스카라와의 리그 경기에서 전반 도중 갑자기 쓰러져 의무요원들의 심폐소생술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도착하기 전 26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한편 모로시니는 어렸을 때 부모를 모두 잃고 죽기 얼마 전 장애를 가지고 있던 남동생이 자살하는 등 개인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팬들은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심민현 기자 smerg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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