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없는 4단계 자율차 국내서도 첫선

ETRI, 6인승 '오토비' 개발...14일부터 하루 10차례 원내 순회

과학입력 :2021/06/09 09:10    수정: 2021/06/09 09:22

방은주 기자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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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음성인식 기술을 장착하고 운전대가 없는 4단계 자율주행차가 국내서 처음 선보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6인승 자율차로 국내서도 4단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첫 발을 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오토비'라 명명한 이 자율차는 다음주부터 하루 10차례 ETRI 원내를 순회한다. 특히 '오토비'는 세계의 다른 자율차와 달리 ETRI가 자체 개발한 엔터테인먼트 기술을 적용, 차안에서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최고 수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무인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연구원을 순환하는 시범 셔틀버스에 적용, 14일부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9일 밝혔다.

 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차에 운전대가 남아있거나 필요할 때 운전자 개입이 이뤄지는 자율주행차 2~3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ETRI는 운전석이 필요 없는 차를 구현할 기술을 개발하면서 자율주행 4단계 시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ETRI는 완전 4단계 자율차 상용화는 오는 2027년으로 잡고 있다. 이 분야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가는 곳이 웨이모와 GM인데 두 곳 모두 일부 구간에서만 4단계 자율차를 개발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이름은 '오토비(AutoVe)'다. 영어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에 이동체(Vehicle)를 합성한 이름이다. 운전자가 없는 진정한 자율주행 기술을 상징한다고 ETRI는 설명했다. 특히 ;오토비'에는 ETRI가 개발한 음성인식 SW가 장착됐다. 국산 음성인식 SW로 작동하는 자율차는 국내서 '오토비'가 처음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버스 '오토비'가 연구원 내 경로를 주행하고 있다.

-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버스 '오토비' 내 투명 OLED 디스플레이로 AR 실감 가이드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버스 '오토비' 에서 운전에 신경쓰지 않고 다른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오토비에 탑승해 “하이 오토비 7연구동으로 가자”라고 말하면 음성을 인식해 목적지로 간다. 탑승자는 운전할 필요가 없어 자유롭게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오토비는 연구원 안에서 안전규정에 따라 25km 제한 속도를 준수, 이동한다. 탑승 예약은 방문동 키오스크로 가능하며 QR코드로 오토비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운행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하루 10차례 30분 간격으로 원내를 순회한다. 비신호 교차로나 보행자 횡단보도, 정지 차량 등 매번 다르게 펼쳐지는 상황에도 안전하고 똑똑하게 운행한다고 ETRI는 설명했다. 연구진이 '오토비'에 적용한 고성능 AI 알고리즘은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환경과 주변 환경, 객체를 인식하고 스스로 주행 경로를 만들어낸다. 센서 정보를 원격지와 통신하며 처리하는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ETRI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반 음성 대화 인터페이스 기술을 탑재했다. 탑승자는 '오토비'에게 AI 비서에게 말하듯 차를 호출하거나 탑승한 뒤“목적지로 가자”“정지”“회피” 등의 말을 하면 된다. '오토비'는 주변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며 주행한다.

연구진은 데이터 분배 인프라 기술을 활용해 여러 센서를 원내 곳곳에 설치해 오토비에게 사각지대 및 공사 구간 등 실시간 안전 정보를 원격에서 전송한다. 자체 정보와 더불어 확장된 상황 인식으로 더욱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수행하는 셈이다.

또, '오토비' 내부 창가에 설치한 투명 OLED 디스플레이에는 ETRI가 개발한 AR 실감가이드 기술과 8K VR 방송 기술을 탑재했다. 덕분에 탑승자는 실시간으로 차량 정보와 3차원 공간과 연동되는 콘텐츠를 받거나 8K급 고화질 360도 VR 방송을 즐기며 지루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차가 없거나 운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하면서 실시간 초실감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로 많은 활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작년 5월부터 ETRI 분야별 자체 기술을 융합하는 연구를 통해 기능과 완성도를 높였고, 올 2월에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임시운행허가를 획득했다.

외산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ETRI가 개발한 인공지능, 5G 통신, 미디어콘텐츠 등 기술력을 종합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개발해 의미가 더 깊다고 강조했다.

ETRI 최정단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장은 “ETRI ICT 기술을 융합해 국내 최초로 미래지향형 자율주행 내부순환셔틀을 개발했다"면서 "오토비가 ETRI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물류, 치안,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자율주행 기술을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ETRI는 국내 도로 교통환경데이터 10만Km를 구축하고 1400만 장 학습용 데이터 200테라바이트(TB)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관련 데이터를 연구기관 및 관련기업과 공유하는 한편 알고리즘 성능 향상과 안정화, 최적화 연구를 지속하며 국내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기여할 예정이다. 또, ETRI는 관련 요소 기술들을 이전하면서 자율주행 시범 운영 구역 등으로 서비스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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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ETRI는 지난 4일 대전광역시 관계진을 대상으로 원내에서 오토비 시연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향후 연구진은 각 지역의 개인형 맞춤형 교통 서비스(MaaS)와 친환경, 교통 약자를 위한 자율주행서비스를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융합산업혁신기술개발사업과 ETRI 연구개발지원사업 일환으로 진행 중이이며 이를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 토대로 활용해 오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방은주 기자ejbang@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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