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삼성돈 6억받은 사실 있다” 이재용 사면은?

양극화 해소 기자회견서 “돈 받은 건 잘못, 사면과 달라…사면 얘기 손해지만 소신껏 주장” 삼성에 돈받고 하는 이재용 사면 주장 진정성 있나, 옆에 있던 조정훈 “기여도에 따라 법의 지배에 벗어나선 안돼”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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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노골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주장해오고 있는 원조 친노 이광재 의원이 2002년 삼성 구조본으로부터 6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도 그 때 돈 받은 것과 이재용 사면 필요성 주장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양극화 해소·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대전환 미래비전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초당적 정책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옆의 간이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양극화 문제가 경제정의와도 관련된 과제라는 점에서 이 의원이 최근 이재용 부회장 사면 주장을 여러차례 했는데, 본인이 2002년 삼성구조본으로 대선자금 6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검찰 수사에서 시인했다는 보도가 있다’, ‘실제 자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네. 사실이 있었고, 저는 그때 분명하게 사과 드렸고, 그것에 대해 잘못한 일이다, 과거에 대선자금과 관련해 죄송한 일이라고 본다”고 사과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얘기한 것은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하면 더 불리한 일이다. 그러나 (사면 필요성을) 얘기했던 것은 우리가 이제 좀 과거와의 단절을 하고, 삼성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통해서 기술전쟁에서 확실한 노력을 하는게 필요하다.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 정치인들이 삼성반도체와 (삼성)바이오를 몇 번을 방문했느냐. 우리가 삼성의 근본적인 사회적 책임과 과거와의 단절을 분명한 자기의 책임을 다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국민적 동의가 있으면 국가에 기여할 역할이 있으면 저는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사면과 관련해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사실도 잘 안다’고 발언한 부분과 관련해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신 걸로 일단락 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마치 문 대통령이 이재용을 사면하는 것으로 결심한 것과 같은 취지의 설명이었다.

옆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했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 의원의 주장과 거의 정반대 의견을 내놨다. 조 의원은 “저는 사면권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면권은 헌법에 적혀있는 초헌법적 권리인데, 대통령만 누릴 수 있는 초헌법적 권리로, 이제 사면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조 의원은 “어느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고, 어느 누구도 사회적 기여도 따라 법률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며 “따라서 국민적 동의와 여러 가지 고려하는 것이 사면권의 핵심이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이런 논쟁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광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옆 간이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그러자 이 의원은 “조정훈 의원을 제가 정치 같이하자고 권유했는데, 월드뱅크에도 있었고, 뭔가 우리 사회가 국제적 표준화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제안”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 의원과 삼성의 그런 (금품) 수수관계 때문에 이 의원의 사면 주장이 진정성이나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는 비판에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양면의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이 정치권의 관행이고, 잘넘어가는 거죠. 일반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많다. 저로 봐서는 손해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제가 하는 이유는 지난 10년 동안 여시재 활동을 통해 세계가 변해나가는 기술전쟁의 속도나 변하는 속도에 비해 우리가 굉장히 느린 속도로 정치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저는 바이든 대통령이 첨단 부분에서 제안을 해왔는데, 스가와 바이든 정상회담에선 첨단 기술제품과 관련 협약이 없다. 이런 부분과 관련해 과거 85년 플라자 합의 때 미국이 일본을 압박할 때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기술전쟁에서 공세적일 필요가 있겠다고 해서 일부러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로 봐서는 타격이 있다”며 “정치라는 게 좋은 말만 해서 되는 게 아니고 필요한 말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정훈 의원이 갖고 있는 이런 생각은 국제사회에서 갖고 있는 미래지향적 의미에서 좋다”고 했다.

‘MBN과 인터뷰에서 왜 본인이 삼성장학생이라는 비판을 들을 것이라고 본인 스스로 얘기한 것이냐’고 묻자 이광재 의원은 “이런 얘기를 하면 틀림없이 옛날 얘기를 꺼내서 그랬기 때문에 그러는 것 아냐라고 할 것이라는 점에서 (얘기한 것)”이라며 “결국 저는 손해를 감수하고 하는 거죠. 저도 바보는 아니잖아요. 저는 무엇이 필요한지 소신껏 얘기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고, 그러나 전제로는 과거와의 단절을 분명히 하고 사회적 책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 있어야 동의가 높겠죠”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사면에 대한) 국민적 동의 높다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공은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과거와 단절하려면 죄의 댓가를 분명히 치러야 한다는 반론도 있고, (이재용을 사면하라는 말을 안하는 것보다)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이 더 경제정의를 해친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반문에 그는 “그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고,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것이 공존해나가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의 방에도 소신껏 했다고 격려전화도 많이 오고, ‘문제가 있다 이거는’이라고 비판하는 분들 전화도 많이 온다”며 “살아있는 민주주의는 타협을 해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심지어 그는 “우리가 51대 49, 선과 악의 정치 보다 어떻게 그 당시에 살아가는 국민들의 마음의 합의수준을 이뤄나갈까. 미래지향적으로 우리가 어떤 제도와 시스템을 가져나갈까에 있다”고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오른쪽)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양극화 해소·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대전환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18일 형확정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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