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전부다

 

 

이제 수퍼리치는 콘텐츠 산업에서 나온다. 돈도 여기로 모인다. 2020년, 콘텐츠를 빼고 시장을 말할 수 없는 이유다. 하루에만 전 세계 사람들의 10억 시간이 유튜브에서 소비된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OTT 시장을 질주하던 넷플릭스는 원조 콘텐츠 재벌 디즈니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팟캐스트 시장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애플은 오직 애플 뮤직에서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을 엄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00만 달러를 들여 게임 스트리머 닌자를 모셔왔다. 지금 시장의 생태계는 플랫폼이 주도하던 판에서 콘텐츠가 주도하는 판으로 바뀌는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플랫폼이 소외되거나 열위가 되지는 않을 것이나, 이제는 콘텐츠의 차별화가 플랫폼을 결정하며 콘텐츠가 더 이상 플랫폼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사업 모델이 됐음을 뜻한다.

저자들은 급진적인 시대 변화의 핵심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의 현실을 분석하고 관련 문화 현상을 설명한다. 어디에서도 접하기 힘들었던 현장 정보와 치밀한 분석, 입이 딱 벌어지는 천문학적인 수치가 말하는 남다른 ‘부(富)의 규모’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산업 최전선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사업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곧 고객가치의 이동을 뜻하며 동시에 미디어산업의 생태계가 플랫폼이 주도하던 판에서 콘텐츠가 주도하는 판으로 흐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플랫폼이 소외되거나 열위가 되지는 않을 것이나, 이제는 콘텐츠의 차별화가 플랫폼을 결정하며 콘텐츠가 더 이상 플랫폼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사업 모델이 됐음을 뜻한다. 또한 더 나아가 양질의 콘텐츠를 다량으로, 즉 ‘집단화된 콘텐츠 IP’를 소유한 자가 곧 플랫폼과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지금,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기업, 매장, 식당들이 번잡한 유튜브 채널 운영 대신 인스타그램 계정을 선택하는 추세다. 사진과 동영상이 효율적으로 배분된 인스타그램의 사용 속도와 근접성 외에도 쌓여가는 해시태그가 만들어내는 검색 결과의 신뢰도 때문이다. 이쯤 되면 지구상에 이보다 더 빠르고 광범위한 생활 포털이 있을까 ...

 

 

지금 유튜브는 거대한 콘텐츠 크리에이팅 웹Contents Creating Web 즉, CCW 세상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제 당당하게 “엄마, 나 게임 좀 하고(보고) 올게!”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혹시 아직 게임이라는 말만 꺼내도 엄마가 날카로운 눈초리를 보낸다면 이 책을 쓱 건네시길 바란다.) 2018년에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 머, 페이커의 소속 구단인 T1 단장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었다.

 

“현재 페이커는 우리나라 전체 프로 스포츠 선수 중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연봉의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는 국내 프로 스포츠 선수 중 가장 고액 연봉을 받는 야구 선수 이대호의 연봉 25억 원보다도 높다는 뜻이다. 전통적인 스포츠 선수보다도 e스포츠 선수가 높은 대우를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디즈니, 아마존, HBO보다 더 큰 경쟁자는 포트나이트다” 2019년 초, 넷플릭스 실적 발표회에서 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한 말이다. 경쟁 OTT 서비스가 아닌 게임 콘텐츠인 포트나이트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고객 시간을 경쟁 OTT 업체가 아닌 게임 회사에 뺏길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미 2018년 기준 전 세계 포트나이트 이용자 수는 2억 명 이상으로, 2018년 기준 1억 4천만 명인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또한, 포트나이트 게임은 PC, 모바일, 콘솔에서 모두 플레이되기 때문에 넷플릭스 시청이 가능한 모든 디바이스와 정확히 겹치기도 한다. 이제 이종 콘텐츠 산업 간에도 시청 시간 점유율을 뺏고 뺏기는 전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내 본연의 콘텐츠는 결국 개인의 매력이 발전시켜 가는 이야기로 갈음되며 여기에 재미와 희소한 정보들이 더해질 때 규모감 있는 팔로워 수를 동반하게 된다. 즉, 고객이 돈을 지불하는 것은 제품의 가치와 인스타그래머가 갖고 있는 서사 중간 어디쯤이며, 이는 곧 ‘소셜 미디어에서의 콘텐츠는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스토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콘텐츠의 시대. 즐길 준비 준비되셨나요?

 


이제 수퍼리치는 콘텐츠 산업에서 나온다. 돈도 여기로 모인다. 2020년, 콘텐츠를 빼고 시장을 말할 수 없는 이유다. 하루에만 전 세계 사람들의 10억 시간이 유튜브에서 소비된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OTT 시장을 질주하던 넷플릭스는 원조 콘텐츠 재벌 디즈니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팟캐스트 시장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애플은 오직 애플 뮤직에서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을 엄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00만 달러를 들여 게임 스트리머 닌자를 모셔왔다. 지금 시장의 생태계는 플랫폼이 주도하던 판에서 콘텐츠가 주도하는 판으로 바뀌는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플랫폼이 소외되거나 열위가 되지는 않을 것이나, 이제는 콘텐츠의 차별화가 플랫폼을 결정하며 콘텐츠가 더 이상 플랫폼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사업 모델이 됐음을 뜻한다.

 

저자들은 급진적인 시대 변화의 핵심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의 현실을 분석하고 관련 문화 현상을 설명한다. 어디에서도 접하기 힘들었던 현장 정보와 치밀한 분석, 입이 딱 벌어지는 천문학적인 수치가 말하는 남다른 ‘부(富)의 규모’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산업 최전선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살펴보자.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다.

지금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미디어플랫폼 외에도 음악·게임·소셜미디어 사업자들까지 양질의 콘텐츠를 독점으로 제공하는 나만의 콘텐츠, “오리지널”에 집중 중이며 다수의 미디어 공룡 기업들은 몸값 높은 콘텐츠 전문가들을 기꺼이 모셔가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고객의 가치 이동에 발맞춰 미디어플랫폼, 소셜미디어, 자동차, 금융, 스마트홈 사업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갖고 있는 콘텐츠’가 아닌 ‘나만이 실어나르는 콘텐츠’를 어떻게 담아낼까 치열한 사투 중이다. - 서문 중에서

바보야, 문제는 콘텐츠야

 


플랫폼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던 것이 바로 엊그제였다. 플랫폼만 있으면, 플랫폼에 사람들만 모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깨닫고 있다. 그 플랫폼에 콘텐츠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거대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기 위해서는 비싼 돈을 내고, 경쟁을 하고, 길게 줄을 서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콘텐츠를 구하기 위해 플랫폼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심지어 직접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온 게 ‘오리지널’이다. 나만의 콘텐츠가 없으면, 플랫폼은 무용지물인 시대다.

 


오늘의 넷플릭스를 만든 것은 '하우스 오브 카드'였고 유튜브가 명실공히 글로벌 미디어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유튜브 최초의 1억 뷰 콘텐츠로 기록된 싸이의 ‘강남 스타일’, 그리고 전 세계 수억 명이 동시에 시청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같은 몇몇 흥행 콘텐츠 덕분이었다. 알파고 대국의 생중계 이후 닷새 만에 구글의 시가총액은 우리 돈으로 무려 275조 원이 늘어났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하우스 오브 카드'는 3개월 만에 새로운 가입자 300만 명을 끌어들였다. 끊임없는 적자 소문 속에서도 넷플릭스가 해마다 조 단위의 돈을 오리지널 제작에 쏟아 붓는 이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장의 돈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콘텐츠로 흘러들어간다. 게임 스트리머 닌자의 예를 보자. '타임'이 선정한 ‘2019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한 그는 가장 유명한 e스포츠 선수라고 할 수 있는데 트위치에서 1,500만 명, 유튜브에서는 2,200만 명이 그를 팔로우한다. 트위치에서 그의 포트나이트 스트리밍 방송은 조회수 4억 5천만을 넘겼다. 트위치의 보물이던 그가 그런데 2019년 8월 ‘믹서’라는 생소한 게임 플랫폼으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무려 6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70억 원이 넘는다. 믹서의 주인은 마이크로소프트. 거대 자본의 힘이 움직이자 첫 스트리밍 방송을 하기도 전에 닌자를 따라 팔로워 30만 명이 믹서로 옮겼다. 이 정도면 ‘스트리머가 곧 콘텐츠’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콘텐츠가 플랫폼을 흔들다

 


그렇다면 지금 콘텐츠는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과거 방송국과 신문사 같은 레거시 미디어가 거액의 자본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자기들의 채널을 통해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이제 누구나 자기만의 방송국을 가지고 누구나 자기만의 언론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요즘 사람들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고품격 다큐보다 “우리 같이 준비해요(Get ready with me)”라면서 자신의 일상을 올리는 평범한 여대생의 브이로그에 더 빠져든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시사 뉴스를 보기 위해 TV를 켜는 시간은 37분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유튜브를 통해 시청하는 시간은 거기에서 딱 1분 못 미치는 36분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이 수치는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시사 유튜브 채널은 나날이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MBC가 되고 KBS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유튜브 열정페이’에 몸을 던진다. 천하제일 미디어, 유튜브 제국을 지탱시키는 것은 바로 99% 개미 유튜버들인 셈이다.

 


인스타그램이 검색에서 구글을 추월한 것도 사용자들의 창의적인 해시태그가 차곡차곡 쌓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한국에 들어온 블루보틀이 궁금하면 이제 유튜브나 구글, 네이버가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검색한다. 블루보틀과 관련된 수많은 해시태그 가운데 내가 가장 궁금한 것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저 나의 일상을 남들과 공유하기 위해 혹은 자랑하기 위해,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리는 SNS였던 인스타그램은 이제 검색과 커머스 기능까지 겸비한 자타공인 생활 포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모든 것이 10억이 넘는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시시콜콜한 콘텐츠에 기반하고 있으니 콘텐츠와 플랫폼의 기가 막힌 선순환 구조가 아닐 수 없다.

 


콘텐츠를 만들고, 콘텐츠를 제공하고, 콘텐츠를 즐기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 모든 행위가 어느 일방이 아닌 인터랙션으로 일어나고 있다.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으며 누구나 수퍼리치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일개 개인과 거대 자본의 빅딜이 가능해진 시대다. 콘텐츠가 먼저인지 플랫폼이 먼저인지 따지는 것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처럼 무의미하다. 군집의 힘이 더 센지, 한 방의 힘이 더 센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의 콘텐츠가 플랫폼을 뒤흔드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콘텐츠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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