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검찰 개혁 화두와 맞물린 영화 '블랙머니'
실화 모티프…조진웅·이하늬 주연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연출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연출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조진웅·이하늬 주연 '블랙머니' 리뷰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연출
"대한민국 검사 다 그렇지 뭐." , "검사 안 믿어."
검찰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최근에는 더 그렇다. 검찰 개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한민국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다. 정의를 위해 기꺼이 달려나갈 검찰은 없는 것일까.
영화 '블랙머니'는 실제로 일어난 금융 사건과 이 사건을 집요하게 좇는 검사를 내세운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을 잡는 사회 기득권층, 이들과 유착하는 부패 검사를 꼬집는다.
사건 앞에서는 위아래도 없고, 수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서울 지검의 '막프로' 검사 양민혁(조진웅).
문제적 검사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한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내막을 파헤치던 찰나 피의자가 대한은행 헐값 매각사건의 중요 증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근거는 의문의 팩스 5장. 자산가치 70조 은행이 1조7천억원에 넘어간 희대의 금융 사건을 마주한 양 검사는 금융감독원, 대형 로펌, 해외펀드 회사가 뒤엉킨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를 맞닥뜨린다.
'블랙머니'는 IMF외국 자본이 한 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후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떠난 론스타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정재계에 걸친 금융 비리 사건과 그간 작품 속에서 많이 봐왔던 검사를 전면으로 내세운 사회 고발 영화다.
영화에서 소재가 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됐다. 당시 "해외 사모펀드가 헐값에 국내 대형은행을 삼켰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론스타는 2012년 1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을 떠났다.
론스타는 같은 해 11월 ISD(투자자국가소송제)를 제기하면서 한국 정부의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과세와 매각 시점 지연, 가격 인하 압박 등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론스타가 제기한 ISD의 소송액은 46억7950만달러, 우리 돈으로 5조원이 넘는다. 소송 결과는 올 하반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 개봉하는 '블랙머니'는 현재진행형이자,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사건을 스크린에 옮긴, 용기 있는 작품이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사건을 다룬 터라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영화는 주인공을 경제 전문 검사가 아닌 일반 검사로 설정해 사건을 비교적 쉽게 풀어냈다.
양민혁 검사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우연히 사건을 접한 검사가 특유의 집념과 근성으로 사건에 다다르는 과정이 짜릿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곧 권력이 되는 씁쓸한 모습도 현실성을 더한다.
잊힌 금융 사건을 다시 되짚자는 의도와 계속 문제가 돼왔던 비리 검찰을 동시에 다루면서 관객의 공감을 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검찰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탓에 금융 비리 사건보다는 검사 캐릭터에 더 관심이 쏠린다. 그런 의미에서 양민혁의 활약을 보노라면 '과연 이런 검사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양민혁의 마지막 행동이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영화의 제작은 2011년부터 시작됐지만,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보고서, 대법원의 판결 자료, 노동조합의 투쟁 백서 등 방대한 자료들을 취합하고 분석했다.
실제 사건과 관련된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과정도 거쳤다. 2016년 시나리오 초고가 완성된 이후에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수정 작업을 거듭했다. 결국 준비에서 영화가 나오기까지 10년 가까이 시간이 걸린 것이다.
'남부군', '하얀 전쟁','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등을 만든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정 감독은 "어려운 금융 사건과 관련한 사회 고발 영화인데,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사건을 쉽고 재밌게 풀어내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재밌고 설득력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관객들이 양민혁이라는 검사를 따라가게끔 연출했다. '부러진 화살' 처럼 사회 비리 이슈를 관객들과 함께 토론하고자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소재에 대해선 정 감독은 "최근 조국 전 장관 사태를 통해 검찰 개혁 문제가 언론에 나오더라. 이게 영화에 좋은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지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준수하다. 극을 이끌어간 양민혁 검사를 맡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캐릭터를 열정적으로 연기했다. 주저 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양민혁과 조진웅이 닮아 있는 듯하다.
이하늬는 털털한 이미지를 벗고 현실적인 엘리트 변호사를 표현했다.
11월 13일 개봉. 113분. 12세 관람가.[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연출
▲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나가는 양민혁 검사(조진웅)가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대한민국 검사 다 그렇지 뭐." , "검사 안 믿어."
검찰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최근에는 더 그렇다. 검찰 개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한민국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다. 정의를 위해 기꺼이 달려나갈 검찰은 없는 것일까.
영화 '블랙머니'는 실제로 일어난 금융 사건과 이 사건을 집요하게 좇는 검사를 내세운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을 잡는 사회 기득권층, 이들과 유착하는 부패 검사를 꼬집는다.
사건 앞에서는 위아래도 없고, 수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서울 지검의 '막프로' 검사 양민혁(조진웅).
문제적 검사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한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내막을 파헤치던 찰나 피의자가 대한은행 헐값 매각사건의 중요 증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근거는 의문의 팩스 5장. 자산가치 70조 은행이 1조7천억원에 넘어간 희대의 금융 사건을 마주한 양 검사는 금융감독원, 대형 로펌, 해외펀드 회사가 뒤엉킨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를 맞닥뜨린다.
'블랙머니'는 IMF외국 자본이 한 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후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떠난 론스타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정재계에 걸친 금융 비리 사건과 그간 작품 속에서 많이 봐왔던 검사를 전면으로 내세운 사회 고발 영화다.
▲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나가는 양민혁 검사(조진웅)가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영화에서 소재가 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됐다. 당시 "해외 사모펀드가 헐값에 국내 대형은행을 삼켰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론스타는 2012년 1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을 떠났다.
론스타는 같은 해 11월 ISD(투자자국가소송제)를 제기하면서 한국 정부의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과세와 매각 시점 지연, 가격 인하 압박 등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론스타가 제기한 ISD의 소송액은 46억7950만달러, 우리 돈으로 5조원이 넘는다. 소송 결과는 올 하반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 개봉하는 '블랙머니'는 현재진행형이자,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사건을 스크린에 옮긴, 용기 있는 작품이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사건을 다룬 터라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영화는 주인공을 경제 전문 검사가 아닌 일반 검사로 설정해 사건을 비교적 쉽게 풀어냈다.
양민혁 검사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우연히 사건을 접한 검사가 특유의 집념과 근성으로 사건에 다다르는 과정이 짜릿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곧 권력이 되는 씁쓸한 모습도 현실성을 더한다.
잊힌 금융 사건을 다시 되짚자는 의도와 계속 문제가 돼왔던 비리 검찰을 동시에 다루면서 관객의 공감을 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검찰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탓에 금융 비리 사건보다는 검사 캐릭터에 더 관심이 쏠린다. 그런 의미에서 양민혁의 활약을 보노라면 '과연 이런 검사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양민혁의 마지막 행동이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영화의 제작은 2011년부터 시작됐지만,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보고서, 대법원의 판결 자료, 노동조합의 투쟁 백서 등 방대한 자료들을 취합하고 분석했다.
▲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나가는 양민혁 검사(조진웅)가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실제 사건과 관련된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과정도 거쳤다. 2016년 시나리오 초고가 완성된 이후에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수정 작업을 거듭했다. 결국 준비에서 영화가 나오기까지 10년 가까이 시간이 걸린 것이다.
'남부군', '하얀 전쟁','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등을 만든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정 감독은 "어려운 금융 사건과 관련한 사회 고발 영화인데,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사건을 쉽고 재밌게 풀어내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재밌고 설득력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관객들이 양민혁이라는 검사를 따라가게끔 연출했다. '부러진 화살' 처럼 사회 비리 이슈를 관객들과 함께 토론하고자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소재에 대해선 정 감독은 "최근 조국 전 장관 사태를 통해 검찰 개혁 문제가 언론에 나오더라. 이게 영화에 좋은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지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준수하다. 극을 이끌어간 양민혁 검사를 맡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캐릭터를 열정적으로 연기했다. 주저 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양민혁과 조진웅이 닮아 있는 듯하다.
이하늬는 털털한 이미지를 벗고 현실적인 엘리트 변호사를 표현했다.
11월 13일 개봉. 113분. 12세 관람가.[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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