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똑같이 사업 구상 시작했는데 대형 국제병원 연 사회주의 중국… 국회에 발묶인 한국

입력 : 2011.06.28 03:06

[중국 첫 대형 영리병원 베이징 헬스시티 가보니]
민간 '얀다그룹'이 투자, 3000병상 갖춘 병원과 20층 규모 호텔 나란히
실버타운 아파트는 美·日·유럽식으로 꾸며… 한국인 위한 '서울원'도

장수(長壽)·웰빙 시대를 맞아 병원·요양원·실버타운·의학연구원 등이 한곳에 밀집한 대규모 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려는 '중국 베이징'과 '한국 제주도'의 발상은 동일했다. 이를 통해 국내 의료 수요는 물론 외국인 유치 등 의료관광 사업을 벌이려는 목적도 비슷했다. 사업을 구상한 시기도 지난 2007년으로 같았다. 하지만 4년 후 결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가 됐다. 베이징은 벌써 '헬스 시티(health city)' 형태의 대규모 국제병원과 실버타운을 열었고, 제주도는 아직 기반 조성을 위한 땅 파기도 시작하지 못했다.

중국 부동산개발 기업인 얀다 그룹이 베이징에 세운 국제병원 ‘얀다 국제건강역’ 로비의 모습. 직원들이 환자를 맞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얀다 국제의학원 제공
지난 24일 베이징 국제공항에 내려 동쪽으로 20분가량 자동차로 달리자, 20층 규모의 호텔과 3000병상 크기의 국제병원이 눈에 들어왔다. 병원 옆에는 인공으로 만든 길이 700m, 폭 50m 강(江)이 흘렀다. 그 뒤편으로는 고령과 질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계층을 위한 요양원이 들어섰고, 2000 베드를 갖춘 실버타운 아파트 10여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은 중국 부동산개발 기업인 얀다(Yanda) 그룹이 세운 '얀다 국제 건강역(域)'이다. 병원은 1인실이 70%를 차지했다. 고급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국내외 환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병원 내부도 넓었다.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은 까마득했다. 여기에 종합병원 기능은 물론, 고령자를 위한 재활전문센터, 피부미용과 성형센터, 임플란트 치과 센터 등이 들어선다.

얀다 국제병원은 중국 내 유일한 대형 종합병원 규모의 '영리(營利)병원'이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민간 투자자들이 병원 설립에 참여하는 투자개방형(영리병원) 병원을 허용했지만, 이제까지는 중소병원이나 클리닉 수준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경제 발전과 인구 고령화로 의료와 웰빙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중국 정부가 대형 종합병원에서도 민간자본이 참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얀다 그룹은 헬스 시티 건설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외 명망 있는 의사를 영입하기 위해 근로소득세도 파격적으로 15% 선으로 낮춰줬다. 중국에서 고액 연봉자의 경우 일반적인 세율은 30~40%이다.

얀다 국제병원은 외국 의료진 유치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 불임시술 센터가 들어올 예정이며, 심장수술과 인공관절 수술팀도 외국에서 데려올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서울에서 의료팀 유치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실버타운은 장차 규모가 6배로 늘어나 1만2000베드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장기 거주 외국인 유치를 위해 실버타운 형태를 중국식·미국식·유럽식·일본식 등으로 다양하게 꾸민다. 베이징 인근에 거주하는 약 10만명의 한국인을 위해서는 별도로 병원 인근에 100만평 규모의 코리아 타운 '서울원'을 세우기로 했다.

현재 국제 의료계에선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라서 당장 수익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중국 정부의 추진력과 중국 기업의 자본력이 있으니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중국이니까 이런 사업이 가능하다" 등등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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