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의 소프트뱅크, FIFA와 새로운 '월드컵' 만든다

中·美 등 투자자와 컨소시엄…국가대표팀 월드리그 신설, ‘클럽월드컵’ 확대 추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입력 : 2018.04.13 15:15
폰트크기
기사공유
<br>지난 2월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는 손정의 회장. /AFPBBNews=뉴스1
<br>지난 2월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는 손정의 회장. /AFPBBNews=뉴스1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국제축구연맹(FIFA)과 월드컵을 대체할 리그 형태의 새로운 국가대표팀 경기대회 개최를 추진한다. 또한 대륙별 프로축구클럽 최강자들이 참여하는 현재 ‘클럽월드컵’ 규모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IFA와 소프트뱅크 컨소시엄은 새로운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FIFA가 51%의 지분을 갖고, 컨소시엄이 250억달러(약 26조8000억원)를 투자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컨소시엄 구성은 영국계 투자회사 센트리쿠스가 주도했으며, 중국·사우디아라비아·미국·아랍에미리트(UAE) 등의 투자회사와 소프트뱅크가 참여했다. 센트리쿠스는 1000억달러(약 107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조성에도 참여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FIFA 이사회에서 중동과 아시아의 투자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을 통해 25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FIFA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 컨소시엄은 4년에 한번 특정국가에서만 열리는 현행 월드컵을 대체할 월드리그 신설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대표팀간 경기를 프로축구리그처럼 만들자는 것이다. ‘홈 엔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리그전은 경기 수가 늘어나 관련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컨소시엄은 또 매년 대륙별 프로축구클럽 최강자들이 참가하는 ‘클럽월드컵’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것도 FIFA에 제안했다. 현재 클럽월드컵은 참가팀이 7개인데 이를 2021년부터 24개로 늘려 전 세계 프로축구클럽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대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소프트뱅크 컨소시엄의 투자가 확정되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경기인 축구산업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부패와 뇌물 등 각종 추문으로 조직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FIFA로서도 든든한 후원자가 생기는 셈이 된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소프트뱅크가 수익성 좋은 스포츠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됐다"면서 "FIFA는 추가로 큰 매출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프트뱅크 컨소시엄의 투자 제안이 FIFA 이사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클럽월드컵이 확대되면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챔피언스리그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데다 자국 리그도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FIFA 한 관계자는 FT에 "(컨소시엄의 제안은) 축구가 단지 유럽에 국한된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이 핵심"이라며 "축구는 30억명이 즐기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사회적 행사이지만, 월드컵을 제외하면 국제 규모의 행사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유희석
유희석 heesuk@mt.co.kr

국제경제부 유희석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