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플랫폼 빅뱅’
최근 금융가 최고 화제는 카카오뱅크다. 출범 3주 만에 신규 계좌가 228만건을 넘어 말 그대로 금융계의 판을 흔들었다. 카카오뱅크 조기 흥행의 배경에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의 이용자 수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 은행을 위협한다.
그뿐 아니다.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기업들은 하나같이 자기들만의 강력한 플랫폼을 만들어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 기차의 승하차장이나 공연, 스포츠 경기의 ‘무대’를 의미하던 플랫폼은 이제 소셜미디어와 검색, OS(운영 시스템)와 전자상거래 등으로 확대됐다. IT 기술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산업과 시장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기존에 형성된 비즈니스 구조가 재구성되면서 ‘플랫폼’의 의미도 달라진 것이다. 미래에는 더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해부한다.
과거 기차의 승하차장이나 공연, 스포츠 경기의 ‘무대’를 의미하던 플랫폼은 이제 소셜미디어와 검색, OS(운영 시스템)와 전자상거래 등으로 확대됐다. IT 기술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산업과 시장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기존에 형성된 비즈니스 구조가 재구성되면서 ‘플랫폼’의 의미도 달라진 것이다. 미래에는 더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해부한다.
플랫폼 경제가 뭐길래
연결·공유·확장…혁신 비즈니스가 뜬다 한국 ‘세계의 변방’ 과감한 육성책 시급
# 반세기 넘게 어린이들의 꿈의 장소가 됐던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Toys R Us)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 최대 완구 전문점의 몰락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토이저러스가 온라인 쇼핑으로 흐름이 바뀌는 현상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분석한다. 완구와 어린이 놀이 시장의 플랫폼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아마존, 게임업체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것이다.
연결·공유·확장…혁신 비즈니스가 뜬다 한국 ‘세계의 변방’ 과감한 육성책 시급
# 반세기 넘게 어린이들의 꿈의 장소가 됐던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Toys R Us)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 최대 완구 전문점의 몰락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토이저러스가 온라인 쇼핑으로 흐름이 바뀌는 현상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분석한다. 완구와 어린이 놀이 시장의 플랫폼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아마존, 게임업체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것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손꼽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자기만의 강력한 ‘플랫폼’이 있다. 한 예로 과거 ‘윈텔(윈도+인텔)’로 대변되는 IT 업계 주도권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애플과 구글로 넘어갔다. 동시에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 역시 몰락했다. 최병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윈텔 진영은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 플랫폼 경쟁력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플랫폼이) 기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등장하면서 관심 또한 커진 것”이라 설명했다.
플랫폼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가 산업, 특히 IT 업계에선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다. 스마트폰 OS만 해도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가 플랫폼으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제조사들의 입지는 과거 피처폰 시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플랫폼 운영자 정책에 따라 하드웨어 제조사와 콘텐츠 개발사들은 물론 통신사업자까지 판도가 변할 정도다. 최근 제조업체 HTC 스마트폰 사업의 구글 인수가 단적인 사례다.
미국의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지난해 발표한 ‘2016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1·2위를 차지한 애플과 구글은 소위 플랫폼 기업이다. 같은 평가에서 브랜드 가치가 전년 대비 껑충 뛴 페이스북(48%), 아마존(20%) 또한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이 너도나도 플랫폼을 표방하며 전방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손꼽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자기만의 강력한 ‘플랫폼’이 있다. 한 예로 과거 ‘윈텔(윈도+인텔)’로 대변되는 IT 업계 주도권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애플과 구글로 넘어갔다. 동시에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 역시 몰락했다. 최병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윈텔 진영은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 플랫폼 경쟁력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플랫폼이) 기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등장하면서 관심 또한 커진 것”이라 설명했다.
플랫폼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가 산업, 특히 IT 업계에선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다. 스마트폰 OS만 해도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가 플랫폼으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제조사들의 입지는 과거 피처폰 시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플랫폼 운영자 정책에 따라 하드웨어 제조사와 콘텐츠 개발사들은 물론 통신사업자까지 판도가 변할 정도다. 최근 제조업체 HTC 스마트폰 사업의 구글 인수가 단적인 사례다.
미국의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지난해 발표한 ‘2016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1·2위를 차지한 애플과 구글은 소위 플랫폼 기업이다. 같은 평가에서 브랜드 가치가 전년 대비 껑충 뛴 페이스북(48%), 아마존(20%) 또한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이 너도나도 플랫폼을 표방하며 전방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플랫폼 정의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의 토대
플랫폼은 말 그대로 서로 다른 집단을 연결해주는 곳이다. 11번가나 인터파크처럼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과 구매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쇼핑몰, 머무를 장소가 필요한 사람과 빈방을 빌려주려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에어비앤비 등이 플랫폼의 대표적인 예다. 윈도나 안드로이드 등 컴퓨터·스마트폰 운영체제도 소프트웨어와 앱을 개발하는 이들과 이용자를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플랫폼이라 볼 수 있다.
플랫폼은 오래전부터 비즈니스의 일부였다. 독자와 광고주를 한데 모으는 신문과 잡지, 집을 구하는 사람과 파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플랫폼이다. 최근 들어서야 눈길을 끄는 이유는 IT 기술이 발전하며 에어비앤비, 우버와 같은 온라인상에서의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은 여러 면에서 일반 기업과 다르다. 일례로 비(非)플랫폼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만큼 구매자만 확보하면 매출이 발생한다. 상품을 개발할 때에도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와 달리 플랫폼 기업은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고 공급자와 수요자가 원활하게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따라서 공급자나 수요자 어느 한쪽만 확보해선 매출을 올릴 수 없다. 양쪽 모두 충분히 끌어들여야 하며 한쪽의 요구사항에만 귀 기울여서도 안 된다.
두 집단 간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공급자가 수요자보다 압도적으로 많거나 수요자가 공급자에 비해 지나치게 많으면 플랫폼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어렵다. 플랫폼 운영자는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때때로 한쪽에게 무료, 혹은 원가 이하로 플랫폼을 쓸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면 통상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자는 구매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이용자도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심지어 플랫폼을 이용한 이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기업도 많다. 일례로 국내 신용카드사 대부분은 회원에게 커피 할인,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달리 비플랫폼 기업이 원가 이하로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는 드물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 같은 특성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를 비롯해 요즘 잘나간다는 기업 상당수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매출을 거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애플리코는 2040년엔 S&P500 기업 매출 절반이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나올 거라 추산한다. 국내에서도 플랫폼 기업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2012년 4534억원이었던 카카오 매출은 지난해 1조4642억원까지 성장했다. 시가총액도 약 9조5000억원에 달한다. 네이버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1조7987억원에서 4조226억원으로 뛰었으며 시가총액은 25조원이 넘는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의 토대
플랫폼은 말 그대로 서로 다른 집단을 연결해주는 곳이다. 11번가나 인터파크처럼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과 구매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쇼핑몰, 머무를 장소가 필요한 사람과 빈방을 빌려주려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에어비앤비 등이 플랫폼의 대표적인 예다. 윈도나 안드로이드 등 컴퓨터·스마트폰 운영체제도 소프트웨어와 앱을 개발하는 이들과 이용자를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플랫폼이라 볼 수 있다.
플랫폼은 오래전부터 비즈니스의 일부였다. 독자와 광고주를 한데 모으는 신문과 잡지, 집을 구하는 사람과 파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플랫폼이다. 최근 들어서야 눈길을 끄는 이유는 IT 기술이 발전하며 에어비앤비, 우버와 같은 온라인상에서의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은 여러 면에서 일반 기업과 다르다. 일례로 비(非)플랫폼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만큼 구매자만 확보하면 매출이 발생한다. 상품을 개발할 때에도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와 달리 플랫폼 기업은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고 공급자와 수요자가 원활하게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따라서 공급자나 수요자 어느 한쪽만 확보해선 매출을 올릴 수 없다. 양쪽 모두 충분히 끌어들여야 하며 한쪽의 요구사항에만 귀 기울여서도 안 된다.
두 집단 간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공급자가 수요자보다 압도적으로 많거나 수요자가 공급자에 비해 지나치게 많으면 플랫폼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어렵다. 플랫폼 운영자는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때때로 한쪽에게 무료, 혹은 원가 이하로 플랫폼을 쓸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면 통상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자는 구매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이용자도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심지어 플랫폼을 이용한 이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기업도 많다. 일례로 국내 신용카드사 대부분은 회원에게 커피 할인,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달리 비플랫폼 기업이 원가 이하로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는 드물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 같은 특성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를 비롯해 요즘 잘나간다는 기업 상당수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매출을 거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애플리코는 2040년엔 S&P500 기업 매출 절반이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나올 거라 추산한다. 국내에서도 플랫폼 기업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2012년 4534억원이었던 카카오 매출은 지난해 1조4642억원까지 성장했다. 시가총액도 약 9조5000억원에 달한다. 네이버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1조7987억원에서 4조226억원으로 뛰었으며 시가총액은 25조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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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플랫폼은 무엇
▷AI·자율주행차 등 유력
플랫폼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기존 플랫폼의 확장과 새로운 플랫폼을 찾는 것으로 확산된다. 하드웨어 부문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도모하는 삼성전자가 빅스비, 삼성페이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는 게 대표적 사례다.
새로운 플랫폼으로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가 손에 꼽힌다.
AI는 매우 광범위한 범위에서 사용되면서 데이터 수집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구글의 인공지능은 바둑에도 사용되고 음성비서와 자율주행차에도 활용되는 방식이다. 임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로 다른 성격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한꺼번에 모아서 분석하는 ‘플랫폼의 플랫폼’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과 구글은 물론 국내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AI 개발과 데이터 축적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배경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역시 영상, 콘텐츠 업계의 새로운 소비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라베이스는 언스트앤영(Ernst & Young) 전망치를 인용해 자율주행자동차에서 소비되는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가 오는 2060년에는 200억달러(약 2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유경제도 플랫폼 분야에서 추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플랫폼 경제가 공유경제 분야에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넘어갈 것이다. 공유 모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내는 업체가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플랫폼 영역이 확대되면서 ‘빅뱅’ 수준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한발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임춘성 연세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의 플랫폼 경쟁력은 한마디로 약하다. 플랫폼은 판이 커질수록 가치가 높아지는데 내수에 한정된 게 많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역량이 없다 하더라도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비즈니스, 핀테크 영역에선 도전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최병삼 연구위원은 “한국의 IT 기술력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개발자를 모으고, 투자자를 유인해 생태계를 만드는 능력이다. 국내에는 이런 역량을 제대로 갖춘 기업이 드물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해외 기업을 따라잡을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 김병수(팀장)·노승욱·강승태·김기진 기자 / 그래픽 : 신기철]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27호·추석합본호 (2017.09.27~10.10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AI·자율주행차 등 유력
플랫폼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기존 플랫폼의 확장과 새로운 플랫폼을 찾는 것으로 확산된다. 하드웨어 부문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도모하는 삼성전자가 빅스비, 삼성페이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는 게 대표적 사례다.
새로운 플랫폼으로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가 손에 꼽힌다.
AI는 매우 광범위한 범위에서 사용되면서 데이터 수집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구글의 인공지능은 바둑에도 사용되고 음성비서와 자율주행차에도 활용되는 방식이다. 임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로 다른 성격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한꺼번에 모아서 분석하는 ‘플랫폼의 플랫폼’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과 구글은 물론 국내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AI 개발과 데이터 축적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배경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역시 영상, 콘텐츠 업계의 새로운 소비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라베이스는 언스트앤영(Ernst & Young) 전망치를 인용해 자율주행자동차에서 소비되는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가 오는 2060년에는 200억달러(약 2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유경제도 플랫폼 분야에서 추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플랫폼 경제가 공유경제 분야에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넘어갈 것이다. 공유 모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내는 업체가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플랫폼 영역이 확대되면서 ‘빅뱅’ 수준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한발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임춘성 연세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의 플랫폼 경쟁력은 한마디로 약하다. 플랫폼은 판이 커질수록 가치가 높아지는데 내수에 한정된 게 많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역량이 없다 하더라도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비즈니스, 핀테크 영역에선 도전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특별취재팀 = 김병수(팀장)·노승욱·강승태·김기진 기자 / 그래픽 : 신기철]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27호·추석합본호 (2017.09.27~10.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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