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법정 가상화폐 3년전부터 전문 연구...아직 시간표는 없어"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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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22 09:12

    어우양르후이 중앙재경대 인터넷경제연구원 부원장 인터뷰
    “최근 가상화폐 규제 강화는 당 대회 앞두고 사회불안 불씨 제거”


    어우양르후이 중국 중앙재경대 인터넷경제연구원 부원장/조선비즈
    어우양르후이 중국 중앙재경대 인터넷경제연구원 부원장/조선비즈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강화는 19차 당대회(19대)를 앞두고 집단시위 사건이 발생할수 있는 리스크의 원천을 차단하려는 측면이 있다.”

    어우양르후이(歐陽日輝) 중국 중앙재경대 인터넷경제연구원 부원장은 21일 조선비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중국에서 최근 가상화폐공개(ICO) 거래소가 폐쇄조치를 당한데 이어 훠비(火幣)닷컴 OKCoin BTC차이나 등 3대 가상화폐 거래소가 잇따라 거래 중단 계획을 내놓은 걸 계기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 어우 부원장은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거래중개 계산단위 가치저장 등 화폐의 기본 기능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하지만 합리적인 프로젝트 소요 자금 조달을 위한 일부 ICO는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어우양 부원장은 중국의 유명 인터넷 경제 전문가로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만든 전자상거래 발전 3년 액션플랜(2016~2018년)에 참여하고 중국 상무부 경제무역정책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8월엔 베이징시로부터 인터넷금융감독관리 분야 사회과학 우수성과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인터넷금융 생태’ ‘인터넷금융 감독’ ‘인터넷금융 원년’ 등의 책을 펴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배경이 뭔가.

    “올해 중국 정부의 주요 업무가 금융리스크를 예방하는 것이다.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7월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정치적으로는 19대를 앞두고 안정을 모든 것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어 각급 정부가 집단시위 사건을 야기할 수 있는 리스크 근원에 대해 대대적인 정돈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가상화폐나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ICO 모두 혁신 아닌가

    “물론 ICO는 금융혁신이다. 그러나 일부 불법분자들이 ICO라는 겉옷을 입고 불법 자금모집, 돈 세탁, 심지어 사기를 치는 일이 발생했다. 감독당국은 90%의 ICO 프로젝트가 이런 경우라고 보고 있다. 실제 실물경제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조달을 위한 ICO는 1% 수준이다. 하지만 불법 ICO를 엄벌에 처하라도 전면적인 금지를 하지 않아야한다. 합리적인 프로젝트 자금조달을 위한 가상화폐 발행은 지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가상화폐 규제는 향후 어떨게 될까.

    “최근 수년간 중국의 금융혁신 걸음이 매우 빨라졌다. 세계가 중국의 금융혁신을 주시하고 있다. 사실 중국 당국은 모든 가상화폐를 완전히 금지한 게 아니다. 단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대표로 하는 가상화폐와 위안화간 거래를 중단시킨 것이지 가상화폐 자체를 타깃으로 한 게 아니다. 가상화폐를 일대일 식으로 장외에서 거래하는 것까지는 막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을 이용한 금융혁신에 대해 일관되게 관용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중국은 안정을 중시하는 나라인데 어떻게 리스크가 큰 혁신을 용인할 수 있나.

    “중국에서 증권거래소 지속 운영을 놓고 논란이 일던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이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할 때 금융문제에 접근한 방식이 중국 당국의 금융혁신에 대한 태도의 기초를 닦았다. 덩샤오핑은 당시 ‘증권 주식 이런 것이 궁극적으로 좋을지, 위험이 있을지,자본주의만의 물건인지, 사회주의가 이용할 수 있을 지 일단 지켜보자. 잘되면 규제를 풀고, 잘못되면 닫으면 된다.’고 했다. “

    -중국의 가상화폐 규제가 글로벌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중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양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만해도 90%에 달했지만 30% 로 내려왔다는 통계가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은 ICO의 광풍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3대 비트코인 거래소가 거래중단 소식이 나오는 등 향후 가격 전망은 밝지 않다. “

    -가상화폐가 그동안 급성장한 이유는 뭔가.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뿐 아니라 바이두의 바이두비,텐센트의 Q비, 샨다의 뎬취앤,시나닷컴의 웨이비 등도 있다. 가상화폐의 급성장 뒤에는 일부 인터넷플랫폼의 현실과 맞지 않는 ‘과대 선전’이 있다. 일례로 ‘무현금 사회’라는 선전 문구는 일반인을 오도할 수 있다. 금융지식이 부족한 군중들이 가상화폐가 중국 정부의 정책방향이자 미래 발전방향인 것으로 오해해서 맹목적인 투자를 한 것이다. “

    -인민은행이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동시에 법정 가상화폐를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왜 그런가.

    “인민은행은 2014년에 이미 가상화폐 전문 연구팀을 두고 가상화폐의 핵심기술, 발행 유통환경, 직면할 수 있는 법률문제, 경제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법정 가상화폐와 민간 가상화폐와의 관계 등에 깊은 연구를 해왔고, 단계적으로 성과를 거뒀다. 2016년말에는 디지털 화폐 연구소를 세우기도 했다. 무현금 거래와 법정 가상화폐 모두 커다란 추세가 될 것이다. 법정 가상화폐를 발행하면 각국과 협력해 돈세탁과 탈세 등 불법행위를 줄일 수 있다. 중국이 가상화폐 발행을 준비하기 위해 이를 연구하는 건 필요하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법정 가상화폐를 언제 발행할 지에 대한 시간표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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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2/2017092200781.html#csidxd15ce1b88f0bb31936e6ddff41658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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