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도시 부산서 축구로 일낸다"
입력 : 2016.12.23 03:04
[비운의 천재서 승격 청부사로… 2부리그 부산의 새 감독 조진호]
역대 최연소 18세에 올림픽 진출, 부상·항명 파동에 선수생활 접어
2년前 대전 승격 이끌며 돌풍… 지난 시즌엔 상무 맡아 첫 6강行
"승격땐 '부산 갈매기' 부르겠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신임 사령탑 조진호(43) 감독은 이달 초 부산 선수들과 첫 대면식에서 이런 말을 했다. 단호한 말투에 부산 선수들은 긴장했다. 부산 강서구 구단 클럽 하우스에서 만난 조 감독은 "두 시즌 동안 챌린지에 머문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젖어 있어 자극을 줬다"며 "클래식으로 승격만 하면 모든 선수에게 파마를 허용하겠지만, 그전까진 오로지 승리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조 감독의 별명은 '비운의 천재'다. 최연소(만 18세 364일) 올림픽 출전이라는 아직껏 깨지지 않는 기록을 세운 그는 한국 축구의 유망주였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슬럼프 탓에 프로에선 별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어렸을 적부터 칭찬만 듣고 자란 게 독이 된 것 같아요. '내가 최고'라는 생각에 취해 있다 추락한 거죠."
조 감독은 1990년 경희대 재학 중 청소년 대표로 선발된 뒤 1992 올림픽, 1994 월드컵 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치다가 '항명 사건' 이후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다. 1995년 비쇼베츠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이 홍콩 다이너스컵에 참가했을 당시 주장이었던 그는 자신을 기용하지 않는 데 불만을 갖고 대표팀 합류를 거부했다. 자격 정지 6개월 징계와 팬들의 맹비난을 받은 그는 슬럼프에 빠졌다. "그때 제가 경솔했다는 걸 지금 감독이 돼 보니 알겠더라고요."
이후 지도자의 길을 걸은 그는 2014년 챌린지에 있던 대전 시티즌을 클래식에 올려놓으며 '승격 청부사'로 칭송받았다. 2016시즌 상주 상무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느슨한 분위기로 유명한 '군인팀' 상무를 6위에 올려놓으며 리더십을 입증했다.
올해 한국 프로축구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35골)을 세운 아드리아노(29·FC서울)를 처음 발굴한 것도 조 감독이 대전에 있을 때였다. 훈련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조 감독은 "득점 감각은 탁월하니 내가 한번 길들여보겠다"며 선뜻 영입했다. 아드리아노는 경기 도중에 자기를 교체해버렸다며 경기장을 나가기도 했고, 봄에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며 훈련에 나오지 않았다. 조 감독은 자유분방한 아드리아노를 다독이며 팀에 적응하게 도왔고, K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키워냈다. 서울의 아드리아노가 지난 3월 조 감독이 이끄는 상주를 상대로 골을 넣고도 조 감독을 향한 존경의 뜻으로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건 축구계에서 화제가 됐다.
조 감독은 야구의 도시인 부산에서 축구로 사랑받겠다고 했다. "공격적이고 스피드 있는 축구를 선보이면 많은 시민이 찾아 와 줄 거라 생각합니다. 반드시 다시 1부 리그로 갈 겁니다. 역사가 이뤄지는 그날 그라운드에서 시원하게 '부산 갈매기'를 부를 테니 지켜봐 주세요."
[조진호는 누구?]
―1973년 8월 2일생. 대륜중―대륜고―경희대
―별명: ‘비운의 천재’ ‘한국의 마라도나’
―국가대표: 1992 올림픽·1994 월드컵
―프로: 포항―상무―부천―성남
―감독: 대전―상무―부산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3/20161223001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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