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홀릴 수밖에 없다… 정체 모를 곡소리에
입력 : 2016.05.12 03:00
[곡성]
'곡성'이란 마을서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얽힌 사건
긴장감 놓칠 수 없는 2시간 반
나 감독 "인간이 납득할 수 없는 고통 그리려 초월적 존재 다뤄"
딸의 숨이 넘어갈 지경인데 의사, 무당, 신부(神父)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종구는 누구를,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른다. 종구가 믿는 만큼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보이는 만큼 믿는 것 같기도 하다. 피아(彼我)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아무도 믿을 수 없었던 막막함이 머리 꼭대기부터 다리까지 타고 내려가 발끝에 오래도록 머문다. 곡성을 보는 내내 한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전작(前作) '추격자' '황해'에서 사회와 밀착된 범죄, 폭력을 다룬 나 감독은 '곡성'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그린다. 부활을 목격한 제자들에게 예수가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을 품느냐"고 하는 누가복음 24장으로 시작하는 '곡성'은 '믿음'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크리스천인 나 감독은 무속 신앙에 대해 알기 위해 강원도 두타산의 암자에서 '수행자'들과 2개월 동안 머물기도 했다. 그는 "그들의 눈에는 영, 혼, 귀신이 어떻게 보이는 건지, 그들은 뭘 믿는지 알고 싶었다"고 했다.
악(惡)은 차별하지 않는다. 종구는 "왜 하필이면 내 딸이냐"고 울부짖지만, 그 이유는 끝내 알지 못한다. 나 감독의 시선은 폭력의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돌아갔다. 그는 "인간이 고통과 불행을 겪는 피해자가 되는 게 납득이 되지 않아 만들기 시작한 영화다. 그걸 알려고 하다 보니 초월적인 존재에 대해 다루게 됐다"고 했다. 그가 다룬 초월적인 존재를 하나의 신이나 종교로 단정지을 수 없다. 신이거나 악마일 수도 있고, 선악과 상관없는 어떤 존재나 힘일 수도 있다. 나 감독은 자신이 가졌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지 않는다. 시사회를 본 관객들이 극장 문을 나서자마자 한참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책임하고 비관적인
결말이 아니냐"고 감독에게 물었다.
"위로가 인상적인 끝맺음이 될 수 있겠지만, 제가 뭐라고 감히 위로를 하나요. 그게 더 무책임한 것 아닌가요? 아프고 고통스러운 건 피해자의 책임이 아니라고, 비를 맞으면 옷이 젖는 것처럼 불행이 다가오면 피할 수 없을 뿐이라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최선을 다했으면, 불행과 고통에 대해 자책하지 말라는 게 제 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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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홍진 감독 프로필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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