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SERI CEO와 함께하는 창조경영] "천장을 30㎝ 높일 때마다 창의성이 2배로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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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24 02:57
하지만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거창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요구한다. 게다가 회사의 업종이나 특성에 따라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창의적 업무 환경을 위해서는 반드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것일까.
경우에 따라선 작은 변화와 자극을 통해서도 조직 구성원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몇 가지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점화효과(點火效果)에 관한 것이다. 점화효과란 먼저 제시된 정보에서 연상된 개념이 나중에 제시된 정보를 해석할 때도 영향을 주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독일 브레멘대의 옌스 푀르스터 교수는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한 실험을 통해, 점화효과가 창의성 발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입증했다.
한쪽 그룹에는 자유와 일탈의 상징인 펑크(punk)족을, 다른 쪽에는 논리적·보수적인 공학자를 머릿속에 떠올리게 했다. 그 뒤 창의력 테스트를 했더니, 펑크족을 연상한 그룹이 훨씬 월등한 창의력을 보이더라는 것이다. 기업에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 가능하다. 업무 시작 전에 직원들에게 주제 제한 없이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거나 다양한 그림·영상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면 어떨까.
특정 색(色)이 사람들을 더 창의적으로 만든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로체스터대의 앤드루 엘리엇 교수는 창의성과 색상 관계 연구를 통해, '자연의 색'으로 통하는 초록색이 사람들의 창의성을 더 자극한다고 밝혔다. 가령 사람들이 빨간색을 자주 보면 '위험'의 느낌을 갖지만, 초록색에 대해선 긍정적이면서도 편안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다. 사무실을 초록빛의 실제 식물로 채우면 더 좋겠지만, 어렵다면 실내 디자인 등에 초록색을 많이 접목시키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창의력에는 의외의 요소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사무실 천장의 높이도 그 중 하나다. 생명과학자인 조나스 솔크 박사는 1955년 무렵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소아마비 백신 개발의 고리를 풀어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자, 2주간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여행 중 방문한 한 성당 안에서 불현듯 백신 개발의 단초가 될 아이디어를 찾게 된다. 솔크 박사는 이를 계기로 창의적 아이디어는 성당처럼 천장이 높은 곳에서 더 잘 나오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1965년 솔크연구소를 세우면서 이를 직접 적용한다. 연구소 한 층의 바닥부터 천장까지 높이를 다른 건물보다 60㎝ 정도 높은 3m로 만든 것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 연구소는 지금까지 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네소타대 조앤 마이어스-레비 교수의 유사 실험에서도 천장 높이가 2m40㎝에서 2m70㎝, 3m로 30㎝씩 높아질 때마다, 사람들의 창의적 문제 해결능력이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창의성을 높이려는 대상이 팀 단위라면 접근 방법이 다를 수도 있다. 광고회사의 경우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서로 부딪치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가운데 더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오늘 우리의 업무 환경을 한번 돌아보고, 어떤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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