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 쉰에 다다른 대다수 남성은 돈벌이와 가정을 책임지기에 자아를 잊곤 한다. 나보다는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상사, 직원으로 사는 날이 더 많다. 그 과정에서 꿈은 가끔 테이블 위에 놓이는 술안주일 뿐이다. 50대 ‘몸짱 아저씨’가 전파를 타는 건 역설적으로 많은 중년 남성들이 ‘도전’, ‘꿈’과 같은 단어를 잊은 채 살기 때문일 것이다.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 <손웅정축구아카데미> 총감독은 여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꿈 많던 청년이었다. 호기롭게 프로 축구계에 뛰어들어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부상에 발목 잡혔다. 30~40대에는 아버지가 되어 아들을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땀을 흘렸다.
손웅정 감독은 10여 년의 노력의 성과가 드러나는 요즈음, 만족하지 않고 세 번째 꿈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하늘의 뜻을 깨닫는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도 그는 누군가의 아버지로만 남기를 거부한다. 하늘이 아닌 제 뜻에 따라 꿈을 펼치기로 했다. 10월의 어느 날 춘천의 한 커피숍에서 마주앉은 <포포투>에게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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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이하 FFT): 얼마 전 <아시아풋볼아카데미>에서 <손웅정축구아카데미>로 이름이 바뀌었다. 손웅정 감독(이하 손): 일이 있었다. 제로에서 다시 시작한다. 능력이 되는 한 조금씩 돈을 투입해서 축구를 좋아하는 후배들이 꿈을 실현하도록 돕고 싶다. 어렵지만 지속해서 키워갈 계획이다.
FFT: 철학은 변함없나? 손: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핵심은 기본기다. 기본기에 투자를 많이 해서 축구다운 축구, 깔끔한 축구를 하는 선수를 키울 생각이다. (손)흥민이가 처음 독일 나갈 때 ‘전 세계에서 너만큼 기본기 배운 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위에선 아들 기 살리려고 그런 얘기 한다고 했지만 나는 투자를 했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지금도 자신 있다.
FFT: 기본기는 왜 중요한가? 손: 야구는 야구공, 배구는 배구공을 갖고 한다. 축구선수는 축구공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비밀은 거기에 있다. 아는 코치에게 들은바 일부 학생들은 운동장 60~70바퀴를 돈다. 이런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 운동시간이 다가오면 학생들은 ‘또 뛰겠구나’ 하면서 운동장으로 나갈 거다. 축구는 재밌어야 한다. 우리는 조깅 대신 발 피구로 몸을 푼다. 체력 훈련은 17세가 넘어서 해도 늦지 않다.
FFT: 많은 성인 선수들이 낮게 깔리는 땅볼 패스를 잘하지 못한다. 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이기기 위한 ‘뻥’ 축구에 익숙한 거다. 축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낮게 깔리는 패스 연습을 했다면 성인이 되어서 공을 띄우려고 해도 낮게 깔아 찬다. 한 성인 선수는 상대가 압박하니까 아무 곳으로나 공을 차더라. 패스, 상황인식 등의 기본 훈련이 잘 안 되었기 때문이다.
FFT: 훈련을 참관하니, 훈련 내내 직접 뛰면서 지도하더라. 손: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사진을 보여주는 것보다 백번 낫다. 아이들의 파트너가 되려면 평상시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늘 부지런해야 한다. 우리 팀 코치들도 꾸준히 운동한다. 이렇게 코치들이 몸매 좋은 팀 드물다.
FFT: 훈련 일정은? 손: 4시부터 5시 반까지 매일같이 1시간 반 훈련한다. 1시간 반만 해도 문제없다. 그 이상 훈련하면 그건 혹사다. 내가 독일에 있을 때는 코치들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주말에 하루 정도 쉰다.
FFT: 지난 5월 세 명의 학생이 독일로 훈련을 떠났다. 손: 방학 때 2~3주 해외 유소년 클럽과 합동 훈련을 했다. 방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시키려고 한다. 독일이든 유럽이든 해외에 한두 번 다녀오면 아이들이 달라진다. 방학 기간 중 책 3권씩 읽게 해서 독후감 숙제도 낸다. 독후감을 보면 아이들의 인성, 생활, 성격을 볼 수 있다. 자주 강조하는 말이지만 책 속에는 길, 아니 고속도로가 있다.
FFT: 앞으로 아카데미 운영 계획은? 손: 가깝게는 객지에서 온 아이들 숙소로 쓸 아파트 얻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제약 없이 언제든 사용할 우리 아카데미만의 운동장 하나 갖고 싶다. 같은 연령대로 한 구성원(12~13명)을 만드는 것도 꿈이다. 이를 위해서 중 1, 2학년까지 한 팀을 만들 계획이다. 그다음 고등학교 클럽, K3 클럽, 내셔널리그 클럽까지 차례로 창설하고 나아가 독일의 5부리그 클럽도 인수하고 싶다. 그 클럽을 5부에서 4부, 4부에서 3부로 승격시키는 것이 나의 꿈이다. 우리 가족과 관련 없는 이름으로 괜찮은 클럽명 있으면 알려 달라. (웃음)
FFT: 독일과 한국을 오가고, 아이들까지 직접 가르친다. 이젠 아들이 아버지를 걱정할 것 같다. 손: 장거리 비행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그게 힘들 다면 무슨 일을 하겠나? 흥민이한테도 늘 ‘초심을 잃지 말라’고 말한다. 정신력으로 이겨야 한다. 흥민이는 내가 아카데미에 힘 쏟는 것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어려서부터 우리가 나누고 베푸는 것을 봐왔고, 또 이 아이들이 자기 후배니까. 요즘도 가끔 아이들이나 코치들에게 축구화 같은 것을 선물한다.
FFT: 손흥민이 점점 완성형 선수에 가까워진다는 반응이 있다. 손: 이렇게 말할 수는 있겠다. 지금까지 저와 흥민이가 계획한 대로 잘 진행 중이라고.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두 단계 이상 변화가 와야 한다. 나도 그렇고 흥민이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무조건 숙이고 낮추고 겸손하게 살자고 얘기한다. 이제 시작이다.
(편집자 주 -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 12월호에는 손흥민의 성장 과정, <손웅정축구아카데미> 훈련 방식 등 손흥민과 손웅정 감독에 관한 더 상세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빅테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토스, 카카오페이가 인증서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인인증서 폐지로 인증 시장이 새 먹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토스, 카카오페이 모두 인증서 제휴기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인증서 누적 발급은 2300만건을,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인증’ 발급수는 11월 기준 2000만건을 돌파했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공인인증서 폐지 전부터 본인 인증이 가능한 인증서비스를 출시해 운영해왔다. 지난 10일부터 공인인증서가 폐지가 공식화되면서 토스와 카카오페이 인증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토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토스인증’ 누적발급은 1700만건이었으나 2개월 만에 600만건이 늘어나면서 12월 초 2300만건을 돌파했다.
토스는 “2300만건은 국내 경제활동 가능 인구 4450만(2019년 말 기준 15~64세) 대비 51%에 달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2017년 6월에 출시한 ‘카카오페이 인증’도 11월 말 기준 가입자수만 1400만명에 달한다. 이용기관도 200개가 넘은 상태다.
금융기관 제휴에서는 토스가 한발 앞서고 있다. 토스는 2018년 말 수협은행 인증서 발급을 시작으로 SC제일은행, 삼성화재, 하나손해보험, KB생명과 제휴해 회사 상품 가입 시 간편인증, 전자서명 등에 토스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ICT 규제 샌드박스 임시허가로 공공·행정기관 모바일 전자고지를 2019년 2월부터 시작, 공공·행정기관에 먼저 제공했다. 카카오페이는 한국교토안전공단, 병무청, 국민연금공단, 국세청, 민방위,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환경공단, 여성가족부,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제휴하고 있다. 금융기관으로는 KB증권, NH투자증권과 제휴를 맺었다.
최근에는 시중은행까지 제휴를 확대했다.
SC제일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카카오페이 인증’을 적용했다. 카카오페이 사용자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없이 SC제일은행 모바일뱅킹 앱 최신버전에서 ‘카카오페이 인증’을 거치면 앱 로그인, 자동납부해지, 카드선결제 등이 가능하다. 향후 이체, 금융상품 납입, 지로 납부까지 확대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토스 인증’, ‘카카오페이 인증’이 관심받는건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편리해서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카카오톡을 통해 사용 가능하다. 증권거래 시 빠른 서명이 가능해 구매 단계를 줄였다. 개인정보 수집 동의, 신용정보 조회 동의, 자동이체 출금 동의, 보험 청약, 대출 예갸 등 전자 서명이 요구되는 중요 문서 확인이 가능하며 비밀번호나 지문으로 간편하게 서명할 수 있다.
인증서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사설인증을 개시한 네이버는 사업 시작 9개월 만에 사용처를 54곳까지 확대했다. 내년까지는 10배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발급건수는 200만건을 돌파했다.
해당 센터 근처에 게시된 현수막에는 "함께 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경기대학교가 한마음으로 여러분의 쾌유를 응원합니다"라는 경기도 노동조합 측의 메시지가 전해졌다. 경기대 8대 교수회 측도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의료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특히,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기숙사 입구 곳곳에 경기대 학생들이 게시한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경기대 학생회 대책본부측은 "코로나19에 맞서 애쓰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응원합니다" "경기대학교가 한마음으로 환자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게시물로 그간의 갈등을 해소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에게 거듭 감사와 미안함 전한 이재명 지사
▲ 이재명 지사가 19일 페이스북에 이어 20일에도 자신의 인스타를 이용해 경기대 학생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했다.
이 지사는 전날인 19일 자산의 페이스 북을 통해 "오늘 경기도가 마련한 경기대기숙사 임시숙소에서 마지막 남은 10명의 학생이 퇴실했다"며 "계절학기 등으로 남아야 하는 학생들은 대체숙소에서 계속 생활하고, 기숙사는 생활치료센터 병상으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글을 빌려 거듭 경기대 학생들께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국가권력이 여러분에게 충분히 사려 깊게 다가가지 못했다. 더 많이 배려하고 더 많이 신경 쓰지 못해 미안하다"며 "매일 확진자 천명을 넘나드는 위급상황에서 코로나 대응은 속도와의 싸움이고, 도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도지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불편이 생길지 몰라 제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총학생회장에게 전달했고 전담 비서관도 학교현장에 파견했다"며 "그럼에도 아직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살피겠다. 문제가 있으면 총학을 통해 언제든 제게 직접 연락해 달라. 또한 현재 도에서 단체 채팅방을 통해 대체숙소에 있는 학생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긴급병상확보방침을 정한 이 지사의 결정에 따라 수원시 경기대학교 기숙사를 전국 최초로 병상 및 생활치료시설로 긴급 동원했다. 이 지사는 14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전환되는 경기대학교 기숙사(경기드림타워)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예정에 없던 학생들과의 갑작스런 면담을 진행했다. 이 지사는 이날 이들의 요구사항을 전달받으며 지속적인 소통과 해결책을 약속했다.
▲ 현재 긴급생활치료시설로 지정된 경기대학교 기숙사에는 관련 의료인력 등이 속속 도착하며 운영 준비를 마치고 정상가동 중이다. 17일부터 293명의 센터 입소자들을 맞았다. 수용규모 1600여명인 경기대 기숙사는 현재 운용인력 226명이 관리를 받고 있다.
이후에도 12월 내 생활치료센터 4개소 개소 1161개 병상 확보를 목표로 경기대학교 기숙사(285개), 화성 한국도로공사 인재원(206개), 천안 상록리조트(440개), 고양 동양인재원(230) 등이 이달 내 환자를 맡기 위해 준비 중이다. 또한 안성 한국표준협회 인재원(286개), 한경대학교 기숙사(444개)도 협의 중이다.
한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일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20일 신규 확진자는 1097명이 나왔다. 16일에 이어 연속 5일간 1천명 선을 넘었다. 정부는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거리두기 3단계를 포함한 다각도의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일상 속 로봇 시대가 눈앞까지 성큼 다가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할 예정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을 실제로 본 순간 든 생각이다.
네 발로 걷는 움직임이 꽤 자연스러워 물류 등 당장이라도 산업 현장에서 사람의 고된 노동을 덜어줄 수 있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시연했다. 11일 현대차그룹이 공식적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선언한지 약 5일만이다.
현대차그룹이 스팟 시연에 나선 것은 향후 로봇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단순한 로봇이 아닌 모빌리티 산업과 연동된 로봇을 만들어 인간의 이동 편의성을 돕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직접 본 스팟은 정말 개를 닮았다. 이동하는 모습 자체가 개의 움직임과 유사하다. 멀리서 보면 정말 로봇개 같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스팟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목적의 로봇이 아니다. 산업 현장에 생길 어려움을 해결하거나, 건물 내 공간 정보를 좀 더 효율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스팟의 본체를 살펴보면, 다양한 형태의 모듈을 결합할 수 있는 고정 장치가 있다. 이 장치로 라이다 센서나 다양한 하드웨어 모듈을 결합할 수 있다.
스팟의 다리 4개는 최대 14kg 무게의 모듈이 들어가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의 다리에 대해 “다이내믹하게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모터스튜디오 고양 전시 공간 내부와 야외 데크 광장에서 스팟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스팟은 360도의 시야를 볼 수 있다. 시야가 넓기 때문에 사람이나 다양한 지형 지물을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스팟을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컨트롤러가 있어 혹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옆으로 움직이는 것도 스팟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다리에 있는 모터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이동을 유도시켜준다.
모터스튜디오 고양 3층 야외광장은 약간 가파른 계단이 있는데, 스팟에겐 어려운 공간이 아니었다. 머뭇거리지 않고 빠르게 계단을 오고 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현대차가 인수하기로 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카네기 멜런 대학교와 메사추세츠 공과 대학교(MIT) 교수로 재직했던 마크 레이버트 대표가 만들었다. 이 회사는 1992년 대학 내 벤처로 시작해 2013년 구글,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에 인수됐으며, 다양하고 혁신적인 로봇 개발로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2004년 미항공우주국(NASA), 하버드 대학교 등과 4족 보행이 가능한 운송용 로봇 ‘빅 도그(Big Dog)’를 개발해 화제가 됐으며, 이후 훨씬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빠르며 무게까지 줄인 4족 보행 로봇 ‘리틀 도그(Little Dog)’, ‘치타(Cheetah)’, ‘스팟(Spot)’ 등을 공개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6년부터 사람과 같이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인 ‘아틀라스(Atlas)’를 선보였으며, 지난해에는 물구나무서기, 공중제비 등의 고난도 동작까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하는 등 로보틱스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스팟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넣으면 춤을 출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물건을 집고 옮길 수 있는 물류용 로봇인 픽(Pick), 바퀴가 달려 직접 물건을 들고 목적지까지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핸들(Handle) 등도 선보이며 로봇 사업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팟은 아직 일반인이 구매할 수 없다. 현재 연세대학교 등에서는 스팟을 렌탈 형태로 데려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국내법이 완화되면 누구나 쉽게 스팟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우선은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물류 로봇 시장에 진출하고, 이어 건설 현장 감독이나 시설 보안 등 각종 산업에서의 안내/지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형 로봇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의 센싱(인지) 기술은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 기본적으로 요구되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응 및 판단 기술,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정밀하게 구동시키는 제어 기술 등은 향후 완전한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이같은 기술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LG전자는 ‘LG 클로이 바리스타봇(LG CLOi BaristaBot)’이 (사)한국커피협회로부터 국내 최초로 ‘로봇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획득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로봇사업담당 노규찬 상무, (사)한국커피협회 이상규 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로봇 브루잉 마스터(명예 커피지도사 자격증)’ 수여식이 열렸다.
‘브루잉 마스터’는 커피 추출 도구 및 방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최적의 커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평가하는 민간자격 검정이다. (사)한국커피협회는 ‘LG 클로이 바리스타봇’이 만드는 커피 맛이 ‘브루잉 마스터’가 만드는 수준과 동등함을 인정하고 ‘로봇 브루잉 마스터’를 수여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원두 종류, 분쇄 정도, 물 온도·양, 추출 시간 등 핸드드립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LG 클로이 바리스타봇에 적용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최적화 시험을 거듭, 지난달에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음회를 진행, 호평을 받았다.
LG 클로이 바리스타봇은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 획득으로 F&B(Food and Beverage, 식음료) 사업의 본질인 맛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게 됐다. 원두 고유의 ‘맛’과 풍부한 ‘향’을 항상 일정하게 제공 할 수 있어 영업 활동에 본격 투입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LG전자는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획득한 LG 클로이 바리스타봇을 내년 초 LG트윈타워를 시작으로 주요 LG베스트샵 매장에서 상용화할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한 달여 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로봇솔루션을 선보이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장면1. 유튜브는 매년 국내 조회수 랭킹을 발표한다. 2020년 뮤직비디오를 제외한 가장 많이 본 영상은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국민행동수칙 꼭 기억해주세요”로 1738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브 차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공식 정보를 부각해 노출한 점이 영향을 미쳤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시민들이 질병관리청에 관심을 기울였기에 가능한 결과다.
장면2. 2020년 가요계의 주목받은 뮤지션 이날치를 세상에 알린 건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한국관광공사의 유튜브 영상이었다. 관광지 앞에서 이날치의 판소리 음악과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춤을 가미하는 영상은 누적 조회수 3억회를 돌파하며 관광 홍보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면3. 국방TV의 ‘토크멘터리 전쟁사’ 폐지로 누리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내는 등 집단 반발했다. TV콘텐츠였지만 유튜브에 올리면서 구독자 40만명이 넘을 정도로 주목 받았는데 지난 4월 돌연 프로그램이 폐지되자 반발이 나온 것이다. 폐지 후 주요 출연진은 YTN라이프 ‘뉴스멘터리 전쟁과 사람’이라는 유사한 방송에 출연했다. 팬들은 이 프로그램을 ‘시즌2’라고 부른다.
이처럼 2020년 이목을 끈 유튜브 이슈 가운데는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채널이 연관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기사와 광고 등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던 부처·지자체·공공기관이 직접 홍보에 나서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변화에 대응” 공무원도 유튜브 도전
“원래 우리는 사보를 통해 홍보했다. 그런데 어느 날 사장께서 그러시더라. ‘우리 사보 사람들이 안 읽지 않냐’고. 한번은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보 이번 호 내용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하셨는데 제대로 대답하는 직원이 없었다.” 김영주 한국관광공사 홍보팀장의 말이다. 그는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홍보성 이슈는 기사로도 잘 안 다뤄주고, 사보는 일부 고정 독자만 있었다. 그래서 변화에 맞는 소통을 해보고자 유튜브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순영 고양시 영상홍보팀장은 “원래 오프라인, 홈페이지, 시정홍보TV 등을 이용했는데 요즘 대세를 안 따라갈 수가 없었다”며 유튜브 활동을 한 배경을 설명했다. 노은영 부산시 소셜방송팀 PD(뉴미디어담당관)는 “그동안 유튜브가 아카이빙용으로 쓰였다면 지난해 6월부터는 바뀌었다. 시 정책 홍보 영상을 유튜브 전용 영상으로 전환하게 됐다”고 했다.
유튜브 소통이 필수가 되면서 부처별 디지털 소통팀이나 뉴미디어팀은 ‘필수’가 됐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 아이디어’와 ‘끼 넘치는 공무원’ 발굴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충주 홍보맨 캐릭터를 내세운 ‘충TV’가 예능 요소를 갖춘 콘텐츠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제2, 제3의 ‘충TV’를 꿈꾸는 지자체가 늘어난 것이다.
강원도는 최근 구독자 1만명 돌파를 기념해 유튜브 담당자들이 에어로빅 옷을 입고 복고풍 댄스를 추는 영상으로 94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경직된 분위기의 사무실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담았는데 ‘공공배달앱’ 등 정책 홍보가 뜬금 없이 나온다. 여주시는 ‘산불조심’이 적힌 모자를 눌러쓰고 ‘깡’ 춤을 추는 ‘깡무원’이 인기를 끌었다. ‘중년 공무원 유튜버’도 등장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시니어 직원이 인턴 콘셉트로 관광 전반에 대해 토크하는 ‘만렙인턴 박상철’ 시리즈가 관심을 받았다.
광고·언론 부럽지 않은 정책 홍보
엄마가 초등학생 정도로 돼 보이는 천진난만한 딸과 함께 시장에 간다. 갑자기 아이가 사라지고, 엄마는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찾는데 아이가 갑자기 할머니 배우로 변해 있다. “저는 엄마가 되었습니다”라는 자막은 “저는 엄마의 엄마가 되었습니다”로 바뀐다. 천진난만했던 아이는 사실 치매에 걸린 엄마였다. 영상 말미에 ‘치매국가책임제’라는 문구가 뜬다.
청와대가 피키캐스트에 의뢰해 제작한 브랜디드 콘텐츠 영상이다. 정혜승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해당 영상 제작 당시 “정부가 정책 홍보를 위해 방송, 전광판 광고 등을 활용했다”면서 “공급자 중심으로 홍보하면서 왜 국민들이 알아주지 않는지 고민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와 부처 유튜브 채널이 성장하면서 정부 정책 홍보에 있어 언론 및 광고를 넘어 새로운 ‘채널’이 마련됐다. 정책 홍보에 주력하는 대한민국 정부 채널과 청와대는 각각 20만명대 구독자를 갖고 있다. 청와대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샌드박스네트워크와 협업으로 제작한 비대면 어린이날 행사 콘텐츠를 통해 ‘신선한 홍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방송사이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KTV(한국정책방송원)는 메인 채널 구독자만 37만명에 달한다. 본 채널 외에 KTV스콘(13만) 최고수다(17만명), KTV대한늬우스(7만명), KTV문화영화(3만명), 귀농다큐(4만명) 등 전체 8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 시절 총리가 참전용사를 만난 영상은 359만회를 기록했다. 뉴스에선 ‘단신’으로 나오거나 배제될 만한 소재지만 KTV가 이를 살린 것이다. KTV는 코로나19 국면에서 허위정보와 음모론에 적극 팩트체크에 나서기도 했다.
지자체에서도 ‘정책 홍보’를 위한 고민이 많다. 청주시가 제작한 웹드라마는 황당한 설정으로 ‘짤’이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해졌다. 제목은 ‘사랑인게 봉명해’로 청주시 ‘봉명동’을 떠오르게 한다. 연인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남성이 33만원을 돌려 달라고 하자 여성은 “찌질하다”고 말하며 30만원과 청주페이 카드를 던진다. 그러면서 “충전하면 10% 인센티브 들어오니까 나머지 3만원은 충전해서 써!”라고 말한다.
‘지역정책 뉴스’에 초점을 맞춘 지자체도 많다. 고양시는 ‘고양픽’ ‘고양 1분뉴스’를 통해 시 소식을 중점적으로 전달하면서 ‘재미’ 요소를 갖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박순영 고양시청 영상홍보팀장은 “정형화된 시정 뉴스를 하지 않기 위해, 트렌드를 찾아서 어떤 걸 좋아하는지, 유행하는 영상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시의 ‘붓싼뉴스’ 채널은 사투리 뉴스로 화제가 됐고, 시 브리핑 때 시민 질문을 반영하면서 시민과 ‘소통’하는 시도도 했다. 노은영 PD는 “코로나19 확산을 겪으면서 기자 브리핑을 대면으로 할 수 없어 비대면으로 바꿨고, 시민 질문을 브리핑에 전달해서 답변했다”고 했다. 경북은 세로 영상으로 된 짧은 뉴스 ‘이슈보이소’ 콘텐츠를 통해 숏폼 뉴스를 선보였다. 장수환 경북도 대변인실 뉴미디어팀장은 “뉴스같지 않은 구성으로, 도민 실생활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려 했다. 몇편 쌓이고 나니 어느 정도 독자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장수환 팀장은 “(유튜브에선) 언론보다 훨씬 큰 반응이 온다. 유튜브에서 제대로 콘텐츠를 가공한다면 복지, 정책정보, 청년, 육아, 관광 등 더 많은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며 “유튜브 때문에 다른 홍보비를 줄이지는 않지만 유튜브 운영비 지원이 많다. 언론집행 비율보다 적지만 유튜브 운영비가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지자체 ‘특산물 판매’ 효과 나타나
지자체가 유튜브에 적극 나서면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경상북도 채널 ‘보이소TV’의 ‘우리동네 자랑 씨리즈’는 경북 지역 특산품을 발굴하고 실제 판매로 유도하는 구성이다. 장수환 팀장은 “코로나19 탓에 소상공인과 농민분들의 판로가 막히고 사기도 떨어졌다”며 “경북은 노령층 인구와 농어업에 종사하는 분이 많아 직격탄을 맞게 됐다”며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장 팀장에 따르면 경북도 ‘사이소’ 쇼핑몰과 연계한 콘텐츠 제작 덕에 사이소몰 매출이 지난해 대비 두 배 늘었다.
충주시 농정과는 자체적으로 ‘충주씨’ 채널을 운영한다. 수달 캐릭터 ‘충주씨’가 기장군수의 ‘사과하십쇼’를 밈으로 패러디해 ‘사과하십쇼’와 ‘사과 사십쇼’를 뒤섞은 가사의 ‘충주 사과 홍보’ 노래로 전국구 유튜브 채널이 됐다. 누리꾼들은 “사과하라는 건지 사라는 건지 정신이 혼미하다” “이거 진짜 홍보 잘 되는거 아는지, 애기들이 듣고 ‘사과=충주’ 성립됨” 등의 반응을 보였다.
캐릭터와 ‘밈’을 활용한 충주시는 온라인 쇼핑몰 ‘충주씨샵’을 통해 지역 특산물 판매 효과를 냈다. 김형석 충주시 농정과 주무관은 “보통 온라인 판매가 1년에 3억~5억 매출 정도 매출을 올리는데 충주씨와 온라인 판매를 연계한 후 3개월 조금 안 된 시점에서 7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다. 11번가와 함께 라이브 방송을 했는데 2억1000만원 정도 팔았고, 홈쇼핑 세 차례 모두 완판했다”고 설명했다.
‘듣보’ 채널 대다수, 선 넘는 ‘무리수’ 경계해야
최근 지자체 유튜브의 모범 사례로 평가 받아온 충TV의 홍보맨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학생들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자신을 “제주 고씨”라고 하자 “혹시 (고)유정?”이라고 말하고 ‘자만추’의 의미를 맞히는 퀴즈에선 “자기만족 추미애”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자 충TV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충TV의 사례는 공적 기관 유튜브 채널의 딜레마를 드러냈다. 평소 충TV측은 ‘윗선의 터치가 없는 점’을 콘텐츠의 강점으로 꼽았다. 속칭 ‘꼰대’ 손을 타지 않아 B급 감성을 부각하고, ‘선 넘는’ 콘셉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걸러야 할 것을 거르지 못한’ 문제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유튜브가 지니는 휘발성, 양면성을 조심해야 한다. 사내의 한 부서에서 유명 유튜브 채널과 협업했는데 조회수는 많았어도 부정적인 댓글이 달리면서 역효과가 난 적이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 유튜브 콘텐츠 제작 경험이 있는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자체에서 ‘바이럴’에 주목하는데, 정작 이 바이럴이 해당 기관에 어떤 의미에서 도움이 되는지는 명확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잇따라 나오고 있는 B급 공무원 캐릭터들이 실제 어떤 효과를 거두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채널부터 만들고 예산부터 쓸 생각을 하지만 뭘 어떻게 만들어서, 어떤 목표를 달성할지 고민이 없는 곳이 적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했다. 공공기관, 지자체가 막대한 홍보를 쏟고도 구독자가 미미한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 질의의 단골 소재가 될 정도다.
최근 주목 받은 한 유튜브 콘텐츠에는 “와 9급 기준 월급 100후반 주면서 얼굴 팔리면서까지 유튜브 찍게 하고 조회수 수익도 따로 챙겨주지도 않을 텐데 진짜 개 극한직업이네. 다른 시나 청에서 유튜브 하는 거 따라하겠다고 막내급들 시키면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거고”라는 뼈 있는 댓글에 많은 추천이 붙었다. 뉴미디어 콘텐츠 업계 전반의 병폐로 지적된 속칭 인력을 ‘갈아 넣는’ 관행 역시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