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족벌' 포인트] 조선·동아 '누가누가 잘하나'①...극우집회 광고

2020년 12월 26일 14시 00분

우리 사회가 당면한 핵심 과제가 ‘언론개혁’임을 보여주는 뉴스타파의 신작 영화 ‘족벌-두 신문 이야기’가 오는 12월 31일 온라인을 통해 최초 공개됩니다. 
뉴스타파는 ‘족벌-두 신문 이야기’ 개봉을 전후해 이 영화를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족벌 관람 길잡이’를 연재합니다. 
영화 ‘족벌’은 2020년 창간 100년을 맞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신문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두 족벌 미디어기업의 감춰진 실체를 추적하는 블랙코미디 형식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영화의 큰 축 가운데 하나는 이 두 족벌기업의 100년에 걸친 낯뜨거운 경쟁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두 신문이 지난 100년간 ‘친일반민족행위’에서부터 ‘변칙 돈벌이’까지 언론의 정도를 벗어난 여러 ‘종목’에서 치열하게 1등 레이스를 펼친 과정을 ‘누가누가 잘하나’ 형식으로 숨가쁘게 풀어냅니다. 
오늘(26일)은 영화 ‘족벌’에서 다루는 여러 시퀀스 가운데 정론지를 자처하는 조선과 동아, 두 신문이 국민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광고도 돈이 된다면 부문별하게 받아 게재하는 행태를 먼저 소개합니다.  
요즘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천 명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는 지난달 “민노총 집회 4일만에 300명 확진…광복절 땐 ‘반사회적’, 이번엔 침묵”, “코로나 유행에도 총파업 강행한 민주노총... ‘9명씩 집회 인원 준수’”같은 기사를 통해 민주노총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이런 모습은 몇 달 전 이 신문의 행태와는 사뭇 다릅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여름 일부 극우보수단체가 대다수 국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8.15 광복절 집회를 강행할 때 거의 매일 집회 주최 측의 집회 안내 광고를 대문짝만하게 실어줬습니다. 전형적인 이중 잣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시 동아일보도 이 단체들의 광고를 무분별하게 게재했습니다.
광복절 집회 후 우려한 대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방역 단계도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두 신문은 8월 20일 나란히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입장문을 전면 광고로 실어줬습니다.
조선과 동아에 실린 이 광고들은 언론이 돈벌이에만 몰두할 경우 사회적 흉기가 될 수도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극우보수단체가 광복절 집회를 전후해 신문에 낸 광고는 주로 소위 ‘조중동’으로 불리는 주류 신문과 경제지 등에 몰렸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극우단체의 광고를 가장 많이 받은 신문사는 어디일까요. 여기서도 조선과 동아, 두 족벌 미디어기업의 치열한 1위 경쟁이 목격됩니다. 
뉴스타파는 두 신문이 코로나19 국면에서 극우단체 집회 안내 광고를 경쟁적으로 대거 게재한 것 이외에 종교단체와의 ‘특판 거래’, ‘기사형 광고’, ‘족벌 가문의 부동산 실태’ 등의 종목에서서도 ‘누가누가 잘하나’ 레이스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영화 ‘족벌-두 신문 이야기’는 오는 12월 31일(목) IPTV 3사(KT Olleh TV, SK Btv, LG U+ TV)와 홈초이스(케이블TV VOD), 그리고 Seezn, U+모바일tv, 네이버시리즈, CJ TVING, WAVVE, 구글플레이, 곰TV, 카카오페이지, 씨네폭스 등을 통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 신작 영화 ‘족벌-두 신문 이야기’와 관련한 상세 정보는 뉴스타파 영화페이지(바로가기:  https://film.newstapa.org/chodong100)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네이버영화(바로가기: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97487)와 다음영화(바로가기: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46762)를 통해서도 영화 ‘족벌’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 신작 영화 ‘족벌-두 신문 이야기’는 뉴스타파 회원의 소중한 회비로 제작됐습니다. (후원 바로가기)


[영화 '족벌' 포인트] 끝나지 않은 노무현의 '언론개혁'




https://newstapa.org/article/IetmA

일간·경제·지역지, 1월1일 1면 채운 삼성광고
전라권 제외 1월1일 주요 일간지 삼성 광고로… 한겨레 5년 만에 1월1일 삼성광고

올해도 신문들의 1월1일 1면 광고는 삼성 광고였다. 삼성은 2009년 삼성 특검 이후 신문에 신년호 1면 광고를 내왔다. 

2021년 1월1일 1면도 역시 삼성 광고였다. 지난해까지 4년 동안 1월1일 지면에 삼성광고가 없던 한겨레가 올해는 삼성 광고를 실었다. 또 주요 일간지 외 경기권역, 경상권역 일간지까지 삼성광고를 실었는데 전라도와 충청권역의 경우 삼성 광고를 실은 일간지가 거의 없었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아시아투데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모두 1면 하단 광고는 삼성이었다. 삼성 광고엔 “2021년엔 다시 활짝, 모두가 소중한 일상을 되찾고 더 큰 꿈을 꾸는 밝은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실렸다. 

▲9개 주요 일간지의 1월1일 지면. 하단에 모두 삼성 광고가 배치돼 있다.
▲9개 주요 일간지의 1월1일 지면. 하단에 모두 삼성 광고가 배치돼 있다.

한겨레는 2020년까지 4년 동안 1면에 삼성 광고가 없었지만 2021년에는 삼성 광고를 1면 배치했다. 지난해 한겨레는 1월1일 삼성광고 대신 ‘노동자의 밥상’이라는 전면 기획을 배치했고 삼성 광고는 1월3일자에 배치했다. 

[관련 기사: 2020년 1월1일자 한겨레만 4년째 삼성광고 없다 ]

주요 경제지도 마찬가지였다.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모두 1면에 삼성광고를 실었다. 

▲2021년 1월1일 경제지 1면. 하단에 삼성 광고가 공통적이다.
▲2021년 1월1일 경제지 1면. 하단에 삼성 광고가 공통적이다.

1월1일 삼성광고는 지역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 ‘지역’에서 전라권과 충청권은 예외였다. 

경기권역에선 경기일보, 경인일보, 중부일보, 강원권역의 경우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가, 경상권역에서는 국제신문, 매일신문, 부산일보, 영남일보가 1면에 삼성 광고를 실었다. 

▲경기, 강원, 경상권역의 1월1일 일간지 지면. 삼성 광고가 1면 하단에 배치돼 있다.
▲경기, 강원, 경상권역의 1월1일 일간지 지면. 삼성 광고가 1면 하단에 배치돼 있다.

예외적으로 삼성 광고가 실리지 않은 지역지들은 전라권역과 충청권역에 집중돼 있다.

전라권역의 광남일보는 1면에 토니모리 광고를 실었다. 광주매일신문은 광주광역시 광고를, 광주일보, 전남매일, 남도일보는 전력거래소 광고를 실었다. 무등일보는 아이오페 광고를, 전북일보는 전북일보사에서 주최하는 바다문학상 작품공모 홍보를 실었다. 

▲전라권역과 충청권역의 1월1일 일간지 지면. 1면에 삼성 광고를 배치한 신문을 찾아보기 힘들다.
▲전라권역과 충청권역의 1월1일 일간지 지면. 1면에 삼성 광고를 배치한 신문을 찾아보기 힘들다.

충청권역 일간지도 삼성 광고가 배치되지 않았다. 옥천신문은 1면에 옥천군산림조합 광고를, 충남일보는 충청남도 광고를 실었다. 

한편, 특검은 지난해 12월30일 뇌물죄 등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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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벤처 총매출 193兆 > 현대車

‘벤처 정규직’ 80만명 넘어서...통계 작성 후 가장 많아
지난해 벤처 신규고용 4대그룹보다 5.6배 많아
벤처 총매출 193조 삼성 이어 재계 2위 수준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의 전체 정규직 고용이 80만4000여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8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 gettyimage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의 전체 정규직 고용이 80만4000여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8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 gettyimage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의 전체 정규직 고용이 80만4000여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80만명을 돌파했다. 비정규직 7000여명을 포함한 전체 벤처기업 고용은 81만명 수준으로 이 또한 1999년 국가승인통계 작성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숫자다. 지난해 벤처기업의 총 매출액은 193조원을 넘어서 국내 대기업들과 비교하면 삼성그룹에 이어 재계 2위 수준을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벤처기업 3만6503개사(예비벤처 및 휴·폐업 제외)의 경영성과, 고용, 기술개발(R&D) 투자 현황, 산업재산권 등의 내용을 분석해 담은 '2020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벤처기업 정규직 고용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벤처기업의 정규직 총 종사자 수는 80만3561명으로 전년(68만6195명)에 비해 13만6000여명, 17.1% 늘었다. 기업 당 평균 종사자 수는 22.0명으로 전년(19.0명)보다 15.8% 증가했다.


벤처기업의 정규직 총 종사자 수(연말 기준)는 2016년 75만8500여명, 2017년 75만6800여명, 2018년 68만6000여명이었다. 이 시점 기업 당 평균 종사자 수도 각각 22.7명과 21.5명, 19.0명이었다는 점에서 지난해에는 2018년 감소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뚜렷한 신규고용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벤처기업의 정규직 비중이 99.1%로 전년(96.0%)보다 3,1%포인트 높아지고, 비정규직은 기업 당 평균 0.2명으로 전년(0.8명)보다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고용의 질과 안정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 등 국내 4대그룹의 종사자 수는 66만8000명을 기록했고, 신규고용은 2만1000명 늘어 벤처기업의 고용 효과와 대비됐다.


지난해 벤처기업의 총 매출액은 전년(191조9085억원)보다 1조4119억원(0.7% 증가) 늘어난 193조32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그룹사별 매출액에서 삼성그룹(254조원)보다는 적지만 현대자동차그룹(179조원), SK그룹(161조원), LG그룹(122조원)에는 앞선 것이다.


중기부 박용순 벤처혁신정책관은 "벤처기업이 신규 고용창출과 일자리 안정, 매출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나라 경제 주역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10월 벤처기업협회와 한국기업데이터가 2500개사를 유효 표본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했다. 신뢰도는 95%, 표본오차 ±1.83%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생수로 시작해 亞 최고 부자 오른 '신비의 부호'…中 마윈 제쳤다

    아시아 최고 부호 등극한 농푸산취안 중산산 회장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아시아 최고 부호 등극한 농푸산취안 중산산 회장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중국 생수 기업 농푸산취안(農夫山泉)의 창업자 중산산(65)회장이 아시아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3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에 따르면 중산산의 재산은 올 한해 709억 달러(약 77조 1392억 원)에서 780억 달러(84조 8640억 원)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에서 1위, 세계에서는 11위에 달하는 재산 규모이다.

    블룸버그는 중산산이 올해 농푸산취안(農夫山泉)과 백신 제조업체 완타이바이오(萬泰生物)를 상장시키면서 재산이 크게 늘었다며 이처럼 빠르게 재산이 증가한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상장 이후 농푸산취안의 주가는 155% 상승했고, 완타이바오의 주가는 약 20배 올랐다,


    그러나 중산산은 좀처럼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아 중국 내에서도 '신비의 부호'로 불린다. 블룸버그는 그를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부를 축적한 사례 중 하나이지만 언론 등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내 정치 상황에 관여하지 않으며 다른 부호들과 사업상 관계도 맺지 않아 '외로운 늑대' 등의 별명을 가졌다.

    중산산은 지난 1996년 저장성 항저우에서 생수 회사 농푸산취안을 설립했다. 농푸산취안의 생수는 중국에서 물이 깨끗한 것으로 이름난 저장성 항저우 쳰다오후의 국가 보호 수원지 물을 사용한다.


    한편 중산산에게 아시아 부호 1위 자리를 내준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재산은 769억 달러로, 올해 183억 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유명 기업가 중 한 명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의 재산은 10월 617억 달러에서 현재 512억 달러로 급감했다.


    마윈이 어려운 상황에 몰리게 된 이유는 최근 알리바바를 향한 중국 당국의 전방위 규제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24일 마윈은 왕치산 국가 부주석, 이강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한 상하이 와이탄 금융 서밋의 연설자로 나서 중국의 금융 시스템 문제를 '기능의 부재'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듯이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할 수 없다"라며 중국 당국의 핀테크 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후 알리바바 그룹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 그룹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당국의 압박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차기 대선, 이재명이 앞섰지만…윤석열·이낙연 확실한 3강구도

      서울시장 후보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앞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앞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1위를 차지하는 곳도 있었다. 여론조사를 통틀어 이 지시와 윤 총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강을 형성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과 이재명 경기도 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과 이재명 경기도 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겨레신문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1일 공개한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지시가 23.8%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 총장은 17.2%, 이 대표가 15.4%로 나타났다. 이 지사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윤 총장과 이 대표를 앞섰다.


      조선일보·TV조선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이 지사가 18.2%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이 대표는 16.2%, 윤 총장은 15.1%로 나타나 3명 지지율이 모두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안으로 집계됐다.

      서울신문이 의뢰한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1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지사는 26.7% 지지를 얻어 윤 총장(21.5%)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대표는 15.5%였다.


      동아일보가 리서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지사는 24.6%를 얻었다. 이 대표는 19.1%로 조사돼 이 지시와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이어 윤 총장이 18.2%로 3위로 조사됐다.


      윤 총장이 1위로 나타난 조사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0명으로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윤 총장이 25.1%로 1위, 이 대표가 20%로 2위 이 지사가 19.8%로 조사됐다. 세 사람 모두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에서 상위권을 형성한 모양새다.


      한편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위로 조사됐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 의뢰해 서울 유권자 8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안 대표는 24.2%의 지지를 얻었으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17.5%), 나경원 전 의원(14.5%) 순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조사결과와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검찰·법원 엘리트들, 소수정당 국회의원 '노회찬'을 짓밟다

      [음식天國 노회찬] <20> 서초동 '법조타운' 설렁탕집 '이남장'

      1. 

      추운 겨울에는 설렁탕만 한 음식이 없다. 사골, 도가니 등 소뼈와 양지 등을 오랫동안 푹 곤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음식으로 개화기를 전후해 서울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질 좋은 수육에 소주로 반주를 하고 뜨끈한 설렁탕 한 그릇 뚝딱하면 속이 든든한 게 부러울 것이 없다. 

      노회찬도 날씨가 쌀쌀해지면 '이문설농탕'이나 '하동관' 따위의 유명 설렁탕집과 곰탕집을 즐겨 찾았다. 그 가운데 을지로에 본점을 둔 '이남장'도 있었다. 1970년대 문을 연 뒤 성업을 거듭하여 서초동점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 이남장 설렁탕집이 10개에 이른다. 

      11월 중순의 늦가을 저녁 서초동 이남장 2층에 몇몇 변호사들이 모였다. 권력과 자본에 맞선 노회찬의 '삼성 X파일' 사건 법정에서 노회찬의 용기를 변론했던 분들이자 초기 민주노동당 법률지원단의 일원이었던 분들이다. 좌장 격인 이덕우 변호사(법무법인 창조)를 비롯해 백승헌(법무법인 경), 김정진(제일합동법률사무소), 이민종(서울시교육청 감사관), 박갑주·김수정 부부 변호사(법무법인 지향)가 시간을 내주셨다. 

      이날 모임이 있고 한 달쯤 뒤인 12월 10일 마침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찬성당론을 발표하면서 '의인 노회찬'의 이름을 앞세웠다. 

      "'삼성 X파일'과 '떡값 검사 명단' 폭로로 고(故) 노회찬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마땅히 법의 심판을 받았어야할 그 이름들은 버젓이 살아남았습니다. 검찰의 특권 앞에 노회찬과 같은 의인이 희생되는 불행한 역사를 끝내기 위해 공수처 설치는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더욱 한스럽지만, 노회찬은 20대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처음 발의(2016년 7월 21일)한 정치인이다. 무겁고 무서운 단어로 조합된 법안을 노회찬은 참으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을 반대하는 것은 동네파출소가 생긴다고 하니까 그 동네 폭력배들이 싫어하는 것과 똑같은 거죠. 모기들이 반대한다고 에프킬라 안 삽니까?" 

      '음식천국 노회찬'의 스무 번째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운명적이다. 

      일러스트 김경래

      2. 

      '삼성 X파일' 사건은 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1997년 9월께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이 나눈 대화를 안기부(현 국정원)가 도청했고, 2005년 7월 MBC 이상호 기자가 도청 내용을 폭로한 사건을 말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안기부 X파일'이라고 했으나, 녹음 속 대화의 주체가 '범(凡)삼성'으로 드러나면서 '삼성 X파일'로 굳어졌다. '삼성 X파일' 속에는 이(李)-홍(洪) 두 사람이 불법 대선자금 제공, 고위 검사들에 대한 떡값 로비 등을 논의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고, 이는 '권력과 자본의 유착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어서 큰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당시 언론과 정치인들은 삼성으로부터 떡값 로비 대상으로 선별된 이른바 '떡값 검사'의 실명을 알면서도 검찰과 삼성 눈치를 보며 실명 공개를 못 하고 있었다. 이때 진보정당으로 처음 국회에 진출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노회찬이 분연히 일어선다. 2005년 8월 18일 열린 국회 법사위 대정부 질의를 통해 7명의 '떡값 검사' 명단을 국민들에게 알린 것이다. 이 광야의 외침에 '유착 권력'이 가한 보복은 잔인했다. 노회찬은 2년 뒤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했고, 그 후 6년여를 재판에 시달리다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국회의원직을 잃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 사건을 이렇게 요약했다. 

      "도둑질 모의를 목격한 사람이 도둑이야! 라고 외쳤는데, 도둑질 모의자는 한 명도 처벌받지 않고 그 사실을 알린 사람만 죄인이 되었다.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오랫동안 검찰 출입을 했던 <한겨레> 이춘재 기자는 2018년 7월 30일 '노회찬, '떡값 검사' 공개로 '검찰의 적' 됐다'라는 제목의 <한겨레21> 기사에서 이 사건을 이렇게 회고한다. 

      "특히 ‘떡값 검사’는 이니셜로 보도하는 것조차 꺼렸다. 상대가 송사에 능한 법조인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떡값 검사’가 누군지 알면서도 보도 못하는 기자들의 답답함은 한여름 무더위만큼이나 짜증스러운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 의원 질의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중략) 검찰의 엉터리 수사 결과를 비난하는 여론이 빗발쳤지만, 검찰은 한술 더 떠 2년 뒤인 2007년 5월22일 노 의원을 명예훼손과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떡값 검사’로 지목된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이 고소한 사건을 핑계 삼아 치졸한 보복을 한 것이다. (중략) 노 의원은 당시 검찰 주류들 사이에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엘리트 검사들을 삼성 떡값이나 받아먹는 비리 집단으로 전락시킨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수사팀을 지휘한 황교안(당시 서울지검 2차장) 전 총리는 당시 언론 브리핑 때 ‘경기고 동문들이 (같은 동문인) 노회찬 욕을 많이 한다’는 말을 불쑥 꺼내기도 했다. 안강민, 홍석조 등 녹취록에 등장하는 검사들 중 상당수가 경기고 동문이었다."(☞ 관련 기사 : <한겨레21> 2018년 7월 30일 자 '노회찬, '떡값 검사' 공개로 '검찰의 적' 됐다') 

      3. 

      '삼성 X파일' 사건 변호인들이 서초동 이남장에 다시 모인 것은 2009년 12월 4일 이후 처음이다. 그날은 노회찬이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명단 공개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날이다. 기쁜 날이었다. 비록 한때였다고는 해도 정의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충만했다. 

      ⓒ노회찬재단

      승소할 경우를 대비해 준비해온 플래카드 '삼성 X파일 진실규명을 위해 나선 국민 모두의 승리입니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노회찬과 당동지들 그리고 변호인단은 법원에서 가깝던 이남장 2층 방을 빌려 자축의 술잔을 높이 들었다. 뉴스를 들은 지인이 멀리 울산(?)에서 와인을 택배로 보내오기도 했다. 이날 노회찬이 트위터에 남긴 글이 있다.

      "서초동 설렁탕집입니다. '삼성 X파일' 사건 항소심 모든 항목 다 무죄선고 나왔습니다. '사필귀정'입니다. 트윗터 동지들의 성원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늘 처음처럼 나아가겠습니다." 

      ▲ 故 노회찬 의원의 트위터 계정(@hcroh) 이름은 '노회찬재단'으로 바뀌었지만, 2009년 12월 4일 2심 승소를 자축하는 트윗과 지지자들의 응원은 지금도 남아있다.

      그러나 뒤이은 3심에서 무려 대법원이 2심의 무죄판결을 뒤집었다. 당시 주심을 맡은 양창수 대법관은 "녹취록의 대화 시점은 노 의원이 내용을 공개한 시점으로부터 8년 전의 일"이라며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공익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유죄의 한 이유로 들었다. 이춘재 기자의 표현을 빌리면, 과거사이기 때문에 '비상한 공적 관심 대상'이 아니라는 "괴상한 논리"를 갖다 댄 것이다. 

      "오래전 일이니까 굳이 떠들 필요가 없었는데 떠들었으니 유죄"라는 말일까? 아무튼 대화에 등장한 'K1' 검사(고교평준화 이전 최고 명문고로 여겨진 경기고 출신 검사)들은 훗날 별일 아니었다는 듯이 법무부 장관이 되고 차관이 되고, 못해도 검사장이 되었다. 

      - 다시 기억하기 싫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모였으니 '삼성 X파일' 사건 재판으로 돌아가 볼까요?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법부의 법률적 판단은 존중받아야 합니다만, '삼성 X파일' 사건이 국민참여재판에 맡겨졌다면 유죄가 나올 수 있을까요? 저도 법률가이지만 무죄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당시에도 검찰, 재벌 등 권력과 자본에 맞선 노회찬에 대한 한국 주류 엘리트 집단의 가혹한 보복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일부 검찰 엘리트의 보복심리가 사건 2년 뒤의 기소를 낳았고, 법조계 주류의 노회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판결에 암묵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결코 비합리적 의심이 아니었습니다. 

      "사실심리를 하는 1심의 판결부터 이상했지요.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공개 질의한 보도자료 내용을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고 했습니다. 이 인터넷 시대에 말입니다."

      - 반면 2심에서 무죄가 나온 것은 다른 의미에서 의외였습니다. '사필귀정'이란 생각과 함께 '사법부에도 용기 있는 판사가 많구나' 하는…. 

      "당시 판사님(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 이민영 부장판사)은 퇴직을 앞두고 있었던 분이었습니다. 법률 전문가로서 1심 판결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을 거고 법조 엘리트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나름의 판단이 있었을 겁니다. 판사로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는 짐작을 했습니다." 

      양창수 대법관은 2014년 대법관에서 퇴임했다. 이름을 검색해 보니 판사와 서울법대 교수를 거쳐 2008년 대법관이 됐다. 2018년부터는 대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였던 삼성그룹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과 S고 동기동창, 처남은 삼성서울병원 원장이라는 보도들도 보였다. 2009년에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에서 무죄 판단을 내렸고,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1차 판단할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참여하려다 여론의 질타를 받고 제척됐다. 오래전 일을 괜히 떠드는 게 아니라 인터넷에 검색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팩트'들이다. 자세히 찾으면 이 밖에도 많을 것이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한 분이 '노회찬 도둑 고발 사건'을 잘 정리해 주셨다. 

      "이 사건은 도둑질 모의를 알고 '도둑이야'라고 외친 사람을 법률적으로 처벌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였습니다. 처벌하겠다는 검찰의 논리와 그게 무슨 죄가 되느냐는 일반 상식이 정면으로 맞부딪쳤습니다. 판단을 내려야 하는 사법부에도 일종의 도전이었습니다. 피고인 노회찬에 대한 심판이지만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법원 자신도 심판대에 오른 겁니다. 개별 판사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재판이었을 겁니다. 선거법 사건이라면 100만 원 미만(의원직 유지형)으로 대충 정리하고 갔을 겁니다. 그런데 이미 말했듯이 노회찬의 행위가 법조계 주류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된 이상 판단 결과는 반드시 '응징'이 아니면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고위 법관은 나중에 '그것이 의원직을 잃을 정도의 사건인 줄 몰랐다'는 식의 변명을 했다고 합니다. 사안의 검토는 고사하고 신문도 안 보고 살고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노회찬 재판 결과는 우리 사법부의 양심과 성격의 일면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총체적으로 말하면 한국의 검찰, 법원의 주류 엘리트들이 노회찬이라는 한 소수정당 국회의원을 짓밟고 간 사건이었습니다." 

      - 그렇게 해서라도 검찰과 사법부가 지키고자 한 게 무엇이었을까요? 공수처법을 둘러싼 치열했던 정치 공방이 그 대답을 시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법률 용어에 '위하력'이라는 게 있습니다. 법의 입장에서 일반인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이기 때문에 위협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힘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에게 '울면 호랑이가 물어간다'고 겁을 주어 울지 못 하게 하는 것처럼…. '위하력'은 반대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대들면 죽는다'는 것을 과시해 보통사람들의 정당한 저항력을 꺾어버리는 겁니다." 

      "삼성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주주 피해 소송'에서도 비슷한 심리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 일부 주주들은 삼성을 상대로 소송하기를 꺼립니다. '소송을 해봐야 힘만 들고 결국 질 게 뻔하지 않느냐'는 거죠. 소송하는 대신 삼성의 시혜를 바라는 심리, 삼성의 정관계 로비나 검찰의 무소불위적 수사와 기소권 행사 등은 어쩌면 오랫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가해진 역(易) 위하력이 아니었을까요?"

      -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이야기가 무거워졌습니다. 끝으로 노회찬과 관련해 남기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하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노회찬을 재치 있는 말을 잘하는 촌철살인의 정치인으로 기억합니다만, 진정한 노회찬의 면모는 탁월한 전략가였다는 사실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진보 정당의 설계자이자 집행자였습니다. 그것도 일말의 사심도 없었던…." 

      "전략가 노회찬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것은 장차 탄생할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스스로 이뤄냈다는 사실입니다. 정치학자들 중에서도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을 보수정당이 허용한 제도개선의 혜택으로 보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노회찬을 비롯한 이재영 등 민노당 정책전문가들이 2001년 현행 공직선거법 위헌소송을 내는 등 적극적인 법률투쟁을 벌인 결과 얻은 결과물(2001년 7월 위헌판결)입니다."

      이런 평가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노회찬은 1989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감옥에 들어가 1992년 4월에 출옥한다. 그는 감옥에서 혁명 노선을 진보정당 창당 노선으로 전환한 뒤 창당을 위한 준비 작업까지 구상한다. 그중 하나가 '공직선거법 개정' 투쟁이었다. 장차 자신이 탄생시킬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을 위한 법적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노회찬은 1996년 친구 이종걸(전 의원)의 조력을 받아 당시 1인1표제의 전국구 의원 선거제도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위헌심판 제청은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각하되었지만, 그 뒤 노회찬이 주도한 민노당 선거법 개정 투쟁을 보면 노회찬의 장구한 심모원려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당시 그 위헌심판 신청서를 읽어본 분들이 있었는데 칭찬이 자자했다고 합니다." 

      - <노회찬 평전>을 쓰시는 분은 꼭 그 이유서를 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02년 대선 때는 권영길 후보를 대선후보 TV 토론회에 내보내는 걸 당의 사활적 문제로 보고 민노당을 제외한 보수양당만의 TV 토론회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노회찬의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부담을 느낀 방송사들이 양당 중심의 토론회를 민노당을 포함한 다자 토론회로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알다시피 대선 토론회에서 나온 권영길 후보의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와 같은 멘트가 민노당에 대한 지지와 격려로 이어지면서 2년 뒤 17대 총선에서 '10석 기적'이 만들어졌습니다. 민노당의 총선을 설계하고 총지휘한 노회찬은 비례대표 말(末) 번으로 10번째 민노당 의석을 채웠고요. 적어도 그 의석은 노회찬 자신이 스스로 쟁취한 것이었습니다." 

      ▲ 설렁탕집 '이남장' ⓒ노회찬재단

      4. 

      설렁탕은 어디서 유래한 음식일까? 국물이 뽀얀 게 눈 색깔 같다고 해서 '설농탕(雪濃湯)'이라는 것은 억지에 가깝고, 임금이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드리는 '선농단(先農壇)' 의식에서 나왔다는 설은 조선시대 유교제례를 살펴볼 때 후대의 창작일 가능성이 높다. 

      기자가 보기엔 고려시대 몽골에서 전래되었다는 몽골 기병 기원설이 가장 사실에 가까운 것 같다. 몽골어 사전인 <몽어유해(蒙語類解)>에 따르면, 몽골에서는 맹물에 고기를 넣어 끓인 '공탕(空湯)'을 '슈루'라고 읽는다고 한다.(<한국요리문화사> 이성우, 1984). <방언집석(方言輯釋)>이란 사전에 따르면 공탕을 한나라에서는 '콩탕', 청나라에서는 '실러', 몽골에서는 '슐루'라고 한다. 따라서 이 실러·슐루가 우리나라에서는 '설렁'탕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중국 탕요리 훠궈, 일본의 샤부샤부 등이 모두 몽골 기병의 이동식에서 기원했듯이 설렁탕도 고려시대 몽골 군대를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요리법일 가능성이 크다. 불교국가였던 고려시대에는 조선시대처럼 육식이 성행하지 않았다. 소를 잡는 법이나 소고기 요리법이 몽골에서 전해지면서 설렁탕도 점차 우리 환경이나 입맛에 맞게 변해 마침내 한국 음식이 되었을 것이다. 

      "설렁탕은 서울의 명물음식으로서 일찍부터 대중음식으로 시판되었다. 설렁탕집에는 항상 2, 3개의 큰 무쇠솥에 설렁탕이 끓고 있었다. 그 옆에는 설렁탕을 골 때 넣었던 여러 부위의 편육을 부위별로 썰어서 채반에 담아놓았다. 손님이 설렁탕을 청하면 뚝배기에 밥을 담고 뜨거운 국물로 토렴하여 밥을 데운다. 그다음에 국수 한 사리를 얹고 채반에 놓여 있는 고기를 손님의 요구에 따라 집어넣고 뜨끈뜨끈한 국물을 듬뿍 부어 내주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노회찬재단

      - 살펴보았듯이 노회찬의 죽음은 법의 이름으로 쳐놓은 악마의 덫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그의 마지막 선택을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이 왜 없겠습니까마는, 20년 이상 지켜봐 온 사람으로서 노회찬은 진보정당 노선의 주창자로서 스스로를 독립적인 존재로 설정하고 행동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조력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동지로서 아쉬울 수 있겠지만, 그의 선택은 당 그 자체였던 노회찬의 숙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불법 정치자금이냐 아니냐를 놓고 법적 유불리를 따질 사안도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었기에 법률가의 조력을 구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 분 마음속에 심판대가 있었다면 역사의 법정뿐이었을 겁니다." 

      이날 많은 분들이 체면도 마다하고 소폭을 마구 들이켰고, 몇몇은 눈물도 펑펑 쏟아냈다.

      "오랜만에 참았던 이야기를 하니까 후련한 점도 있네요. 힐링이 되는 것 같고, 정화가 되는 것도 같고…."

      "언제가 마석 모란공원묘지에 갔을 때 한 교사가 초등학생들을 이끌고 무덤들을 돌며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노회찬도 있습니다. 노회찬의 생물학적인 삶은 종결되었으나 노회찬의 정치적·사회적 삶은 계속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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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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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신순
      일반회원
      dd
      2020-12-19 13:08:30
      10
      음, 떡값이라는 표현을 따옴표 안에 인용하는 정도는 과거사를 다루는 기사의 맥락상 이해가 되지만, 그 외에는 뇌물이라는 표현을 써야하지 않을까요? 그들의 명목이 기사의 공식적인 표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달기
      일반회원
      family
      2020-12-19 12:04:35
      10
      ❶청와대국민청원 : 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Pd5HFj ❷ youtu.be/aUPnv0nOu54 (주 )패밀리의기막힌 사연 ❸ newstapa.org/article/GRUf5 보험의배신 ⑨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법 ‘셀프 손해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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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21717063355172?utm_source=dable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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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남부 캥거루 섬에서 야생 휴양림 관리자로 일했던 그레그 슬레이드(42)는 지난 1월 산불이 숲을 덮쳤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수십명의 직원과 방문객들을 대피시킨 후 그가 불길에 휩싸인 도로를 달려 안전한 곳에 도착하기까지 12시간이 걸렸다. 그는 곧 캥거루 섬을 떠났고 지난 10월 동부 프레이저 섬에서 새 일자리를 구했다. 그는 프레이저 섬에서 다시 산불을 맞닥뜨렸다.

      탐사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프레이저 섬에서 10월 중순부터 약 8주간 산불이 이어져 섬 면적(1630㎢)의 절반에 가까운 800㎢가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해변 캠프파이어 불길에서 시작됐지만, 산불이 두 달이나 지속된 건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호주에선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1만5000건의 산불이 전국을 휩쓸어 33명이 숨지고 건물 3000채가 잿더미로 변하는 ‘최악의 산불’을 경험했다. 코알라 6만마리가 숨진 것을 포함해 30억마리의 야생동물이 피해를 입었다는 연구 보고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고온 건조한 여름 날씨 탓에 땅과 숲이 메말라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하고, 오래 지속된다고 본다. 그리고 그 배경에 기후변화가 있다고 추정한다. 올해 11월은 호주 기상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호주연구소의 기후·에너지 담당인 리치 머지안은 지난 11일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기후변화가 프레이저 섬이 불타는 장면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기후변화가 (산불)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호주 산불만이 아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다. 기후변화의 위기가 생태계와 우리 삶을 위협한 한 해였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 17일 올해 기후 이슈를 정리한 인터랙티브 기사에서 “2020년은 위기의 한 해였다. 코로나19 대유행, 경제 혼란, 사회적 격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통한 것은 기후변화였다”고 했다.

      거대해진 산불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데라카운티에서 지난 9월7일(현지시간) 한 소방관이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8월15일부터 계속된 산불로 캘리포니아에서 뉴욕시의 10배에 달하는 면적(8478㎢)이 불탔다고 밝혔다. 마데라 | AFP연합뉴스

      거대해진 산불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데라카운티에서 지난 9월7일(현지시간) 한 소방관이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8월15일부터 계속된 산불로 캘리포니아에서 뉴욕시의 10배에 달하는 면적(8478㎢)이 불탔다고 밝혔다. 마데라 | AFP연합뉴스

      미국에서도 기후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목격됐다. 지난 9월9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하늘이 산불의 영향으로 온통 어두운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뉴욕타임스는 “핵겨울(Nuclear winter)이 온 것 같다”고 했고, CNN은 “기후변화가 앞으로 몰고올 일들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등 미 서부 지역에선 100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30여명이 숨지고 남한 면적의 20% 이상이 불에 탔다.

      어쩌면 코로나보다 더 무서울지 모릅니다 ‘기후변화 팬데믹’

      아시아에선 물난리가 이어졌다. 연초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여름엔 방글라데시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한국에선 6~8월 사상 최장(54일) 장마가 이어졌고, 비슷한 시기 중국 남부에선 많은 비가 내려 50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잦은 허리케인. 지난 11월25일(현지시간) 온두라스 라 리마에서 5등급 최강 허리케인 ‘요타’로 망가진 집 주변에 한 여성이 앉아 있다. 온두라스 시민 35만7000여명과 주택 7000여채가 허리케인 피해를 입었다. 라 리마 | EPA연합뉴스

      잦은 허리케인. 지난 11월25일(현지시간) 온두라스 라 리마에서 5등급 최강 허리케인 ‘요타’로 망가진 집 주변에 한 여성이 앉아 있다. 온두라스 시민 35만7000여명과 주택 7000여채가 허리케인 피해를 입었다. 라 리마 | EPA연합뉴스

      중남미에선 지난 6~11월 대서양 열대성 폭풍인 허리케인이 역대 최다인 30개나 발생했다. 특히 11월 허리케인 ‘에타’와 ‘요타’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등 중미 전역에서 200명 넘게 숨지고, 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유럽의 곡창지대’인 동유럽은 올봄 가뭄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올해 내내 사막메뚜기떼의 급습으로 농경지가 큰 피해를 입었다. “기후변화가 촉발한 식량안보 위협”이라는 경고음이 나왔다.

      케냐의 한 지방 도로에서 주민들이 사막메뚜기떼를 뚫고 오토바이로 이동하고 있다. 사막메뚜기는 1㎢에 8000만마리가 모일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제공

      케냐의 한 지방 도로에서 주민들이 사막메뚜기떼를 뚫고 오토바이로 이동하고 있다. 사막메뚜기는 1㎢에 8000만마리가 모일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제공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더 자주 발생하고, 더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지난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기후와 연관된 재해’는 6681건으로 이전 20년(1980~1999년) 3656건보다 82.7% 증가했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음을 경고하는 ‘신호’도 포착됐다. ‘극한의 상징’인 시베리아 북동부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베르호얀스크에선 지난 6월20일 역대 최고 기온인 38도를 찍었다. 7월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에선 빙하가 녹고 있다는 증거인 조류 현상이 발생, ‘분홍색 빙하’가 목격됐다. 러시아 북극해 해저에서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한 온난화 효과를 지닌 메탄가스가 평소보다 400배 높은 농도로 방출되고 있다고 러시아 연구진이 지난 10월 발표했다. 가디언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형성된 따뜻한 대서양 해류가 메탄가스 방출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색깔 변한 빙하 AFP통신은 지난 7월5일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에 쌓인 눈이 일부 분홍색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과학계는 조류(藻類)의 영향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봤다. AFP통신 유튜브 화면 캡처

      색깔 변한 빙하 AFP통신은 지난 7월5일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에 쌓인 눈이 일부 분홍색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과학계는 조류(藻類)의 영향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봤다. AFP통신 유튜브 화면 캡처

      위기는 가까이 있는데, 각국과 국제사회의 대처 속도는 느리다는 경고와 자성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올해는 파리기후협약 체결 5주년이었다. 2015년 12월 195개국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나아가 1.5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자”고 약속했다. 이에 각국은 2030년, 2050~2060년에 맞춰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했다. 국제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은 지난 1일 현재 각국 정부가 약속한 대로 탄소중립 목표를 실행하면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1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리기후협약 체결을 이끌었던 로랑 파비우스 전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하기엔 각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면서 “코로나19에 대처하듯이 기후변화에 맞서서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에는 백신이 없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일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한 화상 강연에서 “인류가 자연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자연과 함께 평화를 이루는 것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고, 누구에게나 어느 곳에서나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환경 세금을 부과하는 등 정책에서 ‘녹색 스위치’를 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의 행동으로 미래 세대가 파멸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 10일 가디언 인터뷰에서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2030년이나 2050년은 너무 먼 미래라면서 구속력 있는 연간 단위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나 각국 지도자들은 ‘우리가 충분하진 않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2310600015&code=610103&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8#csidxb0ca0520e2c9577a54061d85d3d0e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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