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8.11 00:10 / 수정 : 2007.08.11 14:32
심한 뇌손상으로 6년동안 준식물상태에 있던 38세의 남자가 뇌심부전기자극술(deep-brain stimulation)로 일부 뇌기능을 회복해 식물인간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뇌심부 전기자극술은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실험적으로 사용된 일은 있으나 식물인간에게 사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환자의 입에 재갈을 물린 채 머리에 전극을 들이대고 전류를 흘리는 이것을 치료라기보다는 고문이라 여길지 모른다.
우울증 등 美선 연 10만명 시술
하지만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는 식물인간과 다름없는 상태로 6년간 병상에 누워 지내던 환자가 전기자극을 받은 후 깨어났다는 연구 결과를 실었다. 강도의 공격을 받아 두개골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고 눈과 손가락만 가끔 움직일 뿐 24시간 누워지내던 남성 환자는 현재 TV를 보거나 가족들과 카드놀이까지 하게 됐다는 것.
이 환자를 치료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신경회복센터 알리 레자이 박사는 논문을 통해 “환자는 뇌심부 전기자극술을 받고 뇌 기능 일부를 회복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도 최근 2개 면을 할애해 ‘전기 충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전기경련요법’을 소개했다.
- ▲ 잭 니콜슨이 주연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한 장면. 정신병원에 실려간 주인공은 입에 재갈이 물린 채 머리에 전극을 들이대고 전류를 흘리는 '전기 치료'를 받는다. /조선일보 DB
1995년 1만 7000명의 미국 정신과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년 10만 명의 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전기 고문’(?) 시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경련요법 시술 건수를 보건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돼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994년 1만3000건이었던 것이 2004년에는 2만 건으로 늘었다.
“중증 환자엔 약보다 효과적”
전기경련요법은 주로 약이 듣지 않는 극심한 우울증 치료에 쓰인다. 아직은 어떻게 전기 자극이 우울증을 없애는지 아무도 속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 한다. 다만, 뇌에 전기 자극을 줘 인위적으로 환자에게 발작을 일으키면 마치 뇌가 ‘재부팅’ 된 것처럼 우울증이 사라진다고 의사들은 믿고 있다.
전기경련요법의 실제 치료과정은 책이나 영화에서 본 것과 같은 충격적인 장면과는 거리가 멀다. 침대에 누워 마취주사를 맞은 환자가 잠에 빠지면 전신으로 근육이완제가 투여된다. 근육이완제를 쓰는 것은 전기 자극을 받은 후 근육이 뻣뻣하게 굳으면서 일어나는 심한 발작과 이로 인한 부상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한쪽 발은 지혈대로 묶어 근육이완제가 들어가지 못하게 해 놓고 발작을 감지하는 데 이용한다. 환자의 기억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소를 공급한 상태에서 전극을 관자놀이에 갖다 대고 미리 계산된 적당량의 전류를 흘려준다.
그러면 전기 자극을 받은 환자의 얼굴이 다소 찌푸려지고, 지혈대를 묶어 둔 발이 다소 떨리지만 격렬한 움직임은 없다. 소요 시간 20분. 전기경련요법 한 코스는 8∼12회로 이뤄지며 매주 두세 번 시술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상당수의 환자들을 괴롭히는 ‘기억 상실’이라는 부작용이다. 어떤 환자들은 깨어났을 때 다소 혼란스러워한다. 또 어떤 환자는 과거의 특정한 일을 기억할 수 없다고 불평한다.
1968년부터 전기경련요법을 실시해 왔으며 충격치료협회 이사인 프랑크 모스카릴로씨는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연구들이 있었지만 환자들이 겪는 기억 손상이란 너무 다양하다. 그래서 각 환자가 어떤 형태의 기억력 문제를 겪을지 예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콜럼비아대 정신방사선과 헤럴드 사케임 교수는 “전기경련요법은 단기적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법”이라며 “환자가 일단 극심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건강보험 적용
전기 치료가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1990년대 초까지는 국내 주요 정신과병원에서도 매주 수십 건씩 시행됐으나 최근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되면서 주춤하다”며 “약물의 부작용을 견디지 못하는 노인이나 약물치료가 아예 듣지 않는 심각한 우울증, 정신분열증 환자에게는 약보다 오히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라고 말했다.
뇌심부자극술은 연간 200건 가까이 시행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건강보험 적용도 받게 됐다. 파킨슨 환자의 손 떨림이나 이상운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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