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방송’ 뜬다


[동아일보] ▶ 휴대전화-웹캠만 있으면 되는 1인 방송국

▶ 문자로 실시간 참여… 리트윗으로 퍼뜨리고


트위터 팔로어 1만 명을 거느린 파워 블로거 홍순성 씨는 인터넷 생방송 사이트 ‘트윗온에어’(twitonair.com)에서 ‘트위터러의 수다’라는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트위터와 연동해 생중계된다. 방송 도중에 ‘잘 들립니다’ ‘트윗(트위터에 올리는 글)으로 링크 뿌려드릴게요’ 같은 팔로어의 반응이 바로 댓글로 올라온다. 트위터로 질문이 들어오면 홍 씨는 실시간으로 답을 해준다.

국내 걸그룹 원더걸스가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한 새 앨범 발표회는 인터넷 생방송 사이트 ‘유스트림’(ustream.com)을 통해 생중계됐다. 생방송 도중 트위터 채팅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로부터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다. 유스트림은 2월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미국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의 사과 기자회견도 생중계했다. 기자회견은 미국 지상파 방송에서도 생중계했지만 트위터와 연동한 유스트림으로 올라오는 반응이 훨씬 빨랐다. 기자회견이 방송되는 동안 유스트림에는 분당 1000건의 트위터 메시지가 올라왔다.

트위터 방송은 컴퓨터에 카메라를 연결해 찍은 영상을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하는 것이다. 트위터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1인 방송국을 운영하며 다른 이용자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리트윗 기능(상대방의 글을 자신의 팔로어들에게 재전송하는 것)을 통해 팔로어들에게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기존 방송을 능가하는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트윗온에어, 유스트림 등 트위터 방송 서비스는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설계돼 있다. 트위터 방송을 하고 싶은 사람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트윗온에어, 유스트림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용하면 된다.

사이트에 접속해 웹캠을 설치하고 트위터 계정을 연결한 후 방송 시작 버튼을 누르면 생방송을 시작할 수 있다. 실시간 방송은 녹화해 뒀다가 나중에 재활용할 수 있으며 다른 사이트로 퍼갈 수 있다.

트윗온에어는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100만 건의 조회를 기록했으며 하루 평균 200건의 생방송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다. 트윗온에어을 운영하는 아이쿠닷컴의 김호근 대표는 “개인 이용자는 주로 여행이나 지역 명소의 영상을 올리는 반면 기업 이용자는 행사나 세미나 내용을 생중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위터 방송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활용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컴퓨터를 이용해 트위터 방송을 하려면 웹캠을 별도로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지만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바로 찍고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트윗온에어에 이어 27일 아프리카TV도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면 아이폰 카메라로 영상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 계정으로 바로 내보낼 수 있다.

심상민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단문의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는 트위터가 ‘트위터 1.0’이라면 멀티미디어 기능을 결합한 트위터 방송은 ‘트위터 2.0’에 해당한다”며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이 추가된 트위터 방송은 부정확한 의미 전달 등 트위터의 부작용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트위터 방송이 트위터에서 기술적으로 진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적 잠재성이 사회적 필요성과 맞아떨어지는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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