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에게] ‘강정 마을, 미 핵항모 지원기지’는 근거없는 주장

  •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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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8.02 23:40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나는 2007년 제주 해군기지를 강정마을에 건설하기로 확정하고, 사업을 진행할 당시 해군참모총장으로 총 책임자였다. 그런데 지난 3월부터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세력이 강정마을에 몰려와 진입로에 천막을 치고 작업을 방해하면서 6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이들은 미 핵추진 항공모함이 강정마을을 기항지로 삼으면 제주도가 위험해진다고 주장한다. 미 항공모함이 제주에 입항하면 중국이 견제에 나설 것이고, 중국이 등을 돌리면 제주관광사업과 투자유치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제주 해군기지가 공격받는 상황도 발생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 해군기지가 미 항공모함의 지원기지가 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우선 군함은 입항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그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긴급피난을 제외하고 입항허가를 받지 않고 타국 항구에 군함이 입항하는 것은 적대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다. 따라서 제주 기지 반대세력이 거론한 긴장 상황이 전개된다면 미 항공모함은 입항 요청도 하지 않을뿐더러 한국 정부도 입항요청을 당연히 거부할 것이므로 제주 기지에는 미 항공모함이 들어올 수 없다.

제주 해군기지는 항공모함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은 없고, 오직 한국 해군함정들의 작전·군수기지로 건설한다. 미 항공모함은 원자력 추진이기 때문에 연료유가 필요 없고, 항공모함 함재기용 항공유 JP-4, JP-5 대용량 탱크는 제주 기지에 아예 설치하지 않는다. 주·부식 및 탄약은 미 보급함이 항모에 보급함으로써 해결된다. 제주 기지에 미 항모를 위해 추가로 건설하는 시설이 없는데 왜 공격하겠는가.

항공모함은 작전상 피격당할 상황이 예상되면 항구에 입항하지 않고 대양에서만 작전을 펼친다. 위기상황에 미 항공모함이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한다는 것은 해군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 항공모함이 평화시 제주 기지에 휴가 목적으로 입항할 순 있으나, 중국에 의한 긴장조성이나 공격상황은 실제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과도한 논리적 비약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통해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걸맞게 우리 해역을 스스로 보호하고 중동·동북아 해상교통로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국민 모두의 축복과 성원 속에서 완공될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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