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의 정원 (shkong78) | 08.08 08:13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즈(S&P)"사가 2011년 8월5일 미국 정부의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최상급헤서 한단계 아래로 낮춘 것이 전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세계최강국이던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사건이었다.




미국의 역사는 동서양의 유수한 국가들에 비하여 짧다. 처음 종교적 박해를 피하여 이주한 청교도가 시초가 되었으나 대부분의 이주민은 자유와 경제적인 기회를 찾아 미국에 온 것이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운동을 시작하면서 1776년 7월 4일 선언한 독립 선언문에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천부적인 인권을 가진다"고 선포하였다. 미국을 흔히 "Melting Pot('용광로)"이라고 부른다. 미국에 이주한 다민족이 서로 합쳐 하나가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미국이 19세기에 원주민인 "아메리칸 인디언"을 강제로 이주시킨 것은 그러한 이념에 맞지 아니한 행동이었다. 흑인 노예 해방문제에 대한 대립으로 620,000명이 사망하는 비참한 내전도 겪었다.


미국은 독립 후에도 스페인, 멕시코 등과 전쟁을 하면서 영토를 확장한다. 그리고 일본인에 "흑선"이라고 불리운 큰 전함을 보내서 개항을 강요한다. 그러나 미국은 전세계의 지도자가 되기 보다는 국내 문제를 중시하였다. 제1차세계대전에 마지막에야 연합군에야 참전하고도 미국 상원은 베르사이유 조약에 비준을 거부하여 국제적인 역할에 소극적이었다.



미국 내부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경제적 기회"를 준다는 자본주의는 실제 많은 문제를 보였다. 19세기말에 철도 및 석유회사의 독점이 문제되어 그 것을 규제하기 위하여 독점규제법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1930년 대의 대공항이나 2007년말에 일어난 미국 금융위기도 자본주의 체재하에서 자유경제가 자율적으로 제대로 작동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2차세계 대전중 장기간의 소모전에서 미국은 전시 물자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업에서 앞서는 국가였던 것이다. 전쟁중에는 여자들도 군수공장에서 일을 하는 등 여자들의 사회 참여의 길도 늘었다. 2차세계대전 후 미국은 유럽이나 다른 국가들의 경제회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및 외교적인 모든면에서 명실공히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



결국 완전하지는 아니 하지만 미국의 자본주의가 미국 국민들에게 수십년간 다른 나라 국민들이 부러워할만한 풍요와 자부심을 준 것이다. 미국의 전성기를 흔히 50년대와 60년대 초라고 한다. 그 때 경제의 호황과 함께 출생율이 높아져 그 때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그러나 미국의 역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지나치게 장기적으로 간 베트남 전쟁을 겪은 후이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여러 영화가 있으나 가장 객관적이면서도 문제의식을 보여준 영화가 'Deer Hunter(사슴 사냥꾼"인 것 같다. 그 영화의 시작은 미국 피츠버그에서 시작한다. 주인공들은 낮에는 제철소에서 열심히 일하고 저녁에는 선술집에서 친구끼리 맥주를 흥겹게 마신다. 물론 여자친구하고 연애도 하고 주말에는 부근의 산에서 사슴 사냥도 한다.


그런데 베트남 전쟁에 징집되어 전쟁터에 다녀오고 나서는 모든 것이 바뀐다. 전쟁에서 생사의 위험한 순간을 겪으면서 고향에 다시 돌아오고 나서도 전쟁의 악몽에 시달리는 것이다. 친구들이 다시 모여 사슴 사냥을 나갔다가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당기지를 못하고 멈춘다. 사슴이 전쟁터의 전우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것이다.


필자가 대학원을 다닌 버클리는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전 데모가 가장 많이 일어나고 현실 도피를 주장한 히피가 많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베트남 전쟁의 휴유증으로 미국 정치 사회에 대한 회의와 젊은 사람들의 정신적인 방황이 심하여 진 것 같다. 최근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 온 군인들의 정신적인 고통도 심하다고 한다 결국 미국이 베트남 전쟁을 오래 끌고 나서 사회적인 분열이 심하여져서 전체적인 단결력이 무너지고 사회의 기강이 약하여졌다고 생각한다.


베트남 전쟁의 확전을 시도하던 닉슨이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중도 사퇴한 후 진보적인 카터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이란에서 인질 사태를 겪는 등 미국의 국제적인 지위는 추락하였다.


미국에서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의 평가는 후하다. 비록 배우 출신이지만 국민에게 용기를 주고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와 함께 미국 소련간의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레이건이 미국의 몰락을 주도한 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 즉 검증되지 아니하는 소위 "레이거노믹스"라는 이론으로 세금을 깎아 주면 경제가 활성되어 세수가 더 걷힌다는 것에 기반하여 세금을 줄이고 미국의 국제적인 역할을 강조하여 방위예산을 늘린 것이다. 결국 지금 미국이 안고 있는 거의 해결 불가능한 "재정적자"의 문제를 시작한 것이다.레이건의 처방은 당장은 국민들에게 달콤하였겠지만 후손들에게 큰 짐을 주는 것이었다.


1980년 후반에 미국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램러드만 홀링스"법이라 하여 일괄적으로 모든 분야의 지출을 10%씩 줄여 당시 대학교에서 정부 연구비로 연구를 하던 필자도 삭감된 연구비에 맞추기 위하여 고생을 하였다.


클린턴 대통령은 비록 임기 말년에 개인적인 섹스스캔들로 문제가 있었지만 그가 연임하는 동안에 미국 경제가 호황을 이루었다. 인터넷 닷컴 붐이 불은 것도 그의 임기중이었다. 경제의 활성화로 재정적자 문제가 덜 심각하게 받아들여졌지만 해외 무역수지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었다. 그의 임기 중에 연방준비위원회(FBR)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헤지펀드 등의 규제를 미룸으로써 잠재적인 부동산 및 금융계의 거품을 키운 것이다.






클린턴 이후에 대통령으로 취임한 죠지 부시 2세의 임기 시작한 직후인 2001년 9월 11일 뉴욕 무역센터 테러사건이 터졌다. 필자는 그 사건이 일어날 당시 실리콘밸리에 벤처관련하여 출장중이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비행기 두대가 미국을 상징하는 초고층건물에 충돌하면서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을 TV에서 생중계로 보면서 영화가 아닌가 하고 눈을 의심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 이후 일주일간 모든 민항기가 미국 영공에서 운항을 하지 못하여 원래 다음날 출국 예정이었으나 타의로 일주일을 더 머물러 있었다.


이 사건으로 미국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공항 검색이 강화되어 여행이 불편하여진 것 뿐 아니라 사회 안전에 전반적인 불안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죠지 부시 2세는 이러한 미국 국민들의 감정에 대응하여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테러의 주범인 알 카에다 일당이 은신하고 있는 탈레반 정권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다. 그리고 2003년에는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대량학살무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구실로 이라크 침공을 감행한다.

참고로 죠지 부시 2세의 아버지인 죠지 부시 1세가 대통령으로 재직중인 1990년-1991년 사이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여 그 것을 응징하기 위한 유엔 주도의 걸프 전쟁이 있었다. 그러나 2003년의 이라크 침공은 대량학살무기 준비라는 명분이 충분치 아니한 무모한 전쟁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전쟁비용으로 미국의 군사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 나갔다. 그렇다고 그러한 전쟁의 결과로 미국이 직접적인 경제적인 이익을 얻은바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미국이 "세계 경찰"역할을 하는 것에 미국 국민들이 반대하여 리비아 독재자 가다피 문제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말 미국 부동산 담보를 근거로 하는 파생상품인 서브모기지가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미국 금융시장에 큰 위기가 왔다. 거대한 투자은행인 레만브라더스가 파산하고 AIG와 같은 대형 보험사나 "패니매"와 같이 부동산 담보를 재담보하는 회사들이 미국 국민의 혈세인 구제금융을 받았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미국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금융위기로부터는 무사히 회복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2011년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미국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놓고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과 오바마 대통령 소속의 민주당이 대립하다가 거의 미국 정부가 지불정지 직전까지 간 것이다. 끝에 가서 극적인 타협안에 합의하였지만 그 안에 대해서도 비판이 많다. 재정지출을 줄이는 데에는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세수를 확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즉 내년 대선을 의식하여 세금을 증액하는 것에 앞장서는 것을 피하려고 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저명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다드앤푸어즈(S&P)"사가 미국정부채권의 신용도를 낮춘것이다. 그 설명에는 미국 재정 현금흐름의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정치권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로 설명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최근 합의된 재정지출 축소로 이미 실업율이 높고 전반적인 경기상황이 안 좋은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과 경제 축소를 동반하는 소위 '더블딥(double-dip )"이라는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이다. 즉 신용등급 강등이 문제가 아니라 이번에 합의된 재정적자 축소안에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중국이 국민총생산에서 5년내지 10년내에 미국을 추월하여 경제적으로는 최강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중국이 현재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하고 있는 소비시장 역할을 하면서 국제 외교적으로도 책임감있는 국가 역할을 할 것인가에 의문이 많았다. 그런데 중국의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전반적인 경체 혼란이 세계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내려주고 있는 것이다.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은 전세계 정치, 경제 심지어는 헐리우드 영화나 음악을 통하여 문화까지 주도하였다. 과학기술분야에서도 미국은 최첨단을 유지하였다. 소련이 1958년 먼저 유인비행사를 지구 궤도에 올려 놓는 업적을 보이자 미국은 달에 인간을 착륙시키는 쾌거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일부 소프트웨어 기반을 한 부문과 의료제약 부분을 제외하고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즉 앞선 기술을 가지고도 실용화에 서투른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 산업의 경우 이미 기술적인 혁신에서도 뒤지고 있다. 사실 미국의 금융산업의 탐욕이나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의 방위비 지출 보다도 더 근본적인 원인이 제조업 경쟁력 악화인 것이다.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실질적인 대주주가 없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이 주가나 단기 실적에 연동한 과다한 보너스를 기대하면서 단기적인 성과를 중시하고 운영하면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잃고 있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금융개혁을 시도하고 단기 보너스를 줄이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르는 그린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에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재정적자 처리 문제에 대해 공화, 민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재정적자 축소 방안이 절름발이 형태로 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면 미국의 경제가 몰락하고 있는 원인은

1. 베트남 전쟁 이후 사회가치관 혼란
2. 레이건으로부터 시작된 무분별한 감세
3. 회사 전문경영인과 금융계가 단기 성과를 노리는 단시안적인 경영
4.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방위비 과다지출
5.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내년 대선을 의식한 불완전한 재정지출 감축방안



그렇다면 미국은 희망이 없이 몰락할 것인가? 필자는 그렇게 보지는 아니하다.


미국은 아직도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앞서 있고 국민들의 준법정신도 투철하고 애국심도 강하다. 잘 못된 부분을 고치면 희망이 있다고 본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최근 합의된 재정지출 감소안이 잘 못된 것에도 기인하다고 본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으로 방위비를 줄일 부분은 삼각하여야 하겠지만 세수 확장부분이 충분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미국 부자들이나 기업들이 사회에 기부나 봉사 활동도 많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것이다. 경영자들의 보너스는 줄이거나 세율은 높이고 일반 중산층에게 더 혜택이 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장기적인 예산은 확보해야 할 것이다.


사실 미국 경제가 어렵게 되면 전세계 경제가 흔들리게 되어 있다. 미국은 2010년 기준으로 전세계 국민총생산이나 구매력 분야에서 20%를 차지할 뿐 아니라 세계 최대 수입국가이다. 즉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수출을 하는 경제부분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무리한 재정지출 축소로 "더블딥" 불황 우려를 주는 재정지출 합의안을 재협의하고 전반적인 경제 운영방안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정리한다.


이제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본다. MB집권 이후에 경제운용에 대해 자화자찬 일색이다. G20회의 주체를 가지고 국격이 올라간 것처럼 이야기 한다. 그런데 2007년말 미국발 금융위기 상황이나 최근 미국의 경제 불안 상황에서 한국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위험도가 높은 자산으로 평가하여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환율이 급격히 오르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작은 국가인 스위스는 이러한 경제 위기상황에서 오히려 외국인들의 자산이 몰려 환율이 하락한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스위스 정도가 되고 나서야 자찬을 하기를 바란다. 이 블로그의 글 "스위스를 본받자"참조http://blog.hani.co.kr/shkong78/31436


그런데 대한민국은 토목공화국이다.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첨단 과학기술 육성과 청년실업해결에 앞장서기 보다는 정치인들에게 겉으로 생색을 내고 수주과정에서 특혜가 있을 수 있는 대규모 토목공사에만 진력하고 있다. MB는 4대강운하사업을 이름만 4대강살리가로 바꾸어 20조 이상을 투입하여 원래 운하건설사업인 보와 대규모 준설 그리고 주변 개발사업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국민이 낸 소중한 세금을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아니하는 곳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뒤 늦게 지류정비사업을 하겠다고 20조 이상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한다.

서울시장으로 재선된 오세훈도 시민 복지나 지구온난화현상에 따라 우려되는 폭우 등의 기상재해에 대한 대비는 등한시하고 "디자인 서울" 등 겉모양 내는데에만 지출을 집중하였다.


대한민국도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를 보면서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의 여론을 중시하면서도 장기적인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돠는 방향으로 적절하게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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