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IC 융합 통해 인간 한계 뛰어넘을 것”

[중앙일보] 입력 2012.10.25 00:44 / 수정 2012.10.25 00:44

내달 테크플러스 연사로 방한하는 미래학자 코르데이로 교수

그는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하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멋진 기술을 개발해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젊은 공학도는 고민에 부닥쳤다. MIT 연구진이 제시한 ‘성장의 한계’(1972년) 보고서를 읽은 게 계기였다.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기하급수적 성장은 정말 불가능할까?’ 그는 반기(反旗)를 들고 싶었다. 과학과 기술을 통해 인류가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여겼다. 미래학은 이때부터 그의 동반자가 됐다. 자연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조망하는 호세 코르데이로(50·사진) 미국 싱귤래러티 대학 교수의 얘기다.

 미래학 권위자인 그가 다음달 7~8일 열리는 ‘테크플러스(tech+) 2012’ 행사에 연사로 나서 ‘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얘기 보따리를 펼친다. e-메일 인터뷰로 그를 미리 만나봤다.

 -미래의 세상은 어떻게 달라지나.

 “2030년에 마법 같은 삶이 열릴 것이다. 인류는 기술 발전에 힘입어 지난 100년간 큰 변화를 이뤄냈다. 그런 변화를 달성하는 기간이 20년으로 짧아질 것이다. 또 사이보그 같은 ‘포스트 휴먼’의 등장으로 인간 주체성에 대한 고민 등 도전 과제도 나타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변화를 주도하나.

 “네 가지 분야를 주목하라. 나노기술·생명공학·정보통신·인지과학이다.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해 ‘NBIC(Nano·Bio·Information technology, Cognitive science)’라 부른다. 특히 이 분야는 급속한 융합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게 도울 것이다.”

 -너무 낙관적 전망 아닌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능력에 도달하고 심지어 앞서는 순간이 빠르게 다가온다. 사람의 뇌엔 1000억 개의 뉴런이 있고 1초에 약 10경(京) 개의 활동을 한다. 컴퓨터 과학의 발달로 인공지능 역량도 20~30년 안에 이런 천문학적 수치에 도달할 걸로 본다. 인공지능이 도출한 답과 사람이 제시한 답이 구분되지 않는 시대가 곧 온다.”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을 수도 있겠다.

 “트랜스 휴머니즘 이론이란 게 있다. 과학과 기술이 인간과 그들이 살아가는 상황을 발전시킨다는 믿음이다. 뇌와 컴퓨터의 연결, 번역기계 개발 등이 트랜스 휴머니즘을 통해 추구하는 기술의 대표 사례다. 제한된 능력을 가진 현재의 사람이 창출한 세상보다 더 인간적인 삶이 우리를 맞을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

 “첫 방문은 1988년 올림픽 경기가 열릴 때였다. 이후 24년간 한국은 엄청나게 발전했다. 향후 더 놀라운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2030년께 한반도는 통일될 것이고, 한국은 세계 속 강국이 될 걸로 본다. 한국의 물잔은 이제 반이 찼다. 2020년까지 이 물잔을 채우고, 나아가 2030년엔 더 큰 물잔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평소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한다고 주장했는데.

 “과거 중국과 인도는 이미 ‘문명의 중심’에 있었다. 유럽의 르네상스와 해외 팽창 이후 아시아가 상대적으로 쇠퇴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기술 발달에 힘입어 아시아가 다시 한번 주목받을 것이다.”

 -싱귤래러티 대학은 생소한데.

 “실리콘밸리의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단지에 있는 교육기관이다. 기술이 한계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 속에서 그런 기술 개발을 선도해 인류가 마주한 도전을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생겼다.”


테크플러스(tech+)  국내외 명사들이 대거 참석해 첨단기술·예술·지식을 나누는 신개념 지식 콘서트다. 올해 주제는 ‘꿈, 기술과 만나다’. 미국의 지식 축제인 ‘테드(TED) 콘퍼런스’처럼 혁신과 창의적 패러다임·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자리다. 올해는 다음달 7~8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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