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 패턴에 맞게 요금제 조절 가능하다

데이터 소량 사용자는 일반요금제 선택 '유리'
최상 서비스 선택 요금 과다 인식은 바뀌어야

■ 통신요금의 오해와 진실
(2) 맞춤형 요금제로 통신비 절감


#서울 가락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42)는 오랫동안 쓰던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교체하기 위해 LG유플러스 대리점을 방문했다. 휴대폰으로 한달에 평균 250분 정도 통화하는 김씨는 300분까지 무료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5만5000원짜리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대리점 직원을 설명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5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김씨는 데이터를 사용할 일이 많지 않았다. 고민하는 김씨를 지켜보던 대리점 직원은 스마트폰 요금제 대신 기본료 3만5000원에 260분의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무료35 요금제'를 추천했다. 여기에 기본료 1만원에 데이터를 1GB까지 제공하는 `오즈 무한 자유' 요금제를 추가하면 무선 인터넷도 마음껏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예상외로 많이 나온 스마트폰 요금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에 가입할 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4만5000원이나 5만5000원 요금제를 이용하면,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5만원~6만5000원의 휴대폰 요금이 청구된다. 여기에 무료로 제공하는 음성통화량을 초과하면 추가 요금이 청구되기 십상이다. 일반 휴대폰을 사용하던 때 4만원 안팎의 휴대폰 요금을 내던 이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최근의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압박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되면서 요금제 불만도 증가=스마트폰 보급 초기에는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 고객들이 주로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따라서 스마트폰 요금제도 음성보다는 데이터 위주로 설계됐다. 2009년 KT는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가장 먼저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를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아이라이트 요금제는 월 4만5000원에 500MB의 데이터와 200분의 음성통화, 300건의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를 초과하면 추가 요금을 내는 구조다. 과거 일반 요금제로 500MB의 데이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2만5600원(1MB당 512원)을 내야 했기 때문에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매우 획기적인 요금으로 인식됐다. 500MB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자 작년 하반기에는 이동통신 3사가 앞다투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계층이 다양해지면서 어떤 이들에게는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가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4만5000원짜리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한 후 아무리 데이터를 써도 한달에 200MB를 넘지 않는데 음성통화 200분은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300분까지 무료 음성을 제공하는 5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선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 추세에 따라 스마트폰을 구입했으되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KT 관계자는 "자사 스마트폰 이용 고객중 무선 인터넷을 월 50MB 이하로 소량 사용하는 고객도 전체의 약 25%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부에서는 "왜 사용하지도 않는 무료 데이터양만 잔뜩 늘려놓고 비싼 요금제를 받느냐"고 항의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음성과 데이터, 문자 메시지를 사용자가 조절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에는 고객이 음성, 데이터, 문자를 각각 골라서 조합할 수 있는 `선택형 요금제'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이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주지 않은 사실이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라고 해서 반드시 스마트폰 요금제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통신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의 일반 요금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저렴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굳이 저렴한 요금제를 권하지 않았던 것이다.

◇데이터 소량 사용자는 일반 요금제가 유리=실제로 상당수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스마트폰 요금제 대신 기존 일반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하고 있다. KT는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의 5%가, SK텔레콤은 13%, LG유플러스는 15%의 가입자가 일반 요금제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출시한 소니에릭슨의 스마트폰 `X10 미니'의 경우 가입 고객의 70% 이상이 올인원 요금제(SK텔레콤의 스마트폰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반 요금제는 스마트폰을 구입했으되 데이터 사용량이 적고 음성통화량이 많은 고객들에게 유리하다.

KT 관계자는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고객들은 쇼(SHOW) 맞춤 조절 요금제를 통해 실제 사용 패턴에 맞게 음성과 문자 위주로 조절해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쇼 맞춤 조절' 요금제는 지불하는 이동통신비 총액을 기준으로 요금제를 선택한 뒤 고객의 매월 바뀌는 이용 패턴에 맞게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 300분의 음성통화를 하고 매달 50MB 이하로 데이터를 쓰는 스마트폰 가입자라면 KT의 `아이라이트' 요금제보다는 `맞춤조절 450' 요금제가 약 1만8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KT는 "기존 아이 요금제 고객도 단말 및 요금할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맞춤조절 요금제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으면 올인원 요금제가 일반적으로 적합하지만 각기 다양한 고객 패턴을 고려한다면 `무료 음성' 요금제를 선택하고 필요시 안심데이터 요금제를 추가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무료음성45'는 월 4만5000원에 음성통화 100건, 문자 100건, 데이터 100MB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청소년의 경우 `팅 프리존 20'에 가입하면 2만원내에서 음성-문자-데이터를 조절해서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무료 음성 요금제도 자사의 요금 할인 프로그램인 더블할인 및 스페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데이터 사용이 적고 음성통화가 많다면 스마트폰 요금제보다는 무료35나 무료45를 선택한 후 오즈 무한자유 요금제를 추가하는 게 유리하다. 한 통신 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스마트폰 요금제만을 권장해 왔다"면서 "앞으로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에 맞는 다양한 요금제를 고객들에게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팀
팀장=최경섭차장 kschoi@
강희종기자 mindle@
박지성 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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