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온라인 강좌 무크(MOOC)와 한계비용 제로 교육 - <한계비용 제로 사회>(5) 10점(명저) / 책추천

2014. 11. 27.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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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온라인 강좌와 

한계비용 제로 교육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높아진 대학교 수업료 때문에 넉넉한 지원을 받지 못한 우리나라 학생들은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빚을 내고 있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할 때에는 다양하고 충분한 공부를 하지 못한 채 빚을 등에 지고 사회로 나가고 있다. 

 

미국의 고등교육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아서 기부금을 유치하고 운영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후원에 의지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캠퍼스에는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의 로고가 체육관과 강당을 장식하고 있었고 대학 연구 시설 또한 기업과 연관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높은 등록금과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연계는 소위 부유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사이의 지식의 벽을 세우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분산적이고 협력적이며 P2P의 힘을 발휘하는 인터넷 혁명이 이 커저만 가는 거대한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이 혁명은 2011년 스탠퍼드의 한 교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세바스티안 스런 교수는 온라인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강좌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는 대학에서 강의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는 수준이었다. 스런 교수는 보통 대학에서는 자신의 강좌를 200명 정도 등록함으로 온라인 강좌에는 2000~3000명 정도 등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강좌가 개설되자 전세계 16만 명의 학생이 스런의 강좌를 듣기 위해 컴퓨터 앞으로 모여 앉았다. 그리고 2만 3000명의 학생이 온라인 강좌를 무사히 맞쳤다.

 

왜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스런 교수 강좌를 듣기 위해 모여들었을까? 원래 세계 최고 수준의 스런 교수 강좌를 듣기 위해서는 매년 5만~10만 달러의 돈이 필요하다. 아니 돈을 떠나 최고의 대학을 갈 수 있는 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강좌를 돈 한푼 내지 않고 특별한 자격 조건도 없이 볼 수 있다면? 학습에 열정을 품고 있는 학생들이 이 소식을 듣고 모여들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스런 교수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목적하에 유다시티(Udacity) 온라인 대학을 출범시켰다. 

 

 

 

스런 교수의 이러한 행보는 개방형 온라인 강좌라는 횟불에 불을 당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 스런의 온라인 강좌에 동참했던 앤드루 응과 대프니 콜러 교수는 영리 목적의 온라인 대학 웹사이트인 코세라(Coursera)를 개설했다. 유다시티는 자체적인 교육 과정 개발을 염두해 두고 있었지만 코세라는 세계적인 교육기관을 모아 협력적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들이 강의하는 전체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이후 하버드와 MIT가 주축을 이룬 비영리 컨소시엄 에드엑스(EdX) 또한 출범하면서 횃불은 거대한 불길이 되어가고 있다.

 

코세라같은 개방형 온라인 대학(MOOC)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강좌는 해당 교수가 직접 등장하여 다양한 시각 및 그래픽 효과를 동원해 5분에서 10분정도의 동여상으로 제공된다. 온라인 강좌이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강좌를 들을 수 있으며 심화 학습을 위한 부가자료도 제공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더 깊은 학습이 가능하다.

 

둘째 동영상이 끝나면 질문을 하고 또한 자동으로 학생들이 점수를 매기고 이들의 학습하는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즉시 제공함으로써 온라인 강좌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연습과 숙달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게다가 동료 학생들이 피어투피어 방식으로 평가하는 방식도 있는데 학생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회의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교수들과 조교들이 시험을 평가한 것과 동료 학생들끼리 평가한 것을 비교한 결과 0.88의 상관관계가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셋째 개방형 온라인 강좌는 전통 교육에서 할 수 없는 스터디 그룹을 제공한다. 문화, 정치, 지리적 한계를 뛰어 넘는 세계적 스터디 그룹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관점과 풍성한 토론을 가능하게 해 줌으로써 지식을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가디언> 기자 캐럴 캐드월리더는 스터디 그룹에 동참한 경험을 ‘정말 놀라웠던 순간’이라고 말하면서 이 새로운 교육 혁명을 극찬했다.

 

넷째 개방형 온라인 강좌는 무엇보다 거의 무료에 가깝다. 영리목적의 코세라의 경우 참여 대학은 플랫폼 사용료로 학생 1인당 8천원을 내고 있으며 강좌를 듣는 학생들은 1인당 3~6만원을 추가로 지불한다. 세계 최고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최소 5천만원에서 1억원의 돈이 필요하다.

 

 

 

당연히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의 강좌를 만드는 고정 비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크지 않고 특히 강좌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한계 비용이 제로수준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로 한계 비용 제로 사회의 교육은 어떠한 모습을 할 것인지를 명확히 예표한다고 할 수 있다.

 

혹자들은 개방형 온라인 강좌는 듣는 학생들은 많지만 여전히 동기부여가 약해 수업을 충실히 이행하는 비중이 상당히 떨어져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물론 이러한 비판은 정당하다. 강좌가 끝나고 시험을 치면 학생 중 32퍼센트는 낙제점을 맞거나 중도에 그만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열정이 있지만 충실히 교육 과정을 이행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고립감이다. 혼자 자리에 앉아 강좌를 듣다보면 처음의 열정이 시간이 갈수록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한정된 시간을 할애하여 캠퍼스에 올 수 있는 학생들을 경우 실제 강의실에서 교육 프로젝트를 참여시키는 혼합형 강좌가 늘고 있다. 연구 결과 혼합형 강좌를 듣고 있는 학생들은 성적이 많이 올랐다.

 

또한 학점도 인정해 주고 있다. 전에는 수료증만 주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약한 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학점을 인정해 줌으로써 개인의 자부심뿐만 아니라 사회진출에도 큰 도움이 되는 무기를 준 것이다.

 

개방형 온라인 강좌는 한계 비용 제로 사회가 만들어내는 한 현상으로써 분산적이고 협력적이며 공유 정신이 깃들여 있는 협력적 공유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지식을 인류에게 선사하는 것은 이상적인 교육자들의 꿈이다. 지금까지의 환경에서 이 꿈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고 이 꿈은 실현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꿈은 너무나 매력적이고 도덕적이어서 이는 누구도 공개적으로 폄하하기가 힘들다. 이 꿈은 질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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