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2.12 03:00
[가상화폐, 허상인가 미래인가] [上] 위험한 투자열풍 '비트코인'
1억분의 1까지 쪼개서 투자 가능… 스마트폰 앱 깔아놓고 단타거래
"잠든새 폭락할까봐 눈도 못붙여" '24시간 폐인'들이 늘고 있다
'불' 같은 기질, 최고의 IT 인프라… 한국서 유난히 이상 과열
도박 금지돼 있어 한탕주의 작용… 주식·부동산 투자의 대안 인식도
내년 초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32)씨는 최근 '가상 화폐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달 초 "11월에 가상 화폐 '비트코인'을 샀는데, 3주 만에 1000만원을 벌었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화근이었다. 김씨는 "부동산 투자할 목돈이 없는 우리 같은 흙수저는 가상 화폐라도 사야 한다는 말이 계속 떠오르더라"며 "한 달만 굴려서 신혼집에 보탤 요량으로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고 했다. 김씨의 '전세금 1억원 만들기' 프로젝트는 며칠 만에 끝났다. 투자금 5000만원은 2일 만에 8300만원이 되더니 이틀이 더 지난 10일 4700만원까지 주저앉았다. 그는 "이틀간 잠든 사이 시장이 폭락할까 봐 눈도 거의 붙이지 못했다"며 "원금 회복이 되자마자 바로 가상 화폐 시장에서 빠져나왔다"고 했다.- ▲ 1400만원대로 폭락했다가 1900만원대 급반등 - 11일 서울 중구에 있는 가상 화폐 거래소‘빗썸’의 전광판 모습. 지난 8일 최고 2400만원대로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10일 1400만원대까지 내려갔다가 11일엔 1900만원대로 회복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하루 2~3번 단타 거래, '잡코인' 묻지 마 투자도
가상 화폐를 잘 모르는 노인들을 겨냥해 가상 화폐와 다단계를 결합한 '신종 사기'도 등장했다. '가상 화폐를 만들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가상 화폐로 돌려주겠다' '새로운 가상 화폐를 개발했다'며 투자자를 속여 금품을 가로채는 식이다.
잘 알려진 가상 화폐가 아닌 신생 '잡(雜)코인'(잡종 가상 화폐라는 의미)을 사는 '묻지 마 투자'도 유행이다. '잡코인'은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 화폐를 제외한 대안코인(Alternative coin·알트코인)을 부르는 말이다. 가상 화폐 투자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는 하루에도 '가즈아! ○○코인'이란 글이 수백 개씩 올라온다. '가자'의 발음을 강조·변형한 '가즈아'는 코인 값이 오르라는 뜻을 담은 은어다. 잡코인에 3000만원을 투자 중인 직장인 이모(35)씨는 "잡코인은 하루에도 잘하면 수익이 수십 배씩 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하지만 잘 모르는 투자를 하고 보니 사놓고 오르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고, 불안할 때면 인터넷에 글을 올리게 된다"고 했다.
◇왜 유독 한국에 광풍 부나… 'IT 인프라' '한탕주의'가 기름 부어
가상 화폐 투자 열풍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가상 화폐는 주식·금·부동산 등 다른 자산과 달리 적정 가치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크다. 예를 들어 가상 화폐 대표 격인 비트코인은 가치가 코인당 0원에서 2억달러로 평가자마다 천차만별이다. 또 1년 365일 24시간 거래되다 보니 공포와 탐욕이 쉬지 않고 연쇄적으로 확산되는 것도 특징이다.
- ▲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 11일 국내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인‘빗썸’홈페이지 모습. 빗썸은 이날 서버 안정화를 위해 서버 점검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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