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완전 해부 7편] 소셜 전쟁 그리고 텐센트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SNS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전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중국이란 곳에서 이들의 뒤를 조용히 밟고 있는 중국의 은둔고수 텐센트. 이제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움츠렸던 몸을 한껏 펴고 있다.
모든 시작의 중심엔 QQ 메신저가 있다
1999년 2월, 텐센트가 개발한 인스턴트 메신저 QQ는 텐센트 SNS의 위대한 첫 걸음이었다. 당시 지금과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상상할 수는 없었을 테지만, 텐센트가 서비스한 QQ 메신저는 여러모로 현재의 텐센트를 만든 주도적 역할을 했다. QQ가 출시된 1999년 당시 중국에서 인터넷 사용자간 소통에는 주로 메일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메일은 상대적으로 소통에 드는 시간이 비교적 길었고, QQ메신저는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간편하고 빠른 속도의 인스턴트 메신저는 상대방과의 거리를 대폭 축소할 수 있었고 QQ메신저는 현지화된 UI, 기능,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또한 QQ는 사용자간 문서, 그림, 음악 등의 파일을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어 회사나 기업체의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했다.
그 후 텐센트는 QQ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락적인 요소를 추가하였다. 2002년 텐센트는 QQ의 주 사용자인 대학생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QQ스타 선발대회를 열어 젊은 이용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갔다. 2003년에 출시한 ‘QQ게임’을 QQ와 연동하였으며, QQ게임의 급성장으로 QQ의 이용자 수도 2억 명까지 늘어나게 되었다. 2003년 12월, 텐센트는 직장인을 주 타깃으로 한 인스턴트 메신저 TM(Tencent Messenger)을 출시하며 더 많은 사용자를 모을 수 있었고, 2004년 텐센트가 홍콩 증시에 상장하며 중국 내 QQ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2005년 텐센트의 전체 사용자 수는 5억 명,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1,000만 명을 돌파하며 명실상부 중국 최대 이용자를 보유한 인스턴트 메신저가 되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텐센트는 텐센트 최초의 소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Qzone(QQ空间)을 출시했다. 2005년 텐센트는 인터넷 비즈니스 방향을 개성화와 관계화로 설정하고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텐센트의 전략하에 출시된 것이 바로 Qzone이라는 서비스로, 사용자들에게 다이어리, 방명록, 사진첩 등의 기능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을 제공하였다. 그리고 저마다의 온라인 공간을 사용자 취향대로 장식할 수 있게 하여 사용자들의 참여를 확대시켰다.
사실상 한국에서 큰 인기를 구가했던 당시 싸이월드를 조금 차용한 이 모델은 이전까지 무개성에 획일화된 서비스만 가득했던 중국시장에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갔다. 사용자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Qzone은 자신만의 공간을 가꾸고 싶어하는 중국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사용자들은 “Qzone에서는 내가 왕이다. 나도 나만의 독립된 공간을 가질 수 있다.”라며 좋아했고, 이내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Qzone
2006년과 2007년, 텐센트는 메인 페이지와 여러 기능들을 추가하며 Qzone의 구조를 전면 개정해 중국 내 다양한 계층의 인터넷 사용자들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Qzone은 최초 기획했던 ‘관계성 증대’를 위해 자신과 친분이 없는 사람들과도 친구를 맺는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한편, 여러 게임과의 연동을 통해 Qzone을 중국 내 최고의 서비스로 만들 수 있었다. Qzone은 출시한 지 3년 만인 2007년 활성유저 수 1억 명, 1일 PV(Page View) 10억 회를 기록하는 등 중국 초기 SNS의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냈다.
텐센트 SNS의 기초가 되는 QQ와 Qzone의 발전은 이후 텐센트가 다양한 소셜 플랫폼을 출시하는데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텐센트의 장즈동(张志东) CTO는 “텐센트의 QQ 메신저는 단순한 인스턴트 메신저에서 인맥관리 소프트웨어로 거듭났다”라고 언급하며 텐센트 SNS의 발전에 QQ 메신저가 끼친 영향에 대해 설명하였고, QQ 메신저에 이은 Qzone의 연착륙으로 텐센트는 중국 최고 SNS 반열에 오르며, 온라인에서 더욱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두 개의 해를 품다
1999년 QQ메신저로 시작한 텐센트는 2008년 Qzone으로 또 한번의 성장동력을 얻었고, QQ 출시 10주년인 2009년 텐센트의 SNS 플랫폼은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 페이스북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에도 SNS 붐이 일어났고 런런왕(人人网), 카이신왕(开心网)이 대학생과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Qzone이 성공을 거두면서 텐센트는 SNS의 중심으로 자리잡았지만, 런런왕 카이신왕과 달리 폐쇄적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텐센트의 Qzone에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래서 텐센트는 오픈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기꺼이 페이스북(Facebook)을 벤치마킹 하기 시작했다. SNS의 주 사용자 층이 20대 학생인 점에 착안하여, 텐센트는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학교 중심으로 특화된 SNS QQ샤오요우(QQ校友, 현재의 펑요우망)를 출시했다. QQ샤오요우는 실명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학교친구, 동창을 찾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이는 국내 아이러브시쿨이나 다모임과 기능적으로도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음). 또한 QQ샤오요우의 그룹을 학교별 또는 학급별로 나누어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속한 그룹의 네트워크를 간편하게 형성할 수 있었다.
비록 그 방식은 완전한 오픈 플랫폼 지향이 아닌 지인간의 폐쇄적 플랫폼이었지만, 텐센트는 펑요우망을 서비스하면서 보다 다양한 SNS를 동시에 선보일 수 있었다. 2011년 7월 텐센트는 QQ샤오요우의 영역을 더욱 확장하여 학생뿐 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펑요우망(朋友网)을 출시하였다. 펑요우망은 학교에 포커스가 맞추어 있던 QQ샤우요우를 개선하여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그룹이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폐쇄성 역시 일부 상쇄할 수 있었다.
사실,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텐센트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출시한 QQ샤오요우와 현재의 펑요우망은 대학생을 그 주요 타깃으로 서비스가 시작, 발전했다는 점과 오픈 플랫폼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페이스북과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하지만 펑요우망과 페이스북 사이에도 결정적인 차이는 존재한다. 하나의 플랫폼이 전부인 페이스북과 달리 텐센트는 Qzone, 펑요우망을 서로 연계하여 텐센트 ID로 하나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텐센트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펑요우망(朋友网)
텐센트가 가진 QQ 메신저의 막대한 충성고객들은 여기서도 십분 그 중요성을 발휘했다. 텐센트 플랫폼을 사용하는 이용자라면, 어떤 서비스든 관계없이 펑요우망을 통한 친구 추가가 가능했다. 이에 따라 기존 서비스의 친구들이 자연스레 새로운 서비스로 연계되었고, QQ메신저의 친구들은 그대로 평요우망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기존 인스턴트 메신저에 머물러 있던 QQ 사용자들은 여러 소셜 플랫폼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텐센트의 SNS는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 연계 서비스는 매번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최소화 하였다. 텐센트의 통합된 아이디 하나로 사용자는 어느 서비스를 이용하던 업데이트되는 친구들의 활동 및 게시물들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아이디 연동은 텐센트 입장에서 자칫 플랫폼간의 경계가 모호해 질 수 있었던 부분을 ‘QQ 패밀리’로 묶어 하나의 통합 플랫폼화할 수 있었다.
Qzone과 펑요우망으로 중국 내 SNS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지만, 텐센트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2010년 4월 텐센트는 트위터와 비슷한 형태의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인 텐센트 웨이보(腾讯微博)를 출시하며, SNS 영역을 더욱 확대하였다. 텐센트는 다른 소셜 플랫폼보다 강력한 정보전달 능력을 가진 마이크로 블로그를 적극 활용하여 이용자 간의 소통을 극대화 했다. 텐센트는 텐센트 웨이보와 QQ메신저를 연동하여 두 플랫폼의 대화 및 정보 컨텐츠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서비스를 즉각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도 출시하며 텐센트 웨이보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텐센트는 여기에 다양한 시도를 더해가면서 텐센트만의 색깔 찾기에 한창이다. 텐센트는 이미지와 동영상 공유기능을 추가하여 요우쿠(优酷), 투도우(土豆) 등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컨텐츠를 바로 웨이보에 공유할 수 있게 하였다(URL 공유가 아닌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기능). 또한 텐센트는 텐센트 웨이보에 등급제를 만들어 사용자의 웨이보 활성화 여부와 팔로어 수에 따라 등급을 나눠 혜택과 각종 리워드를 부여하며, 사용자들의 경쟁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펑요우망과 텐센트 웨이보 서비스를 선보이며 세계 양대 SNS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모두 가진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텐센트는 이 두 서비스의 연동을 통해 이들이 선보이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에 도전하고 있다.
SNS의 화룡점정, QQ취안즈
텐센트는 텐센트만의 색깔찾기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QQ취안즈(QQ圈子)와 소셜 마케팅 플랫폼을 통해 경쟁업체를 모두 따돌리겠다는 계산이다.
QQ가 SNS에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첫 번째는 바로 QQ취안즈이다. Qzone, 펑요우망, QQ메신저, 텐센트 웨이보(腾讯微博)까지 텐센트는 소셜 플랫폼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한계는 있었다. 이들의 연계 서비스는 다른 서비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텐센트 만의 고유한 특징이었지만 4개의 플랫폼을 하나로 묶기에는 유대관계가 약했다. 또한 4개의 플랫폼 모두 SNS라는 개념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라 서비스가 상충되는 부분이 상당했다.
텐센트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자사의 강점을 극대화 하기 위해 QQ취안즈(QQ圈子)라는 비밀병기를 내놓았다. QQ취안즈는 텐센트가 운영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을 통합하고, 각 서비스 이용자들은 QQ취안즈를 통해 모든 기능을 공유할 수 있도록 모든 플랫폼을 연결하는 서비스이다. 현재는 베타 서비스 중인 QQ취안즈는 그 동안 연동만 가능했던 모든 SNS를 한데 묶어 통합한 상위개념의 SNS로 오픈 플랫폼과 폐쇄적 메신저까지를 두루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서비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QQ취안즈(QQ圈子)
QQ취안즈에 이은 텐센트의 승부수는 소셜 마케팅 플랫폼이다. 텐센트의 2011년도 재무제표를 보면, 텐센트 게임이 전체 수입 중 55.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텐센트 게임은 텐센트 서비스의 주력군이 되었지만 그에 반해 QQ메신저, Qzone, 펑요우망의 수익은 전체의 6%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들 서비스의 하루 평균 트래픽은 10억회 이상, 인스턴트 메신저의 엑티브 유저는 7억 명, Qzone의 엑티브 유저는 5억 5,000만 명에도 불구하고, 2011년 텐센트가 이들 SNS로 거두어 들인 수입은 19억 9,220억 위안(한화 약 3,416억원)에 그쳤다.
텐센트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2012년 4월, 소셜 마케팅 플랫폼을 대외적으로 전면 개방하고 나섰다. 최근 SNS 광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텐센트는 소셜 마케팅 플랫폼을 통해 자사의 소셜 플랫폼인 QQ, Qzone, 텐센트 웨이보, 펑요우망의의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텐센트는 이 데이터를 광고주에 제공함으로써 보다 정확도 높은 광고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텐센트의 SNS에서도 역시 모방과 창조가 적절하게 혼합된 텐센트만의 DNA를 읽어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텐센트만의 모델을 만들며 SNS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다. 또한 다른 SNS업체들이 수익모델 한계 앞에 고뇌할 때, 텐센트는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합법적인 것이라면 전부 시도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페이스북을 이길 수 있는 회사로 텐센트를 가장 많이 꼽는다. 이는 텐센트의 수익이 뛰어나서도 또한 서비스의 질이 월등해서도 아니다. 이는 모두 텐센트가 끊임없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나가는 모습의 자연스런 결과물이다.
‘중국인들이여, 소통하라!’
중국인들의 소통의 창(窓)인 텐센트, 중국대륙을 넘어 세계인이 함께 나누는 SNS서비스를 꿈꾸는 그들의 도전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두두차이나 DuDuChina.(www.duduchi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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